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방송된 tvN 예능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에서는 김혜자가 게스트로 출연했다.
김혜자는 과거 영화 '마더'로 봉준호 감독과 호흡을 맞췄을 당시를 떠올렸다. 그는 "봉 감독은 순진하게 생겼다. 근데 그 사람 천재다. 연기할 때도 많이 알려줬었다. 그 사람은 신경질도 안 부리고 소리 지르는 것도 못 봤다. 근데 뭘 하는데 잘 안되더라. 눈물이 글썽하니 '아니 우시는 거 말고'라고 하더라. 그럴 땐 정말 땅으로 꺼지고 싶다"라고 혼났던 당시를 회상했다.
연기가 안 돼 힘들었던 김혜자는 "그때 (봉준호 감독의) 문자가 왔다. '사람들이 환호할 때는 인정하십쇼'라고 하더라. 잘했다는 거였다. 그래서 감사하다. 내가 말하자면 최불암 씨가 남편, 박근형 씨가 남편.. 어떤 부인으로 고착돼 어떻게 해야 벗어나나 고민을 많이 했다. 그때 봉준호 씨가 '마더'를 하자고 해서 너무 좋았다. 여태 했던 역이 아니니 가슴이 뛰더라"라고 기뻐했다.
그의 명작이라고 불리는 JTBC 드라마 '눈이 부시게'도 언급됐다. 김혜자는 "참 쉽게 했는데 백상예술대상의 대상을 탔다. 그건 연출자가 애쓴 거다. 나보고 본래 하는 대로만 하라고 하더라. 내가 애 같은 데가 있다. 조금 나이 먹었어도. 그냥 그런 걸 하라고 하더라. 그냥 애와 같이하라더라. 그런데 '눈이 부시게'와 딱 맞은 거다. 사실 연출이 다 했다"라며 "한지민 젊음이 빛나더라. 젊음이라는 건 참 빛나는 거구나 싶다. 다른 건 어쩔 수 없는데 나이는 한계가 있는 거 같다. 한 살 한 살 들어가는 거에 느끼는 게 있더라"라고 털어놨다.
그는 tvN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에서도 호평을 받은 바 있다. 당시 모자 관계로 열연한 이병헌에 대해 "이병헌 씨 참 잘한다. 괜히 이병헌이 아니구나, 했다. 이렇게 얼굴 쓰다듬고요 내 귀에 얼굴을 대고 우는데 내 머리가 다 젖었다. 얼마나 우는지. 나는 눈물 나올까 봐 얼마나 참았는지 모르겠다. 정말 이를 깨물고 참았다. 너무 슬퍼서. 괜히 이병헌이 아니다. 그리고 괜한 소리를 안 한다. 자기 작품에만 몰입하고 있더라. 그래서 참 좋았다. 처음 봤지만 대단한 배우라고 생각했다"라고 극찬했다.
김혜자는 "노희경 작가의 잔소리를 들은 적 있다. 연습 처음 한 날이었다. 어떻게 이 프로그램은 리딩 한 번 안 하냐 하면서 그날 온 사람만 호텔 라운지에서 했었다. 그냥 읽었는데 방으로 전화가 왔다"라며 "'선생님, 엄마를 사랑스럽게 하면 어떡하냐. 누가 선생님 또 캐스팅을 하겠냐'했다. 그래서 내가 '이게 미쳤나' 했다. 근데 그 말이 맞았다. 그 말이 연기하는 내내 도움을 줬다. 내가 맡은 역할은 정말 기구하다. 보통 엄마처럼 하면 안 됐다. 고맙다고 하니 '선생님이 모질게 얘기했어도 선생님의 천성이 있어서 어쩔 수 없었다. 그래서 동정을 받은 거다. 아니라면 악바리로만 남았을 것'이라고 하더라. 난 대단히 감사하다"라고 전했다.
안윤지 기자 zizirong@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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