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KIA를 통해 KBO리그와 한국에 발을 디딘 소크라테스는 외야수 부문 팬 투표 2위(109만 6488표), 선수단 투표 3위(148표) 등 총점 2위(44.59점)로 첫 올스타에 발탁됐다.
올스타전에 앞서 열린 팬 사인회에서는 한 가지 어려운 부탁을 받았다. 한 팬이 소크라테스에게 자신의 이름을 한글로 써줄 것을 요구했다. 기본적인 인사말은 할 줄 알지만, 쓰는 데는 서툴렀던 소크라테스는 흔쾌히 휴대전화 속 팬의 이름을 보며 한 글자씩 또박또박 써 내려갔다. 꽤 예쁘게 완성된 사인을 보며 흡족해한 소크라테스의 표정이 백미. 한글 사인을 요청한 팬도 감사하다는 말과 함께 자리를 떠났다.
소크라테스는 2015년 미국 메이저리그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시절 유망주로서 마이너리그 퓨처스 올스타 경기에 참여한 적이 있다. 그때와 비교해 규모 면에서 비할 바는 아니었지만, KBO리그 올스타전만의 흥겨운 분위기를 즐겼다. 아내와 딸 로즈와 함께 찾은 소크라테스의 입가에는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지난해 5월 태어난 로즈도 선수들과 팬들에게 많은 귀여움을 받았다.
그는 "지난해 올스타전 참여가 아쉽게 불발됐는데 이렇게 다시 오게 돼서 기쁘다. 가족과 같이 오게 돼서 정말 좋다. 내가 느끼기에 한국분들은 아이를 정말 좋아하시는 것 같다. 로즈도 많이 귀여워해 주시고 그런 모습을 보는 것도 내겐 정말 즐거운 일"이라고 활짝 웃었다.
평소 경기 중에도 만나 친분을 나누는 국내 선수들과 달리 언어 장벽이 있는 외국인 선수들은 올스타전이 타 팀 선수와 교류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지난해 드류 루친스키(전 NC·현 오클랜드 애슬레틱스)를 찾아갔던 안우진(키움)은 이번엔 소크라테스를 찾았다.
소크라테스는 올해 안우진이 허용한 3개의 피홈런 주인공 중 하나로 지난달 28일 광주 키움전에서 한 방을 날렸다. 그날 안우진은 소크라테스에게 내준 선제 투런포를 포함해 올 시즌 한 경기 최다 실점인 5실점을 한 바 있다. 안우진에 따르면 소크라테스는 아직 한 번밖에 안 쳐서 다음에 만나면 한 번 더 홈런을 치겠다고 예고했다는 후문이다.
사전 행사에서 일부 팬들의 마음을 설레게 한 소크라테스는 본 게임에 들어가서는 사직구장에 모인 2만 2990명의 만원 관중을 하나 되게 했다. 이날 그는 나눔 올스타의 5번 타자 겸 좌익수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1회말 무사 1, 2루 첫 타석에 들어서면서 팀 동료 최지민, 이우성, KIA 마스코트 호돌이와 함께 자신의 응원가와 함께 중절모를 쓰고 트럼펫을 부는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KIA 관계자에 따르면 구단 마케팅 팀에서 먼저 제의해 소크라테스와 선수들이 흔쾌히 나섰다. 경기 전 연습 과정에서는 이우성, 최지민뿐 아니라 양현종, 최형우도 함께 참여해 웃음꽃을 피웠다.
경기력에서도 임팩트가 상당했다. 화려하게 등장한 첫 타석에서 박세웅의 직구를 공략해 우측 폴대를 맞히는 선제 스리런포를 날렸다. 3회에는 2루타, 7회에는 우측 담장 바로 앞에서 잡히는 시원한 타구를 연달아 보여주면서 사직 구장을 뜨겁게 달궜다. 그리고 그때마다 KBO리그에서 가장 인기 있는 응원가 중 하나인 소크라테스의 응원가와 머리 위로 ㅅ자를 그리는 율동이 자동재생되면서 KBO 10개 구단 팬들은 "타이거즈~ 소크라테스"를 힘차게 외치며 웃음꽃을 피웠다.
"최대한 즐기고 가겠다"고 각오를 밝힌 그 배경에는 2년 가까이 소크라테스에게 쏟아지는 한국 팬들의 애정이 있었다. 소크라테스는 "지난해부터 한국 팬분들의 사랑이 온전히 느껴졌다. 단순히 구장에서 응원해주시는 것뿐 아니라 (경기가 없을 때도) 길거리를 다닐 때 항상 사진을 요청하시고 반겨주신다. 그런 세세한 부분들이 내겐 정말 크게 다가온다. 정말 행복하다"고 미소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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