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서울시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리턴 투 서울'(감독 데이비 추)의 언론배급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개최됐다. 이 자리에는 데이비 추 감독, 배우 박지민, 오광록이 참석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리턴 투 서울'은 우연히 자신이 태어난 서울로 리턴한 25세 '프레디', 어쩌다 한국 부모를 찾으면서 시작된 어쩌면 운명적인 여정을 담은 영화. 프랑스 영화계를 이끌 차세대 주자로 자리매김한 캄보디아계 데이비 추 감독의 신작으로 2011년 부산국제영화제 방문 당시 한국인 입양아 친구의 한국 가족과의 만남에 동행한 경험에서 시작해 스스로 정체성을 찾아가는 여성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이날 데이비 추 감독은 "이 영화는 2021년 작품으로 촬영 대부분이 한국에서 이뤄졌다. 한국 출신으로 프랑스에 입양된 친구로부터 시작됐다. 프랑스인 인물을 다루면서도 대부분의 촬영이 한국에서 이뤄졌고, 한국 배우들도 많이 출연했기 때문에 한국에서 개봉한다는 게 뜻깊다"고 밝혔다.
이어 "이 영화는 한국의 역사를 담고 있고, 한국의 국제 입양 역사를 그리고 있다. 한국인이 아닌 저로서는 한국의 관객들에게 보여드리고 감상을 듣는게 감동이면서도 부담감이 따른다. 정확하게 그려내지 못했을까 봐 걱정이 되고, 외부인의 눈으로 실제와는 다른 이야기를 전달했을까 봐 부담이 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영화를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소개해드린 적이 있다. 대만이나 홍콩, 미국 등에서 이 영화를 소개할 때는 보편적인 질문을 받는데 한국에서는 한 관객이 '배경은 한국이지만, 한국 영화 같지가 않다. 낯설게 느껴지는 외국 영화'라고 말한 적이 있다. 근데 외국인의 시선으로 그렸기 때문에 당연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데이비 추 감독은 영화의 시작점에 대해 "한국에서 프랑스로 입양된 제 친구 덕분에 시작됐다. 영화에 그 친구의 이야기가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처음 영화에 영감을 주게 된 것은 제가 부산국제영화제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에 왔을 때 그 친구는 2년 동안 한국에서 사는 상태였다. 당시 생부를 만나게 됐고, 저와 함께 진주로 갔다. 친구가 생부와 처음 만나는 모습을 보고 영화로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친구가 그 이후에 인생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줬고, 그 이야기가 영화에 녹아있다. 또 제가 만나서 인터뷰한 다른 입양아들의 이야기, 자료로서 접한 이야기도 섞여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실제 친구와 다른 점은 그 친구는 한국에서 살면서도 외국인 커뮤니티와 생활했다. 근데 영화 속 '프레디'가 한국에 사는 동안에는 한국인 연인, 친구와 만나면서 한국에 녹아들고자 하는 모습을 그려내고자 했다"며 "친구가 생부를 만난 후 6년 뒤에 다시 한번 생부를 만나는 자리에 동행했는데 당시 제 친구가 가지고 있는 직업이 무기상이었다. 그 부분 또한 영화에 반영됐다"고 말했다.
특히 얼굴을 클로즈업 하는 연출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데이비 추 감독은 "연기 경험이 없는 박지민과 촬영해야 했기 때문에 많은 시간을 리허설과 즉흥 연기 연습에 투자했다. 카메라의 존재와 익숙해지는 연습이 필요했다. 박지민이라는 배우가 클로즈업하면 할수록 내면의 감정을 폭발시키는 배우라는 걸 알았다"고 전했다.
이어 "얼굴 클로즈업은 알지 못하는 나라에 대한 뚜렷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저도 부모님이 캄보디아에서 프랑스로 이민을 가셨기 때문에 캄보디아를 25세 때 처음 방문했다. 부모님의 고향이면서도 처음 가보는 미지의 나라에서 이끌리는 건 그 나라 사람들의 얼굴이다. 나와 닮았지만 다른 삶과 경험, 문화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 강렬한 인상으로 남아있다"며 "첫 장면에 프레디와 첫 한국인 친구의 얼굴을 극단적인 클로즈업으로 보여준다. 두 사람의 다른 입장과 정체성이 얼마나 대조적인지 보여주는 효과"라고 설명했다.
예상치 못하게 자신이 태어난 한국의 서울에 오게 된 주인공 '프레디' 역은 프랑스에서 활동 중인 한국계 아티스트 박지민이 열연했다. 연기 경험이 전무한 그녀는 캐스팅을 제안받고 아시아계로서, 여성으로서 실제 경험하고 느낀 점을 십분 반영해 캐릭터에 생명력을 불어넣었다.
박지민은 "많은 분들이 와주셔서 감사하다. 서울이 고향이다. 서울에서 이 영화를 홍보한다는 게 의미가 깊고, 감동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영화에 출연하게 된 계기에 대해서는 "처음에는 제안을 받고 하기 싫었는데 많이 고민했다. 근데 입양아 친구가 '네가 이 영화를 해주면 많은 입양아들에게 도움이 될 것 같다'라는 말을 해주더라. 많은 고민 끝에 카메라 테스트를 받으러 갔다. 테스트 끝나고 이 일은 내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메일이 오더라. 그렇게 시작하게 됐다"고 밝혔다.
또한 "전문 연기자가 아니기 때문에 많은 것을 본능에 맡겨야 했다. 그 상상력과 본능을 믿은 것 같다. 개인적으로 삶의 요소들을 섞어서 감정 표현을 했던 것 같다. 초등학교 2학년 때 프랑스로 이민을 갔는데 이방인으로 살았던 기억들과 힘들었던 기억들, '내 집은 어디인가'라는 질문, 한국인도 아닌 프랑스인도 아닌 존재에 대한 의문점을 다 섞어서 저만의 캐릭터로 설명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여기에 연기파 배우 오광록과 김선영이 '프레디'의 한국 아버지와 고모로 분해 탄탄한 생활 연기를 선보인다.
오광록은 "자식을 버린 생부의 입장에서 만난 뒤 감정적으로 포화 상태인데 밖으로 드러낼 수 없는 인물이니까 하고 싶은 말을 조심스럽게 꺼내면서도 상대의 감정에 귀 기울이고 집중했던 것 같다"며 "먹먹했던 것 같고, 그 감정에 진솔하게 접근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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