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이 입국한 7일. 인천국제공항에는 수많은 축구팬들이 모여들었다. 눈짐작으로 봤을 때 족히 수백 명은 돼 보였다. 대표팀 선수들이 도착하기 3~4시간 전부터 입국 게이트 주변은 팬들로 가득 찼다. 2층에도 길게 줄을 이었다. 월드컵 스타를 볼 수 있는 기회라고 하지만, 평일 오후라는 점을 생각했을 때 엄청난 숫자였다. 축구팬들은 선수들이 모습을 드러내자 열렬한 환호와 응원 메시지를 보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을 향해 "벤버지(벤투+아버지)"라고 외치기도 했다.
지난 두 번의 월드컵 귀국 현장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대표팀이 1무2패라는 초라한 성적을 거두자 일부 팬들은 엿을 투척하며 분노를 표출했다. 2018년 러시아 월드컵에서도 '유럽강호' 독일을 꺾었음에도 16강에 실패하자 날계란을 던지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축구 팬들이 대표팀을 향해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일부 팬들은 꽃다발을 들고 대표팀을 맞이했다.
한국은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16강이라는 성적을 거뒀다. 2002 한일 월드컵, 2010 남아공 월드컵 이후 3번째 업적이었다. 조별리그 H조를 속했던 한국은 우루과이(0-0무), 가나(2-3패), 포르투갈(2-1승)을 상대로 1승1무1패(승점 4)를 기록하고, 조 2위로 16강 무대에 올랐다. 16강에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 브라질을 만나 1-4 완패를 당했지만, 충분히 박수 받을 만한 성적이었다.
사실 한국의 16강 진출을 의심하는 팬들도 많았을 것이다. 우루과이, 가나, 포르투갈 등 어디 하나 만만한 상대는 없었고, 포르투갈을 만나기 전까지 1무1패 탈락 위기까지 내몰렸다. 그렇다고 팀 중심을 잡아주던 에이스 손흥민(토트넘), 김민재(나폴리)는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다. 월드컵 직전 안와골절 부상을 당한 손흥민은 마스크를 쓰고 경기에 임했고, 김민재는 부상에 포르투갈전에 결장하기도 했다.
손흥민은 불편한 마스크를 쓰고 월드컵 4경기 모두 풀타임을 소화했다. 경기력 부진으로 인해 거센 비난까지 받았던 그다. 하지만 모두가 포기하려고 했던 포르투갈전 마지막 장면에서 극적인 어시스트를 기록했다. 16강 진출을 확정지은 뒤 손흥민은 펑펑 울었다. 기쁨의 눈물이었다.
그만큼 한국 선수들은 모든 것을 바치며 월드컵을 뛰었다. 축구 팬들도 선수들의 진심이 느껴졌다. 그래서 인천국제공항을 찾았다. 단순히 16강 진출을 잘했다고 칭찬하러 온 것이 아니었다. "고맙다", "수고했다"는 말을 직접 전하기 위해 대표팀을 맞이한 것이다. 전남 여수에서 올라왔다는 여고생 정예령(18)양은 "카타르 월드컵에서 노력한 선수들을 직접 환영해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여중생 김서영(15)양도 "우리 선수들이 너무 자랑스럽다. 아쉬운 것이 하나도 없을 정도로 잘해주었다. 너무 고생했다고 전해주고 싶었다"고 얘기했다.
손흥민은 "이렇게 많은 팬분들이 공항에 나와 주셔서 너무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며 "우리가 16강에 진출한 것은 많은 분들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노력했기 때문"이라고 감사함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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