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형 감독은 11일 인천광역시 미추홀구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릴 두산 베어스와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정규시즌 홈경기를 앞두고 "요즘 시대에 벌어지면 안 되는 일이 생겼다"면서 "내 관리 소홀이라 생각하고 감독 입장에서 죄송하다. 재발 방지에 힘쓰겠다"고 머리를 숙였다.
지난 6일 인천 강화SSG퓨처스필드에서 일어난 2군 선수단 내 폭행 사건이 이유였다. 선수 A는 후배 B가 다른 선수들과 하는 이야기하는 것을 보고 태도와 표정이 좋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B 포함 어린 선수들이 A에게 단체 얼차려를 받았고, 이 중에는 기합인 줄 모르고 온 C와 D도 있었다. 당시 몸 상태가 좋은 편이 아니었던 C는 이후 후배 B 탓에 얼차려를 받게 된 것을 알았고 B의 엉덩이를 야구 배트로 두 대 쳤다. D는 또 한 번 선수들을 불러 얼차려를 줬다. 이 사실이 2군 코치가 B의 몸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드러났고 SSG는 보고받은 그날 KBO 클린베이스볼센터에 신고했다. 자체 조사를 통해 경위서를 작성, 9일에 제출했고 현재는 KBO에서 조사 중이다.
이유가 뭐가 됐든 다른 선수들에게 얼차려를 주고 폭력을 행사했다는 점에서 중징계는 피할 수 없어 보인다. 폭력을 행사한 세 선수의 퇴출까지 바라보는 야구계 시선도 있다. 3년 전 비슷한 이유로 잘못을 반복한 SSG라는 것이 이유다. SSG 랜더스의 전신 SK 와이번스 시절인 2020년에도 똑같은 장소에서 선배들의 후배들을 향한 단체 기합 및 폭행이 벌어졌다. 이때 이유는 조금 더 분명했다. 일부 선수들의 숙소 무단이탈을 발견한 것에서 시작됐고 이 중 서로 다른 두 명의 무면허 운전과 음주 운전까지 밝혀졌다. SK 구단은 이 사실을 알고도 은폐해 문제가 더 커졌었다.
당시 KBO는 상벌위원회를 통해 SK 구단에 2000만 원의 제재금을 부과했고, 관련된 선수들에게 10~30경기의 출장 정지 조치를 내렸다. SK는 이를 수용하며 "선수들이 폭력, 성범죄, 음주운전(무면허운전), 도박 등 경기 외적으로 품위를 손상하는 행위를 해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경우, 잘못의 정도에 따라 '원 스트라이크 아웃(퇴단)'을 적용할 수 있도록 기존 선수단 관리 규정을 개정하고 시스템을 재점검하겠다. 이와 함께 훈계 목적이라도 선수단 내 얼차려, 체벌 행위가 재발되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하겠다"고 사과문을 발표했었다.
한 SSG 관계자는 "아무리 후배한테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이 있었어도 그래서는 안 됐다. 방식이 잘못됐다"고 딱 잘라 말하면서 "이 일이 벌어지고 나서 사장님부터 시작해 다들 속상해했다. 그 중 한 명은 신인 시절 그런 일(2020년)이 벌어졌으면 같은 잘못을 안 하는 것이 정상인데 (선배들처럼) 똑같이 그랬다. 그래서 뒤통수 맞은 기분도 든다"라고 허탈해했다.
최근 학교 폭력의 심각성이 대두되고 선후배 간 얼차려와 폭행이 스포츠계 악습으로 인식이 확고히 자리 잡은 상황에서 같은 구단에서만 3년 새 두 건이다. 그 때문에 SSG가 이번 일을 어떻게 처리할지에 더욱 관심이 쏠린다. 3년 전 일에 대해서는 KBO의 처분을 수용하고 이중 처벌을 이유로 구단 자체 징계는 내리지 않았으나, 이번에는 분위기 쇄신을 위해 출장 정지 징계를 넘어 퇴단이라는 초강수를 둘 가능성이 있다.
SSG는 "구단에서도 KBO의 조사에 무조건 성실히 임할 것"이라며 "KBO측 조사 결과가 나오면 관련 입장을 정리, 발표하고 구단 차원에서 후속 조치를 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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