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야구야 복싱이야... 가드 올린 유격수 vs KO펀치 날린 주자→6명 퇴장 '한밤의 난투극'

클리블랜드 호세 라미레즈(왼쪽)와 화이트삭스 팀 앤더슨이 6일(한국시간) 경기에서 언쟁을 벌이고 있다. /AFPBBNews=뉴스1

클리블랜드와 화이트삭스 선수단이 6일(한국시간) 경기에서 호세 라미레즈(왼쪽 3번째)와 팀 앤더슨(맨 오른쪽)의 난투극을 말리고 있다. /AFPBBNews=뉴스1

메이저리그(MLB) 경기에서 마치 격투기를 방불케 하는 벤치 클리어링이 일어났다. 무려 6명이나 퇴장당할 정도로 격렬하게 이뤄졌다.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와 시카고 화이트삭스는 6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의 프로그레시브 필드에서 2023 메이저리그 정규시즌 경기를 치렀다.

초반 흐름은 화이트삭스의 분위기였다. 선발 마이클 코펙이 5회까지 클리블랜드 타선을 노히트로 막아낸 가운데, 3회 루이스 로버트 주니어의 솔로포로 선취점을 올린 화이트삭스는 6회까지 홈런 3방을 더 추가하며 5-0으로 앞서나갔다.

사건은 6회 말 일어났다. 1사 후 안드레스 히메네스의 안타로 무안타 행진을 마감한 클리블랜드는 다음 타자 호세 라미레즈가 우익선상을 타고 나가는 2루타를 치며 한 점을 얻었다. 전력질주한 라미레즈는 2루 베이스로 향했고, 자리를 지키고 있던 화이트삭스 유격수 팀 앤더슨의 가랑이 사이로 슬라이딩해 들어갔다.

클리블랜드 호세 라미레즈가 6일(한국시간) 화이트삭스전에서 6회 말 2루타를 치고 2루에 안착했다. /AFPBBNews=뉴스1

화이트삭스 마이클 코펙(오른쪽)이 6일(한국시간) 클리블랜드전에서 6회 말 분노한 호세 라미레즈(가운데)를 말리고 있다. /AFPBBNews=뉴스1

그런데 이 과정에서 라미레즈와 앤더슨 사이에 언쟁이 붙었다. 라미레즈가 삿대질을 했고, 심상찮은 분위기를 느낀 심판이 급히 다가와 말렸지만 두 선수의 분노는 식지 않았다. 급기야 앤더슨은 글러브를 벗고 복싱의 가드 자세를 취하며 싸울 준비를 했고, 이후 주먹을 맞은 라미레즈도 '핵펀치'를 날려 앤더슨을 'KO'시켰다.

이에 양 팀 선수들이 우루루 그라운드로 몰려나와 두 선수를 말렸다.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에 따르면 더그아웃으로 돌아간 앤더슨이 클리블랜드 선수들을 다시 자극했고, 테리 프랑코나 클리블랜드 감독과 드말로 헤일 벤치코치가 페드로 그리폴 화이트삭스 감독과 언쟁을 펼치며 다시 갈등이 시작됐다.

6일(한국시간) 클리블랜드-화이트삭스전에서 페드로 그리폴 화이트삭스 감독(맨 왼쪽)과 마이크 사보(맨 오른쪽) 클리블랜드 코치가 언쟁을 펼치고 있다. /AFPBBNews=뉴스1

결국 이 벤치 클리어링은 14분 동안이나 이어졌고, 심판진은 난투극의 당사자인 라미레즈와 앤더슨, 언쟁을 펼친 프랑코나 감독, 그리폴 감독, 마이크 사보 클리블랜드 주루코치, 클리블랜드 투수 에마누엘 클라세를 퇴장 조치했다.

MLB.com에 따르면 라미레즈는 앤더슨이 그동안 계속 필요 이상으로 강하게 주자를 태그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예전부터 그랬다"면서 "경기 중에도 '이런 식으로 하지 마, 무례하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앤더슨은 언론과 접촉을 피했다.

한편 경기는 화이트삭스의 7-4 승리로 끝났다.

화이트삭스 팀 앤더슨(오른쪽 2번째)이 6일(한국시간) 클리블랜드전에서 분노를 드러내고 있다. /AFPBBNews=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