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신료 징수는 매년 KBS에서 언급되는 주요한 부분이다. 시청자들이 직접 KBS를 위해 수신료를 내는 만큼, KBS는 충분한 성과를 내야만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런 상황이 계속되지 않았고 시청자들의 불만이 여기저기서 쏟아져 나왔다. 이는 결국 수신료 분리 징수란 결과로 이어졌다. 올해 초 대통령실에서 언급된 수신료 분리 징수는 숱한 반대에도 7월 시행령이 떨어졌으며 김의철 전 KBS 사장과 관련한 해임안은 의결됐다.
이후 새롭게 취임한 박민 사장이 대대적으로 개편 및 인사이동을 진행하면서 KBS의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 박민 사장 취임날, 여러 시사·경제 프로그램이 폐지됐으며 그중 가장 큰 화제성이 있던 KBS 1라디오 '주진우 라이브'가 주진우에 하차를 통보했다.
당시 주진우는 "한 간부는 방송 날 해고 통보는 비상식적인 일이고 예의가 아닌 줄 알지만 안 된다고 했다. 사장이 워낙 강경해서 어쩔 수 없다고 했다"라며 "'주진우 라이브'에는 내가 없다. 앞으로 '주진우 라이브'가 어떻게 되는지 설명을 듣지 못했다. 하지만 곧 사라질 운명"이라고 토로했다.
이 외에도 화제성이 좋았던 예능 프로그램 '홍김동전', '옥탑방의 문제아들'의 폐지를 결정했다. KBS는 폐지 이유를 정확하게 밝히진 않았지만, 시청률이 가장 큰 부분인 걸로 보인다. 두 프로그램 모두 저조한 시청률에 속했으나 현 미디어 상황을 살펴본다면 시청률은 프로그램 향방을 결정짓는 부분에서 큰 요소로 자리 잡지 않는다. 휴대폰 이용 시간이 늘어나고 TV 보단 유튜브를 더 선호하고, 긴 호흡 보단 짧은 호흡을 더 원하는 집단 사이에선 프로그램 화제성이 1순위다.
특히 '홍김동전'의 경우,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플랫폼, SNS 및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높은 화제성을 유지했으며 시청자의 충성도가 강했다. 충분히 미래 성장 가능성이 높은데도 불구하고 결국 KBS는 '홍김동전'을 폐지하기에 이르렀다. 시청자들의 반대 청원도 듣지 않은 채 말이다. 그렇다 보니 '홍김동전' 멤버들은 큰 활약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연예 대상에서 큰 이득을 얻지 못했으며 '2023 KBS 연예대상'은 '빅재미'는 없었다. 수상 이력과 관련, 일각에서는 '1박 2일' 팀이 대상을 받은 것 역시, 오랜 시간 프로그램을 유지해온 공을 치하하는 느낌이라 평가했다.
현재 KBS 예능은 '슈퍼맨이 돌아왔다' '살림하는 남자들 시즌2' '불후의 명곡' '1박 2일' 등이 있다. 그나마 최근 '개그콘서트'가 부활하면서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긴 하지만, 전체적으로 바라본다면 KBS는 올해를 기점으로 세대교체에 실패했다.
드라마도 이와 마찬가지다. 올해 KBS는 '순정복서', '가슴이 뛴다', '어쩌다 마주친, 그대', '오아시스', '두뇌공조', '혼례대첩', '고려 거란 전쟁' 등을 방영했다. 이 가운데 제대로 화제성과 시청률을 잡은 드라마는 올 하반기에 방영한 '고려 거란 전쟁' 하나다. 이 때문인지 별다른 대상 후보감이 없는 '2023 KBS 연기대상'의 주인공은 배우 최수종으로 좁혀져 가고 있다.
이번 연말 시상식에서 가장 심각한 건 가요 시상식이었다. KBS는 매년 '가요대축제'라는 이름으로 가요 시상식을 개최해왔다. 그러나 올해는 일본 개최설이 알려진 후 큰 비판을 받자, KBS는 '뮤직뱅크 글로벌 페스티벌'로 타이틀을 걸었다. 이후 '뮤직뱅크 글로벌 페스티벌' 1부는 서울 영등포구 KBS홀 생방송, 2부는 일본 사이타마현 베루나돔 녹화본을 방영했다. 일본에서 진행한 공연의 티켓값은 1일권 지정석 2만 2000엔(한화 약 20만 원)이다. 그 어떤 이유를 가져와도 KBS가 일본에서 연말 시상식을 진행했다는 건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한 행동이다. 아직도 국가 간 해결되지 못한 역사가 있으며 국민들의 분노가 남아있다. 공영방송이기 때문에 시청자의 수신료를 받으며 콘텐츠를 제작하는 KBS가 '돈' 하나만 쫓다가 모든 걸 놓쳐버렸다.
앞선 상황을 보고 있노라면 지상파 중에서도 정통성이 강한 KBS가 왜 이렇게 변했냐는 질문이 절로 나온다. 그엔 이렇게 답할 수 있겠다. 하루아침에 프로그램이 폐지됐고 출연자들은 일자리를 잃었다. 또 갑작스럽게 직원들의 위치가 바뀌고 국민 청원에 의견을 내도 어떠한 답이 들려오지 않는다. 그들의 무자비함이 수신료의 가치를 잃게 했고 어딘지 모르고 걸어가는 길은 시청자들에게 외면만 받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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