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가요 기획사로 군림해온 SM엔터테인먼트가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와 이성수·탁영준 현 SM엔터테인먼트 공동대표 간 경영권 분쟁으로 격화된 가운데 오늘 분수령을 맞이한다.
서울동부지방법원 제21민사부는 22일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가 SM엔터테인먼트를 상대로 제기한 신주 및 전환사채 발행금지 가처분 소송 심문기일을 열 예정이다.
앞서 이성수·탁영준 공동대표는 얼라인 파트너스의 이수만 전 총괄 체제 규탄에 궤를 같이 하고 카카오와 함께 SM 3.0 시대를 열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카카오는 이에 SM엔터테인먼트의 지분 9.05%를 확보했다고 밝히며 SM엔터테인먼트가 제3자 배정 유상증자 형태로 발행하는 123만주 규모의 신주를 인수하고, 전환사채 인수를 통해 114만주(보통주 전환 기준)를 확보하는 방식을 취함으로써 SM이 123만주를 1주 당 9만1000원에 발행, 1119억원을 조달하고 전환사채 전환을 통해 카카오는 SM 보통주 114만주를 추가로 확보하게 되는 흐름을 가져가려 했다.
하지만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가 "경영권 분쟁을 벌이는 상황에서 우호 지분 확보를 위한 신주 발행은 위법"이라며 가처분 신청을 제기함과 동시에 하이브의 이수만 전 총괄 지분 14.8% 인수 계약에 도장을 찍으면서 반격에 나섰다.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와 이성수 탁영준 현 공동대표 간 보이지 않는 갈등이 결국 회사 지분을 놓고 다투는 '쩐의 전쟁'으로 격화됐고, 여기에 카카오와 하이브까지 참전하면서 경영권 분쟁이 격화됐다.
이후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와 하이브 라인, 이성수 탁영준 공동대표와 카카오, 얼라인 파트너스 라인이 SM의 다음 행보를 놓고 격돌하는 양상으로 전개됐다.
가처분 심문기일을 앞두고 SM과 하이브는 나란히 기업설명회를 열고 해당 분기 경영실적 발표에 더해 쟁점에 대한 입장을 직, 간접적으로 언급하는 모습을 보였다.
먼저 SM은 20일 " 2022년 4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이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18% 증가한 2564억원, 영업이익은 70%증가한 252억원을 기록했다"라며 "다만 순이익은 전년 동기 일회성 수익으로 인한 역기저효과 발생으로 전년동기 대비 감소한 90억원을 기록했다"라고 전했으며 "별도기준 매출액은 아티스트들의 활동이 재개되며 전년 동기보다 26%증가한 1511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외형증가로 인한 영업레버리지 효과로 전년보다 73%증가한 244억원을 기록했다"라고 덧붙였다.
이에 더해 이성수 SM 공동대표는 오는 3월 대표직 사임 의사를 밝힘과 동시에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를 향한 날선 폭로를 이어가며 "하이브가 SM 이사회 및 경영진과 단 한차례의 협의도 없이 최대주주 지분을 매수하고 공개매수를 진행하는 것은 적대적 M&A 아닌가. 이수만으로 하여금 2월 15일에 주주제안으로 사내이사 후보가 될 하이브 내부인사 3명을 포함해 7인의 등기이사를 추천한 것, 이게 적대적 M&A가 아닌가. 실사 없이 진행한 무려 1조원대의 딜. 적대적 M&A의 전형적인 형태, 아닌가"라고 저격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하이브는 이번 실적 발표를 통해 연결 지배주주 순이익의 30% 한도 내에서 배당 또는 자사주 매입을 진행하겠다는 내용의 주주 환원책도 발표했다. 이를 위해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익준비금을 전입하는 안건을 상정할 예정이며, 해당 안건이 통과될 경우 2024년부터 배당과 자사주 매입에 나설 계획이다. 박지원 CEO는 "재무 성과 및 이익 분배와 관련해 투명성과 예측 가능성을 제공하고, 더 넓은 범위의 투자자를 유치해 하이브의 기업가치를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가처분 심문기일의 결과는 향후 SM 경영권 분쟁에 있어서 하이브와 카카오 등의 지분 싸움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는 경영권 분쟁 상황에서 카카오가 제3자를 대상으로 신주·전환사채 발행을 통해 SM 지분 9.1%를 확보하는 것을 막아달라는 취지에서 이번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이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의 주장을 받아들다면 카카오가 SM 2대 주주로 올라서는 것에 제동이 걸린다.
윤상근 기자 sgyo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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