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판 딛고 3연패' 황선홍 "비판 신경 쓰지 않았다, 내 길을 간다" 파리올림픽을 바라본다 [항저우 현장인터뷰]

항저우=안호근 기자  |  2023.10.08 08:16
황선홍 감독(왼쪽)이 7일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우승 후 정우영을 끌어안아주고 있다.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내 갈 길을 갈 뿐."

황선홍(55) 감독이 아시안게임 축구 3연패라는 대업을 달성해냈다. 대회 전 많은 비판여론에 시달렸음에도 굴하지 않았고 결국 결과로 증명해냈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중국 저장성 항저우 황룽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과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결승전에서 0-1로 끌려갔으나 2-1 역전승을 거두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4년 인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 이은 3연패 대업이다.

대회 전부터 선수 선발에서의 잡음, 아쉬운 경기력 등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던 황 감독이다. 그럼에도 그는 묵묵히 자신의 길을 갔고 결국 나무랄 데 없는 과정과 결과로 '황선홍 매직'이라는 말까지 자아냈다.

시상식을 기다리며 미소짓고 있는 황선홍 감독. /사진=대한축구협회
경기 후 기자회견에 나선 황 감독은 벌써 미래를 내다봤다. "이게 끝이 아니다. 또 내일이면 뭔가를 갈망하게 되고 그걸 이어가기 위해 노력할 것이고 묵묵히 제 길을 가는 게 지도자의 의미"라며 "우승이 주는 건 오늘 하루 뿐이다. 우리도 예선 준비해야 하기 때문에 내일부터 다시 일하고 싶은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우승 비결에 대해선 "수비에 시간을 많이 할애를 했고 공격 쪽은 개성들이 워낙 강하기에 틀에 맞추지 않고 선수에 맞춰 퍼즐을 짜낸 것이 성공 요인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좀처럼 웃지 않았던 황선홍 감독은 우승을 하고서야 환한 미소를 보였다. 선수들에게도 마찬가지로 방심을 경계하게 했다. "선수들에게는 고맙고 수고했다고 얘기했고 대회 내내 긴장감 유지했던 건 심리적으로 토너먼트 대회가 중요하기 때문에 때론 조금 무겁게, 때론 즐기자고도 하며 컨트롤을 많이 하려고 했다. 다분이 방송용 (답변)일 수 있다"며 "웃는 걸 그렇게 싫어하지 않는다. 좋아한다"고 미소지었다.

파리 올림픽을 바라보는 황 감독은 "축구라는 게 점점 디테일해진다. 지원이 돼야 한다"며 "이번 대회에선 피지컬 파트와 함께 했는데 정우영을 60분 만에 교체한 이유는 그 선수의 퍼포먼스가 60분이면 고강도가 다 소진이 되기 때문이다. 이런 디테일한 부분이 지원이 안되면 앞으로는 축구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작심 발언도 했다.

정우영(오른쪽)이 자신의 금메달을 황 감독에게 걸어주고 있다.
이어 "그렇기 때문에 피지컬이나 분석 파트의 인원수를 늘려서 좀 더 선수들에게 좋은 서비스를 할 수 있게끔 같이 노력해야 한다"며 "이건 지극히 개인적인 문제가 아니고 정말 같이 노력하지 않으면 한국 축구는 발전할 수 없다"고 힘줘 말했다.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다시 만난 황선홍 감독은 조금 더 솔직한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백승호가 우승 후 안긴 이유에 대해 "승호 감격했겠지. 원래 나도 울어야 그림이 되는 건데"라며 "절실했을 것이다. 나도 절실했다. 승호에게 (비판 여론에 대해) 전혀 신경쓰지 말라고 했다. 선수들 다 모여있을 때도 말했다. 선수들에게 댓글도 보지 말라고 했다. 내가 경험했던 것이기 때문에"라고 말했다.

이어 "전혀 그런 걸 신경 쓰지 않는다. 네가 할 일만 충분히 하면 된다고. 앞으로도 그런 것들은 나도 경험이 있으니까. 다 뛰어넘어야 되는 것이다. 어??? 수 없는 일"이라며 "최선을 다해도 안 알아준다. 어쩔 수 없는 것이고 묵묵히 내 일을 하는 것이다. 남들 신경 쓸 이유는 없다"고 강조했다.

물론 제자들을 향한 비판에 대해선 안타까운 시선으로 바라봤다. 황 감독은 "후배들이 언론에 욕을 먹으면 안쓰럽다. 내 욕도 좀 그만하시라. 내가 뭐 그렇게 죽일 놈인가"라며 "내가 최선을 다하는 것 뿐이다. (대회 전 우승 확률이 35%였다는 것에 대해) 그 사람들 다 데리고 와라. 선수들에게도 대회 전부터 '너희가 최고다', '안에서만 문제 안 생기면 자신 있다'고 말했다. 밖에서 얘기하는 건 신경 쓰고 싶지가 않다. 가루가 될 정도로 (비판 당했지만) 맨날 그러는데, 뭐 신경쓸게 있겠나. 내 할 일을 할 뿐"이라고 전했다.

우승이 확정되자 기뻐하는 황선홍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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