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 '포스팅' 택한 이유 "하성이 형이 ML 재밌다고 빨리 오래요" [인터뷰]

김동윤 기자  |  2023.01.03 21:00
키움 이정후.
미국 메이저리그 도전을 결심한 이정후(25·키움 히어로즈)에게는 두 가지 선택지가 있었다. 하나는 포스팅 시스템, 다른 하나는 1년 뒤 FA를 통한 도전이었다.

이정후는 1년도 아깝다고 생각했고, 구단은 2023년 새해 첫 업무를 시작하자마자 그 결정을 환영했다. 키움은 지난 2일 "이정후의 메이저리그 진출을 위한 포스팅 신청을 허락했다. 내부 논의를 통해 메이저리그 도전 의사를 밝힌 선수의 의지와 뜻을 존중하고 응원하기로 의견을 모으고, 구단 차원에서 도울 수 있는 부분은 돕고 지원하기로 방침을 정했다"고 공식화했다.

속전속결이었다. 구단의 결정이 내려진 뒤 스타뉴스와 연락이 닿은 이정후는 "너무 먼 미래를 바라보고 내 인생을 결정하고 싶지 않았다. 지금 당장 내 눈앞에 놓여 있는 것에 최선을 다하고 싶었고 그것이 포스팅 시스템을 통한 메이저리그 진출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선배들의 조언과 응원도 결정에 도움이 됐다. 특히 김하성(28·샌디에이고)의 한 마디는 그를 설레게 했다. 이정후는 "(김)하성이 형이 메이저리그로 나와서 야구를 하게 되면 또 한 번 실력이 늘 거라고 얘기해줬다. 또 '메이저리그에서 야구하면 정말 재미있다'면서 '넌 잘할 수 있으니까 빨리 와서 야구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 추천해줬다"고 뒷이야기를 들려줬다.

이정후는 지난해 142경기에 출전해 타율 0.349(553타수 193안타), 23홈런 113타점, 출루율 0.421 장타율 0.575 OPS 0.996으로 타격 5관왕(안타, 타율, 타점, 출루율, 장타율)을 달성했다. 5년 연속 외야수 골든글러브는 물론이고 좀처럼 늘지 않던 장타까지 늘리면서 생애 첫 KBO MVP까지 수상했다.

이정후(왼쪽)와 김하성.
하지만 또 한 번 변화를 시도한다. 오는 6일 여동생의 결혼식이 끝난 후 이정후는 9일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 타격폼 수정 등 준비할 것이 한둘이 아니어서다. 야구천재의 못 말리는 열정이다. 미국에서 먼저 개인 훈련을 한 뒤 2월부터 애리조나에서 열리는 키움의 스프링캠프에 합류할 예정이다.

이정후는 "더 높은 리그에 가면 타격폼 수정은 당연히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원래도 조금씩 계속해서 수정해나가고 싶었는데 시기도 잘 맞물렸다"면서 "한국에서 더 잘하고 싶은 마음도 크고 메이저리그에 가면 지금보다 타격폼을 더 간결하게 수정해야겠다는 생각이 컸다. 그래서 불필요한 동작을 조금씩 줄여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타력을 늘리고자 함은 아니었다. 이정후는 "타격폼을 바꾼다 해서 장타력이 떨어진다는 생각은 안 한다. 또 원래 장타를 치는 유형도 아니어서 굳이 장타력을 늘린다는 생각까진 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바꾼 타격폼은 오는 3월 열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이정후는 "한 가지 걱정되는 것은 바뀐 타격폼으로 WBC를 바로 치른다는 것이다"면서도 "타격폼 수정에 대한 부담은 없다. 내가 선택한 길이고 시행착오는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언젠가 꼭 한 번은 했어야 되는 일이었고 시기가 지금일 뿐이라 생각한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메이저리그 도전을 결정하면서 2023년은 이정후 개인에게나 키움에나 무척 중요한 해가 됐다. 키움도 예년과 다르게 공격적인 영입으로 전력을 보강했고, 김혜성(24), 송성문(27) 등 동료들은 일찌감치 신인 선수들과 함께 이미 고양에서 훈련을 시작했다.

이후에도 잘 풀린다면 키움에서의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시즌. 이에 이정후는 "꼭 마지막 시즌이어서가 아니라 그 어느 때보다 우승에 간절하고 비장하다"면서 "올해가 (키움에서) 마지막 시즌이 될 수도 있겠지만, 정말 그렇게 된다면 내가 잘했다는 증거가 될 수도 있으니 정말 잘하려 한다. 올해가 마지막 시즌이 될 수 있도록 정말 열심히 준비해보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2023시즌 준비에 들어간 동료들에게는 "다들 그렇게 생각해주셔서 정말 고맙고, (2017 드래프트) 동기들에게는 나도 너희에게 도움을 많이 받고 있다고 말해주고 싶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친구, 동료들과 함께 멋진 추억을 쌓았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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