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에서 우승했다면 펑펑 울었을 텐데..." 염경엽 첫 정상에도 의외로 담담, 그래도 버킷리스트 드디어 달성 [부산 현장]

부산=양정웅 기자  |  2023.10.04 18:53
LG 염경엽 감독.
LG 선수단.
LG 트윈스 염경엽(55) 감독이 지도자 생활 16년 만에 처음으로 정상에 올랐다. 상상했던 감정은 아니었지만 기뻤던 것은 틀림없었다.

염 감독은 4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리는 롯데 자이언츠와 2023 신한은행 SOL KBO 리그 원정경기를 앞두고 "(우승하면) 되게 기쁠 줄 알았다. 그런데 의외로 담담했다"며 소감을 밝혔다.

앞서 LG는 전날 부산 원정길에서 페넌트레이스 우승을 확정지었다. 정규시즌 1위 매직넘버를 '1'로 줄인 상황에서 같은 날 2위 KT 위즈와 3위 NC 다이노스가 나란히 패배하면서 순위 역전의 가능성을 삭제했다. 이로써 LG는 역대 3번째이자 지난 1994년 이후 무려 29년 만에 정규리그 제패에 성공했다.

염경엽 감독 입장에서는 지도자로서 첫 리그 우승의 감격을 차지했다. 선수 은퇴 후 프런트로 일하던 그는 2007년 현대 유니콘스 수비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2013시즌부터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의 사령탑에 오른 그는 이듬해 페넌트레이스 2위와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차지하는 등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그러나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 사령탑 시절인 2019년에는 다 잡았던 1위 기회를 시즌 막바지 역전당하는 등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LG 염경엽 감독.
"(우승이) 맨 첫 번째 꿈이었다"고 말한 염 감독은 "감독을 하면서 아픔도 겪어보고, 좋았을 때도 있었다. 그런 경험들을 하면서 페넌트레이스 1위와 한국시리즈 우승은 꼭 한번은 해보고 싶었다"고 고백했다. 염 감독은 선수 시절인 지난 1998년 현대에서 통합우승을 차지했고, 양대리그였던 2000년에도 드림리그 1위와 한국시리즈 우승을 맛봤다. 하지만 지도자로는 처음 느끼는 감정이었다.

염 감독은 "우승을 한번은 하고 그만두는 걸 항상 가슴에 담고 있었기 때문에 되게 기쁠 줄 알았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기쁘긴 한데 분위기 자체가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엄청 기쁘지 않았다"고 말했다.

상상하던 장면은 따로 있었다. 염 감독은 "아마 잠실야구장에서 했으면 펑펑 울었을 것이다. 항상 그게 머리에 있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1위 할 수도 있다는 마음이 있었기에 우리 팬들과 함께 잠실구장에서 하는 상상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개인 차량으로 이동했다는 염 감독은 "어제(3일)는 눈물 한 방울이 안 나더라"며 "차라리 버스라도 탔으면..."이라며 미소를 지었다.

염경엽 LG 감독.
올 시즌을 돌아본 염 감독은 "감독 생활 중 가장 힘든 시즌이었다"고 고백했다. 4월 말부터 5월 초까지 선발 공백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었다는 염 감독은 "그래도 다시 자신감을 찾을 수 있었던 건 선수들 덕분이었다"며 공을 돌렸다. 그는 "선수들이 지고 있어도 뒤집을 수 있다는 생각으로 내가 얘기하지 않아도 움직였다. 목표의식이 뚜렷하다는 것으로 보면서 내 불안감을 자신감으로 바꿔줬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5월에 (승패마진)+10을 만들어 준 게 엄청 컸다"고 했다.

한편 LG는 이날 홍창기(우익수)-박해민(중견수)-김현수(지명타자)-오스틴 딘(1루수)-오지환(유격수)-박동원(포수)-문성주(좌익수)-김민성(3루수)-신민재(2루수)의 베스트 라인업으로 경기에 나섰다. 10월 6일 홈에서 팬들에게 인사를 할 때까지 베스트로 경기에 나올 예정인 염 감독은 "김현수와 주장 오지환에게 '이제 정해졌으니 힘든 사람은 내게 얘기하고, 부담스러우면 주장에게 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2023년 LG 페넌트레이스 우승 앰블럼. /사진=LG 트윈스 제공
LG 선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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