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독이 된 '국내' 평가전... 카메룬 핵심 선수들 한국 안 온다

김명석 기자  |  2022.09.17 05:45
파울루 벤투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감독. /사진=대한축구협회
2022 FIFA(국제축구연맹) 카타르 월드컵을 앞두고 열리는 '마지막 평가전' 상대 카메룬이 일부 핵심급 자원들을 제외하고 한국 원정길에 오른다. 부상 등 불가피한 사유가 아니라, 최종 엔트리 승선이 확정된 만큼 굳이 한국 원정길에 오를 필요가 없다는 이유다. 최정예끼리 맞붙어 가나전을 대비하려던 벤투호의 계획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카메룬축구협회가 발표한 우즈베키스탄(23일 고양종합운동장), 한국(27일 서울월드컵경기장)과의 평가전 대표팀 명단(26명)에 따르면 앙드레 프랑크 잠보 앙귀사(27·나폴리)와 에릭 막심 추포-모팅(33·바이에른 뮌헨), 미카엘 은가두-은가쥐(32·헨트) 등 일부 핵심 선수들의 이름이 제외됐다.

김민재(26·나폴리)의 소속팀 동료이기도 한 앙귀사는 중원, 은가두는 수비의 핵심적인 선수들이다. 추포-모팅 역시도 주장 빈세트 아부바카(30·알 나스르)와 더불어 공격진 주축을 이루는 선수다. 이들 모두 지난 2월 감독이 교체된 뒤에도 입지가 흔들리지 않았다. 이번 대표팀 명단에 제외된 것에 대해 카메룬 현지 언론들마저 크게 주목했을 정도다.

리고베르 송(46·카메룬) 감독은 "굳이 이번 평가전에 대표팀에 있을 필요가 없는 선수들이기 때문"이라며 "그들이 대표팀의 핵심 선수들이라는 건 모두가 알고 있다. 이번 평가전보다는 11월 월드컵 기간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월드컵 최종 엔트리 승선이 사실상 확정된 핵심급 선수들을 '일부러' 제외하고 한국을 찾는다는 뜻이다.

그나마 아부바카를 비롯해 골키퍼 안드레 오나나(26·인터밀란), 칼 토코 에캄비(30·올림피크 리옹), 콜린스 페이(30·알 타이), 사무엘 그웨트(25·메헬렌) 등 다른 대표팀 주축 선수들은 부름을 받았다. 하지만 사령탑이 스스로 인정한 핵심급 자원들이 빠진 카메룬의 전력은 아무래도 무게감이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리고베르 송 카메룬 축구대표팀 감독. /AFPBBNews=뉴스1
오히려 송 감독은 이번 평가전 2연전(우즈베키스탄·한국)을 '새로운 선수 발굴'에 더 초점을 맞춘 모양새다. 골키퍼 시몬 은가판두에튼부(19·마르세유)나 다를린 용와(22·로리앙), 우마르 곤살레스(24·아작시오)를 처음 발탁하는 한편 니콜라 은쿨루(32·아리스)나 조르주 만젝(34·네아 살라미스), 장-피에르 은사메(29·영 보이즈)는 무려 3~5년여 만에 대표팀 재승선 기회를 줬을 정도다. 지난 2월 아프리카 네이션스컵(3위)에 참가하지 않았던 선수들이 절반 가까이 되는 것도 짚고 넘어갈 대목이다.

손흥민(30·토트넘) 김민재 등 사실상 '최정예'를 소집한 벤투호 입장에선 김이 빠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카메룬전은 월드컵 상대인 가나전에 대비 상대였던 데다, 유럽파가 소집돼 치를 수 있는 '마지막 평가전'이었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지난 6월엔 가나와는 스타일이 다른 이집트를 초청한 데다, 모하메드 살라(30·리버풀) 등 핵심 선수들마저 빠지면서 가나전에 제대로 대비하지 못한 터라 더욱 씁쓸한 상황이다.

결국 이달 평가전을 국내에서 치르려던 계획이 '독'으로 돌아온 모양새다. 다른 팀들이 마지막 평가전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 유럽 등 중립지역에서 빠르게 상대들을 물색하던 사이, 월드컵 본선 32개국 가운데 유일하게 한국만 국내 평가전을 고집했다. 공교롭게도 9월 평가전 상대인 카메룬과 코스타리카는 한국과 더불어 9월 평가전 일정을 늦게까지 잡지 못했던 팀들이었다. 우즈베키스탄을 초청해 4개국이 한국에서 남은 팀들끼리 평가전을 치르는 셈이 됐다.

이 과정에서 제기됐던 또 다른 우려는, 카메룬 입장에서 한국과의 평가전은 사실 큰 의미가 없다는 점이었다. 카메룬이 월드컵에서 만날 상대는 스위스, 세르비아, 브라질이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아시아팀들과 평가전을 위해 장거리를 이동하는 건 카메룬 입장에서도 부담이 클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월드컵을 앞둔 시점인 만큼 주축들이 핵심급 선수들에게 과감하게 휴식을 준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할 수 있다.

결국 월드컵 본선 진출국들 가운데 유일하게 국내 평가전을 추진한 '역행'은 더 나은 평가전 상대를 찾지 못하는 결과로 이어졌고, 심지어 가까스로 잡은 상대마저 핵심급 선수들을 빼고 한국과의 평가전에 나서는 상황이 됐다. 결과가 좋아도 뒷맛이 개운치 못하고, 반대로 결과마저 좋지 못하면 적잖은 후폭풍이 불가피한 셈이다. 어쩌면 월드컵을 앞두고 가장 중요한 시기, 축구협회가 자초한 상황에 대표팀이 마주하고 있는 현실이다.

카메룬 축구대표팀 명단. /사진=카메룬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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