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도 그럴 것이, LG의 마지막 한국시리즈 우승은 1994년. 이후 올 시즌까지 포함해 28년 동안 LG는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다. 우승과 거리가 먼 팀이라는 게 팀 성적으로도 나타나고 있었던 것이다.
그렇지만 이제 LG 트윈스를 평가할 때 과연 "야구를 못하는 팀"이라고 말할 수 있는 이가 몇이나 있을까. 2017년 6위, 2018년 8위에 자리했던 LG는 최근 4년 연속 가을야구 진출에 성공했다. 2019 시즌을 앞두고 차명석 단장이 새롭게 부임했다. 당장 8위였던 팀이 차 단장 부임 후 2019년과 2020년 4위로 점프했다.
만약 팀이 강하지 않았다면 금방 다시 순위가 내려앉았을 것이다. 그러나 반짝이 아니었다. 2021 시즌에는 페넌트레이스 공동 1위(KT·삼성)에 1.5경기 차 뒤진 3위로 정규 시즌을 마쳤다. 이어 2022 시즌에는 1위 SSG에 2경기 차 뒤진 2위로 페넌트레이스를 마감했다. 류지현 전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뒤 2년 간 거둔 성적은 159승16무113패(승률 0.585). 최근 2시즌 10개 구단 통틀어 최고 성적이다.
이제 LG는 새로운 사령탑과 3년 동행을 약속하며 다시 시작한다. '지략가'로 알려진 염경엽 신임 감독을 영입했다. LG의 올 시즌 목표는 당연히 우승. 염 감독 역시 취임식에서 "우승"을 목표로 외치며 선수단에 확실한 메시지를 심어줬다. 그렇지만 당장 우승 못지않게 또 중요한 게 있다. 바로 팀을 연속성 있는 진정한 '리그 강팀'으로 만드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염 감독은 적임자다. 그는 프런트와 현장으로부터 두루두루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LG 구단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염 감독은 과거부터 팀의 시스템이나 문화를 잘 만드는 감독으로 평가를 받아 왔다. 늘 시즌 종료 후 모든 구단의 신임 감독 후보 0순위로 거론되지 않나"면서 "특히 그가 과거 감독직을 수행했던 팀을 떠난 뒤에도 계속해서 좋은 성적을 낸 부분을 그룹에서 주목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 면들을 봤기 때문에 LG가 전격적으로 염 감독에게 손을 내밀었던 것"이라고 밝혔다.
SSG 랜더스도 마찬가지. 2017년 그가 SK(SSG 랜더스 전신) 와이번스 단장으로 부임한 뒤 이듬해 팀은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SK 단장과 감독을 역임하면서 트레이드를 통해 부족했던 전력을 보강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SSG 역시 무너지지 않은 채 올해 통합 우승을 차지했다. 프로의 세계에서 팀이 무너지는 건 한 순간이다. 그렇지만 두 팀 모두 염 감독이 떠난 뒤 적어도 무너지지 않고 성적을 냈다.
염 감독은 지난해 12월 무보수로 KBO(한국야구위원회) 아카데미 디렉터를 맡아 전국 순회 강연을 다녔다. 아마 야구 지도자들의 코칭 능력 향상을 위한 강의였는데, 당시 오히려 각 구단의 프런트 실무진들이 많이 참석해 강의에 귀를 기울였다. 각 구단에서 그를 높게 평가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염 감독과 LG의 계약 기간은 3년. LG는 2002년 이후 20년 동안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지 못했다. 따라서 당장 꼭 우승이 아니더라도, 내년에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는 것만으로도 구단 입장에서는 의미있는 성과로도 볼 수 있다.
염 감독이 부임하면서 팀은 더욱 강해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이제 더 이상 'LG 우승'이라는 말이 조롱처럼 들리지 않는 이유다. 염 감독은 취임식에서 "저희 트윈스는 충분히 우승할 만한 전력을 갖추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한 뒤 "제 목표도 우승 감독이다. 저의 꿈이기도 하다. LG 팬 분들께 우승으로 보답할 수 있는 감독이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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