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희찬, 두 번이나 '뜨거운 눈물'... 미안함과 아쉬움 가득했던 월드컵

김명석 기자  |  2022.12.06 12:32
아쉬워하고 있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공격수 황희찬. /AFPBBNews=뉴스1
'황소' 황희찬(26·울버햄튼)이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6일(한국시간) 브라질과의 2022 FIFA(국제축구연맹) 카타르 월드컵 16강전 1-4 패배 직후다. 방송 인터뷰에 나선 그는 감정을 추스르느라 한참을 말을 잇지 못했다. 평소 보기 힘들었던 장면이기도 했다. 유니폼이나 손으로 눈물을 애써 감추던 그는 가까스로 "저희가 길게 잘 준비해 온 4년이라는 시간이 비록 마무리는 아쉽긴 했지만 너무 자랑스럽고, 끝까지 잘 싸웠다고 생각한다"고 힘겹게 입을 열었다.

사실 이날 황희찬은 벤투호에서 가장 좋은 움직임을 보여준 선수 중 한 명이었다. 초반 연이은 2실점으로 분위기가 완전히 상대에 넘어갔을 때, 골키퍼가 손으로 가까스로 쳐낼 정도의 위협적인 슈팅으로 포문을 연 건 황희찬이었다. 이후에도 그는 세계적인 미드필더나 수비수들 사이를 그야말로 황소처럼 휘젓고 다녔다. 자신감 넘치는 드리블 돌파나 슈팅은 박수가 아깝지 않았다. 한국이 16강에 오를 수 있었던 포르투갈전 결승골의 주인공 역시도 황희찬이었다.

이런 맹활약을 보여준 황희찬이 경기 직후 방송 카메라 앞에서 뜨거운 눈물을 흘리고, 이를 감추려 애를 쓰는 모습에 많은 팬들도 가슴이 짠할 수밖에 없었다. 황희찬은 "큰 스코어였지만 포기하지 않고 뛴 부분이 자랑스럽다. 새벽 늦게까지 응원해주신 국민들께 감사드린다"며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게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황희찬이 29일(현지시간) 오후 카타르 도하 알 에글라 트레이닝센터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그런데 사실 황희찬이 월드컵 기간 동안 뜨거운 눈물을 흘린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브라질전 직후 눈물이 월드컵이 끝난 것에 대한 아쉬움의 눈물이었다면, 앞서 흘렸던 눈물은 동료들에 대한 미안함 때문에 흘린 눈물이었다.

황희찬은 소속팀에서 햄스트링 부상을 안은 채 대표팀에 합류했다. 카타르 도하 입성 이후 정상적인 훈련보다 치료에 전념하는 시간이 길었던 이유였다. 회복이 다소 늦어질 수도 있다는 전망에도 사력을 다해 재활에 집중했다. 다만 1차전 우루과이전, 2차전 가나전 모두 그라운드를 밟지는 못했다. 그는 벤치에서 동료들이 사력을 다해 뛰는 모습을 지켜봐야만 했다. 이 과정에서 그는 동료들과 대표팀에 대한 미안함에 뜨거운 눈물을 쏟았다.

조별리그 최종전, 16강 명운이 걸린 포르투갈전에야 그는 처음으로 이번 월드컵 무대를 밟았다. 그리고 한국의 월드컵 16강을 이끄는 극적인 결승골을 터뜨렸다. 황희찬은 "1, 2차전을 못 뛰면서 힘이 되고 싶은 마음이 굉장히 컸다"며 "특히 동료들이 열심히 뛰는 모습을 보면서 눈물이 많이 났다. 두 번째 경기가 끝난 뒤엔 다리가 어떻게 돼도 상관이 없으니 힘에 돼야겠다는 생각으로 포르투갈전을 준비했다"고 털어놨다.

앞서 동료들에 대한 미안함에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면, 브라질전을 마친 뒤엔 대회가 16강에서 끝났다는 아쉬움에 눈물을 쏟았다. 그래도 황희찬은 브라질전을 통해 값진 교훈을 얻었다. 완패를 당한 데 그치는 게 아니라 그 안에서 중요한 성과를 얻은 것이다. 그는 "이제는 강팀을 상대로 맹목적으로 열심히 뛰고 투혼만 보여주는 게 아니라, 똑똑하게 전술적으로 영리하게 뛰다 보면 효율적으로 공격적인 수비도 할 수 있고, 더 공격적으로 할 수 있다는 걸 느꼈다"며 "다시 한번 대한민국 선수로서 뛸 수 있어서 기쁘고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지난 3일 포르투갈전에서 결승골을 터뜨리고 한국의 16강 진출을 이끈 뒤 태극기를 들고 기뻐하고 있는 황희찬.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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