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김인규 하이트진로 사장이 밝힌 각오다. '켈리'는 하이트진로가 국내 맥주 시장 1위를 탈환하기 위해 지난 4월 출시한 맥주다. '테라-켈리' 투톱을 앞세운 하이트진로가 국내 맥주 시장 1위 자리를 탈환할 것이란 의지라고 해석될 수 있다.
김 대표는 "켈리는 아직 출시 효과를 다 누리지 못하고 있다"며 올 여름 성수기에 시장 점유율을 더 넓힐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로 창립 99주년을 맞은 하이트진로는 지난달 켈리를 선보였다.
김 대표에 따르면 이달 12일 기준 켈리의 판매량은 112만 케이스에 달했다. 케이스란 맥주를 담는 상자로 330㎖ 기준 30병이 담긴다. 출시 38일 만에 3360만 병이 판매된 셈이다.
켈리는 이달 10일 출시 36일 만에 판매량 100만 케이스를 돌파했다. 테라가 출시 39일 만에 100만 케이스를 넘어선 것보다 3일 빠른 속도다.
김 대표는 "12일 기준 하이트진로의 올해 맥주 판매량은 643만 케이스"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인 516만 케이스 대비 24.6% 증가한 액수다.
켈리는 '라거의 반전'이라는 슬로건에 맞춰 부드러우면서도 청량한 탄산감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김 대표는 특히 해풍을 맞고 자란 덴마크산 맥아를 사용한 점을 내세웠다.
그는 "연구소에서 많은 조사를 거쳐 덴마크의 맥아가 가장 우수하다고 판단했다"며 "99주년이 된 회사에서 맥주 신제품을 내면서 가장 좋은 품질의 맥아를 쓴 데에 자부심이 있고, 부드러운 맛과 청량감을 잘 구현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켈리는 2년에 걸친 소비자 조사와 연구를 거쳐 완성됐다. 김 대표는 "연구와 조사 끝에 소비자가 부드럽고 청량한 맥주를 원한다는 결론을 얻었다"며 "맥주 본연의 맛과 향이 많은 칭찬을 받아 켈리의 콘셉트가 시장의 반응과 맞아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켈리 출시 이후 켈리의 브랜드 컬러인 주황색 넥타이만 매고 다닐 정도로 애정이 남다르다.
테라와 켈리를 중심으로 듀얼 브랜드를 강화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김 대표는 "하이트진로는 소주 시장에서 ▲참이슬 ▲진로이즈백 ▲1924 등으로 비슷한 마케팅 전략을 성공시켜 왔다"며 "이 브랜드들은 카니발라이제이션 없이 시장에서 각 브랜드로서 역할을 하고 각각 성장 중"이라고 설명했다.
오히려 국내 맥주 시장 1위 브랜드의 점유율을 더 가져오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현재 우리나라 맥주 업계에선 오비맥주의 카스가 점유율을 40% 이상 차지하며 선두 자리를 지키고 있다.
김 대표는 "테라는 현재 시장에서 30% 후반대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며 "이걸 가져와야 맥주 시장이 살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켈리에서 카니발라이제이션이 일어난다면 다른 브랜드로 계속 도전할 계획"이라며 "시장 점유율을 50% 넘게 차지해 1등을 할 때까지 도전을 계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소주 가격을 인상할 가능성에 대해선 "당분간 인상 계획이 없다"며 "원가 인상은 현재 고려하는 바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김 대표는 "4월 18일자로 소주의 주재료인 주정 가격이 9.8% 오른다는 인상 통보를 받았다"며 "재무제표상 어떤 영향을 미칠지 회사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하이트진로가 99주년을 맞는 동안 대표 주류기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건 시장과 소비자의 사랑과 열정 덕분"이라며 "시장과 소비자가 있어야 영업이익도 있다고 생각해 영업이익이 적자가 나더라도 트렌드를 맞춰가는 기업이 미래에도 생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1924년 문을 연 하이트진로는 내년에 창립 100주년을 맞는다. 추후 계획에 대해 김 대표는 "켈리 이후 브랜드에 관해 이야기하긴 조심스럽다"며 "다만 시장과 소비자와 함께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할 수 있는 대표 주류기업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끝으로 김 대표는 급변하는 경영 환경에 발맞춰 변화와 혁신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1962년생인 김 대표는 배재고와 연세대를 졸업한 뒤 1989년 하이트맥주(당시 조선맥주)에 입사해 34년간 주류업 외길을 걸어온 '정통 하이트진로맨'이다. 2011년 부터 13년째 대표를 맡아온 주류 업계 '장수 CEO(최고경영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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