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판도 사람이다? 현장도 마찬가지... 징계 못지않게 '소통' 중요한 이유

고척=김동윤 기자  |  2022.05.22 06:07
키움 홍원기 감독(오른쪽)이 지난달 26일 심판진에 항의하고 있다./사진=OSEN
최근 심판 판정 관련 이슈가 연이어 터지고 있다. 열흘 새 굵직한 것만 따져봐도 14일 대전 롯데-한화전, 18일 대전 삼성-한화전, 18일 잠실 SSG-두산전, 20일 고척 한화-키움전 등 4건이다. 판정 관련 이슈가 꼭 부정적인 것은 아니다. 14일, 20일 경기처럼 아쉬운 사례도 있지만, 18일 벌어진 두 경기처럼 4심 합의와 소통을 통해 잘 마무리된 사례도 있다.

그럼에도 부정적인 이미지가 먼저 떠오르는 것은 정심보단 오심의 여파가 더 커서 그렇다. 보기 드문 상황이 나왔을 때 심판이 규칙에 따른 판단을 한다고 해도 아쉬운 팀은 생긴다. 그런데 그 판단 과정에서 잘못이 있었다면 아쉬운 팀은 더 억울할 수밖에 없다.

가장 최근 사례가 20일 고척 한화-키움전이었다. 한화가 0-4로 뒤진 7회초 1사 1루에서 노시환(한화)이 친 에릭 요키시(키움)의 초구가 우측 펜스 가까이 파울 근처에 떨어졌다. 이 타구를 파울/페어로 판정하는 데 있어 박기택 1루심의 애매한 수신호가 있었다. 1루심은 양팔을 펼치려다 말았고 뒤늦게 페어 선언을 했다. 그러는 사이 1루에 있던 정은원(한화)은 홈까지 들어왔다. 이후 비디오 판독을 통해 페어로 인정됐지만, 정은원의 득점을 인정하느냐에 대해 키움 측의 추가 항의가 있었다.

21일 경기 전 만난 홍원기 키움 감독은 이 상황에 대해 "1루심이 분명히 파울 콜을 했고, 선수들이 그 콜을 보고 플레이를 중단했다. 또 비디오 판독으로 페어를 줬으면 그 결과에 따라 주자의 안전 진루권을 줘야 한다고 봤는데 판정이 번복되지 않았다. 파울 콜을 하지 않았다고 말한 부분도 아쉬웠다"고 말했다. 이어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심판진과 우리 사이에 신뢰가 쌓이려면 잘못했을 때 인정하는 것도 필요하지 않나 생각된다"라고 조심스레 의견을 냈다. 판정도 판정이지만,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모습에 섭섭한 감정을 드러낸 것이다.

뒤이어 만난 그날의 심판진은 "당시 1루심의 시그널이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었다"고 키움의 아쉬움에 공감했다. 좀 더 자세한 설명은 허운 한국야구위원회(KBO) 심판위원장을 통해 들을 수 있었다.

허 위원장은 21일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심판이 최종적으로 파울을 선언했다면 볼 데드 상황이 된다. 이후 비디오 판독에 따라 페어로 정정되고 주자의 안전 진루권도 논의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후 비디오 판독에 상관없이) 일단 페어가 선언됐고 선수들도 주춤했다가 야수들은 수비하고, 주자들은 달리는 등 이후 플레이를 이어갔다. 현장의 심판진, 비디오 판독센터는 1루 주자의 빨랐던 스타트, 타구 방향 등을 종합적으로 보고 득점이 가능하다고 판단해 인정한 것이다. 키움에서는 1루심의 파울 수신호로 선수들이 멈칫했기 때문에 1루 주자가 홈까지는 못 들어가는 것 아니냐고 할 수 있겠지만, 현장에서는 그것과 상관없이 득점이 가능한 타구라고 봤다"고 판단 근거를 상세히 설명했다.

그러면서 "1루심의 명확하지 못한 시그널이 선수들의 플레이에 혼란을 준 것은 사실이다. 해당 1루심은 자체 평가에 따른 징계가 있었다. 이후 고과 산정에 반영될 것"이라고 후속 조치도 이미 이뤄졌음을 밝혔다. 징계 수위가 높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그 타구는 순간적으로 파울이라고 착각할 여지가 있었다. 결국 끝까지 본 뒤에 페어 판정을 했고 이 정도는 있을 수도 있는 실수라고 봤다"고 전했다.

물론 심판도 사람인 만큼 누구나 실수는 할 수 있다. 규칙을 알고 있음에도 현장에서 발생하는 상황은 예상보다 더 기상천외하다. 그 실수조차 줄이기 위해 심판들도 즉각 사례를 공유해 대비하고, 그러지 못했을 때는 징계를 통해 경각심을 일깨운다. 허 위원장이 "40년 만에 처음 본다"고 표현한 14일 대전 롯데-한화전 '어필 플레이' 사례를 18일 대전 삼성-한화전에서 올바르게 적용한 것이 좋은 예다.

하지만 선수, 코치를 비롯한 현장도 사람인 것은 마찬가지다. 판정 하나에 선수들의 성적과 거취가 바뀌고, 팀의 한 해 농사가 결정될 수도 있는 만큼 정확한 판단과 설명을 요구할 수밖에 없다. 양측은 모두 KBO를 이루는 구성원이다. 징계 못지않게 소통이 중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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