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폭하게 달렸다" 배지환, 美도 주목하는 '총알탄 사나이'

안호근 기자  |  2023.04.27 07:10
피츠버그 배지환이 26일 LA 다저스전에서 빠른 발로 홈을 파고들고 있다. /AFPBBNews=뉴스1
출루율은 0.288에 불과하다. 그러나 나갔다하면 메이저리그(MLB)에서 손꼽히는 무서운 주자로 변신한다. 내셔널리그(NL) 도루 4위에 올라 있는 배지환(24·피츠버그)의 이야기다.

배지환은 26일(한국시간) 미국 피츠버그 PNC파크에서 열린 LA 다저스와 2023 MLB 홈경기에서 8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 2득점 2도루를 기록했다.

비록 팀은 7-8로 졌지만 배지환의 활약은 인상적이었다. 미국 CBS스포츠는 배지환의 활약을 다루며 "중견수로 선발 출장한 이 유틸리티 선수는 MLB가 도루를 더 쉽게 만들기도 전부터 주자를 내보내면 어려움을 겪었던 노아 신더가드를 상대로 난폭하게 달렸다"고 전했다.

말그대로 난폭하게 달리고 있다. 그의 기동성이 팀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기회만 나면 2루를 훔치고 빠른 발로 홈을 파고든다. 몸을 날리며 만들어내는 수비쇼 또한 빠른 발이 있기에 가능한 것들이다.

이날 경기는 배지환의 매력을 명확히 알려줬다. 안타 2개가 모두 내야안타였고 연이어 2루를 훔쳐냈고 두 번 모두 득점으로 연결됐다.

배지환은 올 시즌 가치를 완벽히 입증해나가고 있다. 외야수와 내야수를 동시에 소화하며 감독에게 선택의 폭을 넓혀주고 있고 이미 수 차례 명품 수비로 하이라이트 필름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배지환. /AFPBBNews=뉴스1
공격에선 아쉬움도 있다. 타율 0.224에 출루율 0.288 장타율 0.343으로 OPS(출루율+장타율)가 0.631에 그친다.

그러나 빠른 발과 임팩트만큼은 전혀 부족하지 않다. 이 매체는 "배지환은 8번 시도해 7개의 도루를 기록했다"고 소개했다. 끝내기포 포함 홈런도 2개나 날렸다.

가장 주목받는 건 번개 같은 스피드다. 스탯캐스트에 따르면 올시즌 10번 이상의 전력질주 베이스러닝을 한 176명 가운데 배지환은 90피트(27.43m) 평균 주파 시간이 3.77초로 2위에 달했다.

더구나 올 시즌 MLB는 베이스 크기를 늘리고 투수의 피치오프 횟수를 제한하는 등 도루에 더 유리한 환경을 만들었다. 변화된 환경 속에서 배지환의 가치가 더 주목받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7개의 도루를 성공해 NL에서 이 부문 4위에 올라 있는 배지환은 2010년 추신수가 기록한 22개를 손쉽게 뛰어넘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역대 한 시즌 한국인 선수의 최다 도루 기록이다.

나아가 지금 페이스대로라면 배지환은 49도루를 성공시킬 수 있다. 팀에서 사실상 그린라이트를 부여받고 있는 만큼 출루율만 조금 끌어올린다면 이보다도 더 많은 도루를 성공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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