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리 서튼(53) 롯데 감독은 22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리그 NC 다이노스와 원정 경기를 앞두고 "(20일 경기에서) 스트레일리를 길게 끌고 갈 생각은 없었다"고 말했다.
스트레일리는 20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홈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선발투수로 등판했다. 이날 스트레일리는 2회까지 안타 하나를 맞기는 했으나 삼진 3개를 잡아내며 좋은 출발을 보였다. 앞선 경기들의 부진을 떨쳐낼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스트레일리는 3회부터 흔들리기 시작했다. 1사 후 박찬호에게 안타를 맞은 그는 연속 볼넷으로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여기서 소크라테스 브리토에게 우전 적시타를 맞으며 첫 실점을 기록했다. 이 과정에서 타구를 잡지 못한 1루수 고승민을 향해 감정을 드러내는 장면이 카메라에 포착되기도 했다.
흔들린 스트레일리는 4번 황대인(몸에 맞는 볼)과 5번 최형우(볼넷)에게 연달아 밀어내기를 기록하며 결국 3-3 동점을 허용했다. 그는 김선빈을 유격수-2루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로 처리하면서 힘겹게 3회를 마쳤다.
스트레일리는 4회에도 마운드에 올라왔지만 선두타자 고종욱에게 안타를 맞았다. 그러자 롯데 벤치가 움직였고, 스트레일리는 좌완 김진욱과 교체돼 마운드를 내려갔다.
이날 스트레일리는 3이닝 4피안타 4사사구 3탈삼진 3실점을 기록했다. 지난 경기에서 떨어졌던 패스트볼 구속은 이날 시속 140km 초중반대로 올랐지만 제구가 썩 잘 되지 않았다. 투구 수는 66개로 그리 많지 않았지만 롯데는 과감하게 스트레일리를 교체했다.
전날 등판을 복기한 서튼 감독은 "첫 2이닝 동안 구속이나 구위도 전보다 좋았고, 제구도 잘 됐다"며 호평을 남겼다. 그러나 이어 "3회에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는 말하지 않아도 알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가장 힘들었던 건 4사구가 4개나 나오며 흔들린 것이다"고 지적했다.
서튼 감독은 "경험이 많은 투수들은 한 회 무너져도 이닝이 끝난 후 몸과 마음을 리셋한다. 그리고 이후 1~2이닝을 잘 던지는 투수들도 있다"고 하면서도 "어제 스트레일리는 조정을 못 하는 모습을 보여줬다"고 지적했다.
지난 2020년 롯데 유니폼을 입은 스트레일리는 31경기에서 15승 4패 평균자책점 2.50을 기록했다. 탈삼진 205개를 기록하며 2012년 류현진(당시 한화, 210탈삼진) 이후 8년 만에 200삼진 이상을 잡아낸 투수가 됐다. 이듬해 10승, 평균자책점 4.07로 다소 떨어진 성적을 거둔 그는 빅리그 재도전을 위해 롯데와 결별했다. 이후 스트레일리는 2022시즌 도중 다시 롯데와 손을 잡았다. 2020년이 연상되는 투구를 펼치면서 그는 11경기에서 4승 2패 평균자책점 2.31의 스탯을 거뒀다.
그러나 롯데에서 4번째 시즌을 보내는 스트레일리는 올해 아직 제 궤도에 오르지 못했다. 20일 경기를 포함해 시즌 4게임에 선발로 등판해 승리 없이 2패 평균자책점 6.27을 기록했다. 첫 2경기에서는 그나마 5이닝 이상을 소화했지만, 지난 14일 대구 삼성전(4⅔이닝)부터 2경기는 5회를 마치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시즌 초반 4경기에 불과하지만 떨어진 구속과 흔들리는 커맨드가 눈에 띈다. 2020년 시속 144.7km였던 스트레일리의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지난해 143.7km, 올해는 142.3km까지 내려갔다(스탯티즈 기준). 14일 삼성전에서는 시속 140.5km에 불과했다. 구위가 살아나지 않자 어려운 승부가 이어졌고, 결국 볼넷이 늘어나고 있다. 그는 올해 18⅔이닝 동안 12개의 볼넷을 내줬는데(9이닝당 5.8개), 이는 지난해(9이닝당 3.2개)보다 오른 수치다.
이렇게 되면서 스트레일리는 투구 수가 늘어나며 많은 이닝을 소화하지 못하게 됐고, 결국 불펜진의 과부하로 이어지게 됐다. 시즌 초반 나균안(25)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롯데 선발투수들이 이닝 소화가 적은 상황이지만, 그중에서도 스트레일리의 침체는 커다란 타격이라 할 수 있다.
20일 경기에서 외국인 투수로는 이례적으로 3이닝 만에 마운드를 내려간 것도 서튼 감독의 경고라고 할 수 있다. 이제 스트레일리는 향후 등판에서 무언가를 보여줘야 할 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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