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음주파문' 김광현 80시간-이용찬·정철원 40시간 사회봉사+제재금 징계... 출장정지 피했다 [공식발표]

양정웅 기자  |  2023.06.07 17:12
SSG 김광현, NC 이용찬, 두산 정철원(왼쪽부터)이 7일 서울 강남구 KBO 야구회관에서 열린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회 기간 중 음주 논란 관련 상벌위원회에 참석 후 고개를 숙이고 있다. /사진=OSEN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대회 도중 음주 파문을 일으킨 김광현(35·SSG 랜더스), 이용찬(34·NC 다이노스), 정철원(24·두산 베어스)이 한국야구위원회(KBO)의 상벌위원회 결과 출장 정지 징계는 피하게 됐다.

KBO는 7일 오후 "상벌위원회는 숙의를 거쳐 KBO 규약 제 151조 [품위손상행위]에 근거해 대회기간 2차례 유흥주점을 방문해 국가대표의 품위를 손상시킨 김광현 선수에게 사회봉사 80시간 및 제재금 500만원, 1차례 유흥주점을 출입한 이용찬, 정철원 선수에게 각각 사회봉사 40시간, 제재금 300만원 징계를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그에 앞서 KBO는 "먼저 KBO는 대표팀 선수단 관리가 미흡했던 점에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 또한 앞으로 국가대표 운영규정을 보다 세분화해 향후 재발 방지를 위해 철저히 준비하고 노력하겠다"면서 "기대에 미치지 못한 성적과 경기력을 보인 2023 WBC 대회에서 대표팀 선수들이 음주 논란을 일으킨 점에 대해 다시 한번 깊이 사과드린다"고 머리를 숙였다.

이날 오전 KBO 중회의실에는 WBC 국가대표 음주 논란과 관련해 비공개로 상벌위원회가 진행됐다. 당사자인 세 선수가 모두 참석해 자신의 입장을 소명했다.


"상벌위 결과 수용하겠다" 밝힌 세 선수, KBO의 결정은 어떻게 내려졌나


SSG 김광현이 7일 서울 강남구 KBO 야구회관에서 열린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회 기간 중 음주 논란 관련 상벌위원회에 참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번 논란은 지난달 30일 한 유튜브 채널이 "각 구단에서 선발 에이스나 불펜 에이스로 활약하는 정상급 투수 3명이 지난 3월 8일 밤부터 11일 새벽까지 도쿄 아카사카에 위치한 한 술집에 드나든 것으로 확인됐다"고 주장하면서 시작됐다.

KBO와 9개 구단의 조사 결과 해당 선수는 김광현과 이용찬, 정철원으로 밝혀졌다. 이들은 대회 중 음주에 대해 사과의 뜻을 밝혔다. 그러면서도 일부에서 주장하는 '경기 전날 스낵바 출입'은 사실이 아니고, 3월 10일 일본전 종료 후 술을 마셨다고 설명했다. 또한 '여성 접대부 고용' 등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상벌위원회 개최 전 KBO 조사위원회는 해당 선수들에게 경위서 제출 요청 및 개별 대면 조사를 진행했다. 또한 특정된 해당 도쿄 유흥주점 업소 관리자에게 유선상으로 출입 일시, 계산, 종업원 동석 등을 확인했다.

조사위원회는 이와 별개로 이번 WBC 대표팀 선수들 중 해외리그에서 뛰고 있는 2명을 제외한 KBO 리그 소속 전원을 대상으로 대회기간 유흥주점 출입 여부를 3차례 전수 조사를 통해 확인했으며, 김광현, 이용찬, 정철원 선수를 제외한 25명 전원 유흥주점 출입이 없다고 확인 했다.

KBO는 "조사대상 3명의 선수들은 도쿄에서 본인들의 동선 파악을 위해 신용카드 사용 내역 등을 제출했으며, 조사위원회는 선수 대면 조사 및 해당 유흥주점 관리자를 통해 사실 확인에 노력을 기울였다"면서 "조사 결과 3월 7일 선수단 도쿄 도착부터 같은 달 13일 중국전 전까지 대회 공식 기간 중 김광현 선수는 선수단이 도쿄에 도착한 7일과 일본전 종료 직후인 11일 두 차례 해당 장소에 출입했다. 정철원 선수는 11일 한 차례 김광현 선수와 동석했고, 이용찬 선수는 11일 일본전 종료 후 두 선수와 별도로 해당 장소에 출입했다"고 설명했다.

NC 이용찬(가운데)이 7일 서울 강남구 KBO 야구회관에서 열린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회 기간 중 음주 논란 관련 상벌위원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두산 정철원(가운데)이 7일 서울 강남구 KBO 야구회관에서 열린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회 기간 중 음주 논란 관련 상벌위원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광현·이용찬·정철원 "대회 중 음주 반성, 하지만 경기 전날 마시지 않았다"


SSG 김광현, NC 이용찬, 두산 정철원(왼쪽부터)이 1일 경기를 앞두고 WBC 음주 파문에 고개를 숙였다. /사진=OSEN
김광현과 이용찬, 정철원은 지난 1일 경기를 앞두고 나란히 고개를 숙였다.

김광현은 "WBC 대회 기간에 불미스러운 행동으로 인해 사과의 말씀을 전달해 드리고자 미디어와 팬들 앞에 서게 됐다.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국가대표 대회 기간에 생각 없이 행동했다는 점에 대해 야구를 사랑하는 모든 팬분, 미디어 및 야구 선후배분들께도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사과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팀의 베테랑으로서 생각이 아주 짧았고 스스로를 컨트롤하지 못한 점에 대해 후회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용찬도 "먼저 국가대표로서 많은 응원을 보내주신 팬분들과 모든 관계자분들께 실망을 끼쳐 죄송하다. 이유를 불문하고 국제대회 기간 중 음주를 한 점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있다. 앞으로 프로선수로서 더욱 신중히 행동하겠다"고 밝혔다.

정철원은 "대표팀의 좋지 않은 성적에 많은 분들이 실망하고 있는 상황에서 부끄러운 행동을 했다. 진심으로 사죄드린다. 변명의 여지가 없는 경솔한 행동이었다. 나 자신이 부끄럽다. 태극마크라는 영광스러운 훈장을 받았던 만큼 더욱 책임감 있게 행동해야 했지만, 팬들의 기대와 신뢰를 저버렸다"고 말했다.

프로야구선수협회(선수협)도 고개를 숙였다. 김현수(35·LG 트윈스) 선수협 회장은 2일 오전 입장문을 통해 "WBC 대회 기간 음주 논란에 대한 선수협회 사죄문을 올린다. 재발 방지를 위해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광현과 이용찬, 정철원은 7일 현재 모두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된 상황이다. 지난 1일 김광현이 당초 계획된 문학 삼성전 등판을 취소하고 2군으로 내려갔고, 다음날에는 이용찬과 정철원도 나란히 1군에서 말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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