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신시내티 지역지 '신시내티 엔콰이어'는 2일(한국시간) "김하성이 샌디에이고와 시리즈 첫 경기에서 또 한 번 홈런으로 신시내티를 괴롭혔다"고 밝혔다.
이날 김하성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 홈경기에서 7번 타자 및 2루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1홈런) 3타점 2득점 1삼진을 기록했다. 4회말 두 번째 타석에서 좌측 담장을 직격하는 2루타를 때리며 방망이를 예열하더니 5회말 2사 1, 2루에서는 신시내티 투수 알렉스 영(30)의 체인지업을 받아 쳐 좌월 스리런을 쏘아 올렸다. 3-3의 팽팽한 균형을 깨는 결승포였다.
덕분에 샌디에이고는 신시내티에 8-3으로 승리하고 3연승을 질주하며 16승 14패로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3위 자리를 유지했다. 한편 지난주 5승 1패로 승승장구하던 신시내티에는 찬물이 끼얹어졌다.
하지만 최악이었던 결과와 달리 영을 올린 신시내티의 선택이 틀리다고 볼 순 없었다. 영은 김하성을 상대하기 전까지 11경기 평균자책점 0.71, 12⅔이닝 18탈삼진으로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컨디션이 좋은 불펜 투수 중 하나였다. 앞선 타석에서도 맷 카펜터에게 우전 안타를 맞긴 했으나, 야수들의 태그 플레이로 2루 주자를 거의 잡아낼 뻔하기도 했고 제이크 크로넨워스는 2루수 직선타로 돌려세웠다.
김하성의 타석이 문제였다. 이번 4호 홈런은 타구 속도 시속 101.2마일(약 162.8㎞), 비거리 353피트(약 107.5m), 발사각도 22도로 기대 타율이 0.510밖에 되지 않았다. 스탯캐스트에 따르면 메이저리그 30개 구장 중 27개 구장에서 홈런이 되지 않을 타구였다.
영은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시절이던 2021년 9월 8일 브렌트 루커(당시 미네소타)에게 홈런을 내준 이후 38경기 41⅔이닝 동안 홈런을 허용하지 않았다. 이는 메이저리그 역대 공동 10위에 해당하는 대기록으로 영은 올해도 0점대 평균자책점을 유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천적' 김하성에게는 속수무책이었다.
2021년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김하성은 신시내티에 천적으로 군림하고 있다. 이날 경기를 포함해 신시내티를 상대로 11경기 타율 0.323(31타수 10안타), 4홈런 12타점, OPS(출루율+장타율) 1.170을 기록 중이다. 10타석 이상 들어선 상대 팀 중 가장 좋은 상대 전적으로 소속 지구가 달라 자주 만나는 팀이 아닌데도 가장 많은 홈런(4개)과 3번째로 많은 타점(12개)을 내고 있다. 장타율도 무려 0.807에 달한다.
특히 신시내티는 기록 이상으로 김하성에게 안 좋은 기억이 많다. 2021년 6월 20일 샌디에이고와 원정 경기에서 교체로 투입된 김하성에게 8회말 결승 투런포를 맞아 5-7로 패했다. 지난해에는 김하성의 2022시즌 1, 2호 홈런과 메이저리그 데뷔 첫 3안타의 희생양이 되기도 했다. 그 탓인지 신시내티는 김하성이 온 2021년부터 샌디에이고를 상대로 1승 13패(2일 경기 종료 기준)로 꼼짝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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