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5이닝 9피안타(1홈런) 4실점 패전
지난해 6월 2일(한국시간) 시카고 화이트삭스전 이후 정확히 1년 2개월, 426일 만의 등판이었다. 류현진(36·토론토)의 복귀전을 '기대 반 염려 반'의 마음으로 지켜봤다.
초반에는 '아이고, 이게 아닌데…'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류현진의 트레이드 마크였던 정교한 코너워크와 예리한 변화구를 찾아볼 수 없었다. 특히 체인지업의 회전이 풀려 떨어지지 않았다. 힘 없는 공이 가운데로 높이 들어가니 장타를 맞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1, 2회를 지나자 달라졌다. 포심 패스트볼의 구속이 시속 90마일(약 145㎞) 이상으로 생각보다 빨랐다(최고 147㎞). 커브의 낙폭도 좋았다. 3회 안토니 산탄데르를 상대로 볼카운트 2-2에서 6구째 커브가 땅에 닿을 정도로 뚝 떨어졌는데, 타자가 잘 때려 좌전안타가 됐다. 주무기였던 체인지업은 70점에도 미치지 못했지만, 커브는 80점 이상을 줄 만했다.
위기 관리 능력도 여전했다. 3회와 5회 병살타로 추가 실점을 막았다. 비교적 강한 타구였지만 코스가 야수 쪽으로 향했다. 덕분에 피안타 수에 비해 실점을 줄였고, 5회까지 의연하게 버텨낼 수 있었다.
아쉬운 점도 있었다. 결정적인 공 3개 정도를 굉장히 잘 던졌는데 구심이 스트라이크로 잡아주지 않았다.
상대팀 볼티모어는 아메리칸리그 승률 1위(0.617·66승 41패)인 데다 요즘 공격 찬스에서 가장 무섭게 때려내는 팀이다. 또 산탄데르를 비롯해 라이언 마운트캐슬, 오스틴 헤이스 등 류현진을 자주 상대한 강타자들도 많다. 어찌 보면 제일 어려운 팀을 만난 것이다.
그럼에도 전체적으로 보자면 복귀전치고는 잘 해냈다. 초반에는 걱정이 컸는데 나머지 이닝을 무난하게 소화해냈다. 제구 역시 아직 완벽하지는 않지만, 경기 후반에 나온 토론토의 불펜 투수들처럼 볼볼볼을 남발하지는 않았다. 앞으로 포심 패스트볼의 구속을 2마일(약 3㎞) 정도 끌어올릴 수 있다면 더욱 좋을 것이다.
무엇보다 경기 후 팔이 아프지 않은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동안 마이너리그에서 던졌을 때와 메이저리그 실전에 나선 것은 또 다르다. 혹시 뭔가 이상한 점이 있는지 면밀하게 체크하길 바란다.
/김인식 KBO 총재 어드바이저·전 국가대표팀 감독
김인식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 어드바이저는 한국 야구를 세계적 강국 반열에 올려놓은 지도력으로 '국민감독'이라는 애칭을 얻었습니다. 국내 야구는 물론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도 조예가 깊습니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감독으로서 MLB 최고 스타들을 상대했을 뿐 아니라 지금도 MLB 경기를 빠짐 없이 시청하면서 분석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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