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질 결심'의 보배"..배우 김신영의 존재감 [김나연의 사선]

김나연 기자  |  2022.06.26 10:00
편집자주 | 영화를 보는 김나연 기자의 사적인 시선
김신영 / 사진=CJ ENM
"'헤어질 결심'의 보배라고 생각한다."

보배. 아주 귀하고 소중하며 꼭 필요한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박찬욱 감독은 이 배우를 '헤어질 결심'의 보배라고 표현했다. 주연만큼의 존재감을 뽐내는 배우 김신영이다.

'헤어질 결심'은 산에서 벌어진 변사 사건을 수사하게 된 형사 '해준'(박해일 분)이 사망자의 아내 '서래'(탕웨이 분)를 만나고 의심과 관심을 동시에 느끼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영화가 베일을 벗은 뒤 주연 배우인 탕웨이, 박해일 만큼 주목을 받은 배우가 있다. 바로 김신영이다. 김신영은 '해준'의 새로운 후배 '연수' 역을 맡아 시경 사상 최연소로 경감 자리에 오른 '해준'을 향한 존경심을 아낌없이 표현한다. 다소 거친 수사 방식에 익숙한 '연수'는 '해준'의 스마트하고 논리적인 수사 스타일에 매번 감탄하며 열정 가득한 자세로 그를 믿고 따른다.

의외의 캐스팅이다. 박찬욱 감독은 김신영에 대해 "'행님아' 때부터 정말 팬이었다. 원래 코미디를 잘하는 사람은 다른 연기도 다 잘한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어서 별 염려 없이 확신을 가지고 캐스팅했다. 그 이상으로 잘해줘서 보배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박해일은 김신영의 캐스팅 소식을 듣고 "무릎을 탁 쳤다"고도 했다.

이어 박찬욱 감독은 "우정 출연의 느낌이 들지 않게 하기 위해 노력했고, '마더'에서 봉준호 감독이 송새벽 씨를 캐스팅한 것처럼 유명한 개그맨이 아닌 연기 경력은 많지만 영화 촬영이 처음인 연극 배우처럼 접근하려고 했다. 김신영 씨는 영화 10편은 찍은 배우처럼 잘하더라"라고 김신영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박찬욱 감독의 말처럼 그의 선택은 틀리지 않았다. 김신영이 '헤어질 결심'에 출연한다는 소식을 들은 사람들은 그가 단순히 웃음을 주는 카메오의 역할을 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김신영은 '헤어질 결심의 후반부를 끌고 가는 인물 중 한 명으로 상상 그 이상의 역할을 소화한다. '특기'라고도 할 수 있는 경상도 사투리를 소화하는 김신영은 물론 익숙한 듯 새롭다. 자신의 개성과 색깔을 드러내면서도 '연수'라는 캐릭터에 완벽하게 녹아들며 '헤어질 결심'이라는 큰 그림 속에 조화롭게 존재한다. 박해일과의 색다른 시너지는 덤이다.

물론 "몰입이 깨진다"라는 일부 반응도 있지만, 김신영의 존재는 '헤어질 결심' 속 의외의 재미가 되고 있다는 것은 틀림 없는 사실이다. "다른 감독님들도 앞으로 많이 기회를 주셨으면 좋겠다"라는 박찬욱 감독의 바람이 이뤄질 수 있을지 배우 김신영의 앞으로의 행보에도 기대가 모아진다.

김나연 기자 ny0119@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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