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는 4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의 콜리세움에서 열린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 2023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원정경기에서 2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 3타수 무안타 2볼넷 2삼진 1도루를 기록했다.
시즌 성적은 타율 0.306에서 0.304(497타수 151안타)으로, 출루율과 장타율도 0.413와 0.658에서 0.412, 0.654로 모두 떨어졌다.
오타니의 이름값을 고려하면 아쉬울 법한 성적이지만 제대로 된 평가를 위해선 조금 자세히 들여다봐야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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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 공이 없다... 피해가는 투수들, 결코 비판할 수 없는 '출루율 0.479'━
아메리칸리그(AL)에서는 2위 루이스 로버트(시카고 화이트삭스·35개)와 격차가 커 크게 걱정할 게 없지만 빅리그 전체에선 공동 1위 맷 올슨(애틀랜타 브레이브스)로부터 달아나지 못하고 있다.
물론 오타니는 홈런을 비롯해 출루율과 장타율 모두 AL 1위를 달리고 있는 오타니의 리그 최우수선수(MVP) 수상은 거의 확실시되고 있다. 부상으로 멈춰섰지만 투수로서도 이미 10승 5패 평균자책점(ERA) 3.14, 167탈삼진을 기록해뒀기 때문이다. 2021년보다도 더 업그레이드 된 이도류로서 오타니는 MLB의 역사를 하나하나 갈아치워 나갔다.
다만 빅리그 전체 홈런왕이 주는 상징성을 무시할 수 없다. 수술을 마다하고 강한 의지로 타자로서 시즌을 이어가고 있는 그이기에 이 의미는 더 클 수 있다.
문제는 투수들이 승부를 걸어오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날만 봐도 투수들의 소극적인 승부가 잘 나타났다. 1회 1사에서 오클랜드 선발 뮬러를 상대로 볼넷을 얻어냈는데 MLB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의 게임데이에 따르면 오타니가 파울로 걷어낸 2구도 스트라이크 존을 벗어난 공이었다.
앞서가던 팀이 4-4 동점을 허용한 뒤 맞은 7회 오타니의 마음이 조급해진 것처럼 보였다. 이 때도 존을 파고든 공은 단 하나 뿐이었으나 오타니는 유인구에 방망이를 내며 적극적으로 타격했고 파울 3개를 골라냈으나 5구 크게 떨어지는 슬라이더에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팀이 6-10으로 역전을 허용한 9회 1사에 5번째 타석에 선 오타니는 1-2 불리한 카운트에 몰린 뒤 존을 빠져나가는 4구 슬라이더에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타선의 부진을 비판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홈런은 없었지만 지난 10경기 오타니의 타율은 0.287(35타수 10안타)로 나쁘지 않았고 출루율은 무려 0.479에 달했다. 얼마나 상대 투수들이 오타니를 상대로 피해갔는지를 알 수 있는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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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치면 뛴다, 빅리그 역사에 또 새겨 넣은 이름... '타자 오타니'만으로도 충분히 전설이다━
이는 시즌 20번째 도루로 오타니는 2021년 이후 2번째로 20홈런-20도루 클럽에 가입했다. MLB닷컴에 따르면 오타니는 40홈런-20도루 시즌을 2차례 이상 달성한 8번째 선수가 됐다. 에인절스 선수로는 역대 최초다. 40-20 자체도 빅리그 역사에서 34번에 불과했던 진기록이다.
올 시즌 20-20이 유력한 김하성(샌디에이고·17홈런 31도루)보다도 먼저 20-20을 달성했다.
지난달 24일 신시내티전 오른쪽 팔꿈치 내측 측부 인대(UCL) 파열을 당해 투수로서 조기에 시즌을 마감한 오타니는 타자로서 팀에 힘을 보태고 있다. 그러나 오타니의 침묵 속 팀은 고전을 거듭하고 있다.
AL에서 95패(42승)를 기록 중인 최하위 오클랜드에도 역전승을 허용하며 3연패를 당했다. 트레이드까지 마다하며 오타니를 지켰으나 그의 침묵 속에 에인절스의 미래도 점점 어두워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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