그럼에도 부정적인 이미지가 먼저 떠오르는 것은 정심보단 오심의 여파가 더 커서 그렇다. 보기 드문 상황이 나왔을 때 심판이 규칙에 따른 판단을 한다고 해도 아쉬운 팀은 생긴다. 그런데 그 판단 과정에서 잘못이 있었다면 아쉬운 팀은 더 억울할 수밖에 없다.
가장 최근 사례가 20일 고척 한화-키움전이었다. 한화가 0-4로 뒤진 7회초 1사 1루에서 노시환(한화)이 친 에릭 요키시(키움)의 초구가 우측 펜스 가까이 파울 근처에 떨어졌다. 이 타구를 파울/페어로 판정하는 데 있어 박기택 1루심의 애매한 수신호가 있었다. 1루심은 양팔을 펼치려다 말았고 뒤늦게 페어 선언을 했다. 그러는 사이 1루에 있던 정은원(한화)은 홈까지 들어왔다. 이후 비디오 판독을 통해 페어로 인정됐지만, 정은원의 득점을 인정하느냐에 대해 키움 측의 추가 항의가 있었다.
21일 경기 전 만난 홍원기 키움 감독은 이 상황에 대해 "1루심이 분명히 파울 콜을 했고, 선수들이 그 콜을 보고 플레이를 중단했다. 또 비디오 판독으로 페어를 줬으면 그 결과에 따라 주자의 안전 진루권을 줘야 한다고 봤는데 판정이 번복되지 않았다. 파울 콜을 하지 않았다고 말한 부분도 아쉬웠다"고 말했다. 이어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심판진과 우리 사이에 신뢰가 쌓이려면 잘못했을 때 인정하는 것도 필요하지 않나 생각된다"라고 조심스레 의견을 냈다. 판정도 판정이지만,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모습에 섭섭한 감정을 드러낸 것이다.
뒤이어 만난 그날의 심판진은 "당시 1루심의 시그널이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었다"고 키움의 아쉬움에 공감했다. 좀 더 자세한 설명은 허운 한국야구위원회(KBO) 심판위원장을 통해 들을 수 있었다.
그러면서 "1루심의 명확하지 못한 시그널이 선수들의 플레이에 혼란을 준 것은 사실이다. 해당 1루심은 자체 평가에 따른 징계가 있었다. 이후 고과 산정에 반영될 것"이라고 후속 조치도 이미 이뤄졌음을 밝혔다. 징계 수위가 높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그 타구는 순간적으로 파울이라고 착각할 여지가 있었다. 결국 끝까지 본 뒤에 페어 판정을 했고 이 정도는 있을 수도 있는 실수라고 봤다"고 전했다.
물론 심판도 사람인 만큼 누구나 실수는 할 수 있다. 규칙을 알고 있음에도 현장에서 발생하는 상황은 예상보다 더 기상천외하다. 그 실수조차 줄이기 위해 심판들도 즉각 사례를 공유해 대비하고, 그러지 못했을 때는 징계를 통해 경각심을 일깨운다. 허 위원장이 "40년 만에 처음 본다"고 표현한 14일 대전 롯데-한화전 '어필 플레이' 사례를 18일 대전 삼성-한화전에서 올바르게 적용한 것이 좋은 예다.
하지만 선수, 코치를 비롯한 현장도 사람인 것은 마찬가지다. 판정 하나에 선수들의 성적과 거취가 바뀌고, 팀의 한 해 농사가 결정될 수도 있는 만큼 정확한 판단과 설명을 요구할 수밖에 없다. 양측은 모두 KBO를 이루는 구성원이다. 징계 못지않게 소통이 중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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