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선배보고 배우니까요" 추신수가 뿌리내린 ML식 문화, SSG를 더 살찌운다

인천=김동윤 기자  |  2023.06.03 08:46
2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 나와 훈련하는 SSG 선수들. /사진=김동윤 기자
추신수. /사진=SSG 랜더스
추신수(41)가 SSG 랜더스를 통해 KBO리그에 복귀한 지 어느덧 3년째. SSG 선수들에게 오후 2시부터 그라운드에 나서는 일은 이제 일상이 됐다.

KBO리그 구단의 경기 전 공식 미팅은 보통 오후 3시 혹은 3시 10분(오후 6시 30분 평일 경기 홈팀 기준)이다. 여기서 조금 더 일찍 몸을 풀거나 프리 배팅을 하고 싶은 선수는 오후 2시 30분부터 연습을 시작한다.

하지만 오후 2시부터 여러 명의 선수가 우르르 나오는 일은 드물다. 2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도 일찌감치 배팅케이지가 차려졌고, 노란색, 빨간색 형형색색의 모자를 쓴 선수들이 오후 2시가 되자 외야, 내야, 불펜 등 저마다 각자의 위치에서 훈련을 시작했다. 원래도 훈련량이 타 구단에 비해 적지 않은 SSG였지만, 추신수가 온 이후 시작 시간이 점점 앞당겨졌다는 SSG 관계자의 후문.

부상으로 이탈했다 얼마 전 복귀한 하재훈(33)은 추신수와 함께 일찍 몸을 풀기 시작한 선수 중 하나였다. 그는 "추신수 선배가 하셔서 우리가 지금 이렇게 하는 것이다. 다 선배보고 배우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재훈은 한국(SSG), 미국(시카고 컵스 마이너), 일본(야쿠르트 스왈로스)에서 모두 뛰어본 경험이 있는 베테랑. 훈련량 자체는 일본, 미국, 한국 순이었지만, 분위기가 달랐다. 그는 "우리나라가 솔직히 훈련을 제일 안 하는 편이다. 하는 건 일본이 제일 많이 한다. 거긴 밥 먹을 시간도 없어서 로테이션으로 먹는다. 나는 (그쪽에선) 외국인 선수인데도 엄청 시켰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일본은 팀 훈련 스케줄이 많은 편이다. 그에 반해 미국은 (필드에 나서면) 전쟁터다. 내 주위가 온통 이겨야 하는 선수들이라 어떻게든 해야 된다. 걔들은 열 받으면 방망이가 부서질 때까지 배팅케이지에서 나오지 않는다"고 일본과 미국의 훈련 문화 차이를 설명했다.

하재훈(가운데). /사진=SSG 랜더스

마찬가지로 땡볕에도 가장 먼저 나와 구슬땀을 흘리던 추신수도 한국에 비해 미국이 훈련량이 많다고 딱 잘라 말했다. 추신수는 지난달 12일 인천 한화전에서 접질린 오른쪽 발목 부상 탓에 27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지만, 1군 선수단과 동행하며 팔 근육을 강화하는 훈련을 하고 있다. 1군에서 복귀하면 곧장 수비에 나설 수 있게 몸을 만들고 있다.

추신수는 "미국 메이저리그 선수들은 우리나라 선수들이 하는 것보다 기본 2~3배는 더 많이 훈련한다. 간혹 미국 메이저리그 선수들이 훈련량이 적다고 하던데 그게 어디서 나온 말인지 이해가 안 간다"고 의아해했다. 그러면서 "내가 경험한 바로는 미국이 훨씬 많다. 물론 미국은 단체 훈련 시간이 짧아서 그렇게 느낄 수도 있다. 하지만 팀 훈련을 하기 전과 후에 선수들이 개인적으로 자신에게 필요한 운동을 하는 시간이 훨씬 길다. 팀이 원한다고 나와서 하는 것이 아니다. 안타 하나를 치기 위해 몸도 만들고 배팅 연습도 하고 할 것이 많다. 쉬는 것도 방법이지만, 내 경우에는 날씨가 어떻든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게 도움이 됐다. 텍사스의 여름은 지금보다 훨씬 더 더웠다"고 강조했다.

그런 선배를 곁에서 보고 배운 것이 현재 SSG 선수들이다. 베테랑 한유섬부터 시작해 신인 이로운까지 추신수가 뿌리내린 메이저리그(ML)식 자율 훈련 문화가 SSG를 살찌우고 있다. 추신수는 "난 늘 하던 일이다. 다 같이 훈련을 하긴 하지만, 그때는 내가 해야 하는, 하고 싶은 훈련을 하지 못한다. 하지만 30분만 더 일찍 시작해도 내가 하고 싶은 훈련을 다 할 수 있다. 특히 원정 경기에 가면 훈련 시간이 너무 짧다. 그래서 원정 때 못한 훈련량을 메우기 위해 홈 경기에서는 더 일찍 나와 하는 편"이라고 전했다.

이어 "선수들이 한두 명씩 나를 보고 참여하다가 이제는 다같이 자발적으로 하는 것 같다. 사실 누가 시키면 일시적으로 할 순 있어도 오래는 못한다. 내가 원하는 팀 문화도 선수들이 부족한 부분을 스스로 느끼고 알아서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유섬과 하재훈은 그런 추신수가 보기에도 가장 열심인 후배들이었다. 추신수는 "나올 때 보면 (한)유섬이와 (하)재훈이가 많이 나온다. 특히 재훈이는 지난해부터 웨이트 트레이닝을 같이하는데 가진 툴 자체가 너무 좋다. 앞으로 옆에서 직접적으로 조언하기보단 본인이 가진 능력치를 끌어올릴 수 있게끔 도와주고 싶다"고 환하게 웃었다.

추신수(오른쪽)와 김정민. /사진=SSG 랜더스

베스트클릭

  1. 1방탄소년단 지민, 英 오피셜 차트 휩쓸었다
  2. 2NC-SSG '벤클'로 과열→데이비슨 끝내기포로 마침표... 전반기 끝내기 3번, 이런 클러치히터 있나
  3. 3돌아온 '美의 남신'..방탄소년단 진 민낯 셀카 '전 세계 팬 환호'
  4. 4프러포즈 받은 서정희 "재혼하면 조촐하게..예물은 성경 필사본" [인터뷰]
  5. 5'주장 박탈' 김진수 '문책성 교체' 아니었다... 전북 "팀 분위기 쇄신 차원, 본인도 주장직 힘들어했다"
  6. 6"마틴 아담, 오랜 시간 함께하지 못해 아쉬워" 홍명보 감독, 진심 묻어나는 작별인사[수원 현장]
  7. 7"허훈에게도 3억 요구" 논란의 허웅, 직접 입 열었다... "낙태 강요·무단침입·폭행 모두 거짓" 끝내 눈물 흘렸다
  8. 8'돈에 흔들리지 않아!' SON이 진짜 대단한 이유, EPL 정상급 중원도 결국 사우디행 유력 '구두 합의 끝'... 맨시티 선택만 남아
  9. 9'A대표팀 감독 부임설' 잠재운 홍명보 감독 "아직 이임생 이사 만날 생각 없다"[수원 현장]
  10. 10토트넘에 '월클' 윙어가 온다니! HERE WE GO "영입전 뛰어들었다" 확인... 황희찬 떠나 손흥민과 함께하나

핫이슈

더보기

기획/연재

더보기

스타뉴스 단독

더보기

포토 슬라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