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 미국행' 유럽 떠나는 메시, 끝까지 낭만 폭발... "바르샤 아닌 유럽팀 생각지도 않았다"

김동윤 기자  |  2023.06.08 07:31
미국 MLS 인터 마이애미 유니폼을 입은 리오넬 메시./사진=영국 풋볼 데일리 갈무리
미국 MLS 인터 마이애미 유니폼을 입은 리오넬 메시. /사진=파브리지오 로마노 공식 SNS 갈무리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36)가 친정팀 바르셀로나 복귀가 아닌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행선지는 슈퍼스타 데이비드 베컴(48)이 구단주로 있는 미국 메이저리그 사커(MLS)의 인터 마이애미 CF다. 하지만 축구의 신은 유럽을 떠나는 그 순간까지 낭만적인 말을 남기며 축구 팬들의 감성을 폭발시켰다.

메시는 7일(한국시간) 스페인 매체 다리오 스포츠, 문도 데포르티보와 인터뷰를 통해 "나는 유럽을 떠나기로 결정했다. 마이애미로 향한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유럽 팀으로부터 제안을 받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유럽에서는 바르셀로나만이 내 선택지였기 때문에 다른 클럽은 생각하지도 않았다"고 애정 어린 한 마디를 남겼다.

앞서 영국 BBC가 "메시가 파리 생제르맹(PSG)를 떠나 인터 마이애미로 합류한다"고 밝힌 지 몇 시간 만에 내놓은 다소 충격적인 공식 발표다.


축구의 신 넥스트 챕터, 바르셀로나 혹은 알 힐랄로 보였다


PSG에서의 리오넬 메시./AFPBBNews=뉴스1
바르셀로나 시절 리오넬 메시./AFPBBNews=뉴스1
리오넬 메시./AFPBBNews=뉴스1
최근 PSG와 계약이 만료된 메시는 친정팀 바르셀로나로 복귀를 원했다. 후안 라포르타 바르셀로나 회장도 그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절친 사비 에르난데스 감독까지 동원해 영입을 애썼다. 두 번째 선택지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알 힐랄이었다. 최근 스페인 매체 스포르트는 "사우디 클럽 알 힐랄이 메시에게 연봉으로만 무려 4억 유로를 제안했다. 선수가 최종 계약서에 사인한다면 6일 영입 발표를 할 예정"이라고 보도하며 크게 화제가 됐다.

하지만 메시의 행선지는 바르셀로나도 알 힐랄도 아니었다. 먼저 바르셀로나는 2년 전 메시를 떠나보낸 그 순간과 크게 달라지지 않은 열악한 재정 상태 탓에 이번에도 메시를 놓쳤다. 지난 2021~2022시즌 메시는 21년간 뛰었던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바르셀로나를 떠나 프랑스 리그앙1 PSG로 향했다. 바르셀로나의 방만한 경영 탓에 메시가 친정팀 잔류를 위해 주급 50% 삭감을 제안했음에도 도저히 감당할 수 없던 탓이다.

6일 메시의 아버지이자 에이전트인 호르헤 메시가 라포르타 회장과 만나는 장면까지 목격됐으나, 끝내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BBC는 "메시는 바르셀로나로의 복귀를 열망했지만, 다음 시즌 라리가에서 시행될 재정적 페어플레이(FFP) 제한으로 인해 그를 데려오는 것이 불가능했다"고 밝혔다.

메시는 두 번 다시 2년 전 기억을 반복하고 싶지 않아 했다. 그는 인터뷰에서 "나는 그 일이 다시 일어날까 두려웠다. 바르셀로나로 돌아가길 정말 원했고 그렇게 될 수 있을 것 같아 기뻤지만, 2년 전 일을 경험한 후 다시 같은 상황에 있고 싶지 않았다"고 솔직하게 고백했다. 이어 "(나 때문에) 선수들을 팔거나 연봉을 낮춰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나는 그런 일을 겪고 싶지 않고 그와 관련된 일로 인한 무언가를 얻고 싶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돈다발을 들고 온 알 힐랄도 메시의 꿈을 채워주지 못했다. 그와 달리 마이애미는 최근 미국의 두 대기업과 협력을 통해 메시에게 매력적인 제안을 했다. 또 다른 매체 디 애슬래틱은 "애플이 출시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애플 TV+가 올해부터 10년간 MLS 중계사로 선정됐다. 시즌 패스 수익의 일부를 공유하는 제안을 메시에게 했다. 또 유명 스포츠 브랜드 아디다스도 MLS를 통해 얻는 수익을 메시와 공유하려 한다"고 상세히 전했다.

이를 바탕으로 BBC는 "메시는 이미 마이애미에 집을 소유하고 있으며, 라이프 스타일과 축구를 넘어선 대형 브랜드와 계약 등 다양한 이유에 끌렸다"고 전했다. 메시 역시 "돈 문제였다면 사우디아라비아나 다른 곳을 갔을 것이다. 진실은 내 최종 결정이 돈이 아닌 다른 곳에 있다는 점"이라고 선을 그었다.


바르셀로나 아닌 유럽 생활 의미 없는 메시 "일상을 더 즐길 때가 왔다"


바르셀로나 시절 리오넬 메시./AFPBBNews=뉴스1
리오넬 메시가 뛰게 될 인터 마이애미 구단 클럽하우스 전경./AFPBBNews=뉴스1
리오넬 메시를 환영하는 마이애미./AFPBBNews=뉴스1
메시가 오랜 고심 끝에 마이애미행을 결정하면서 그의 축구 인생 한 챕터도 끝나게 됐다. 메시는 2000년 바르셀로나 유스팀 입성 후 2004년 1군에 데뷔해 전설의 시작을 알렸다.

바르셀로나에서 17시즌 간 778경기에 출전해 672골 305도움을 올렸고, 아르헨티나 국가대표팀 유니폼을 입고는 174경기 102골을 기록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공인 통산 806골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8·알 나스르)에 이어 역대 득점 2위이며, 바르셀로나와 아르헨티나에서는 최다골 1위다.

우승 경력도 화려해 바르셀로나에서만 10번의 리그, 4번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7번의 코파 델 레이(FA컵) 등 35개의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짧은 PSG 생활에서도 2년 연속 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해에는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마침내 월드컵 우승 트로피를 차지하면서 축구선수로서 이룰 수 있는 모든 것을 이뤘다.

BBC는 "메시의 유산은 바르셀로나에서 보낸 시간과 지난해 12월 아르헨티나를 월드컵 우승으로 이끈 데서 비롯된다"면서 "PSG에서 두 시즌은 리그 우승은 했지만, 두 번 모두 챔피언스리그 16강에 그쳤기에 프랑스에서의 시간은 크게 성공적이지 못했다"고 요약했다.

메시 역시 "월드컵에서 우승하고 바르셀로나로 갈 수 없게 된 후, MLS에서 다른 방식으로 축구하고 일상을 더 즐길 때가 왔다는 것을 느꼈다"고 환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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