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김하성 역대급 수비 나올 뻔...' 왜 어썸킴의 야구에는 '감동'이 있나

김우종 기자  |  2024.05.22 15:54
김하성의 수비 모습. /AFPBBNews=뉴스1
'어썸 킴' 김하성(29·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은 늘 몸을 아끼지 않는 투혼으로 많은 홈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그가 타석에 들어설 때마다 팬들이 '하성킴'을 연호하는 이유 중 하나다. 그리고 이번에도 역대급 수비 장면을 만들 뻔했으나, 아쉽게 세이프 판정을 받고 말았다.

김하성은 22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의 그레이트 아메리칸 볼파크에서 펼쳐진 신시내티 레즈와 2024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원정 경기에 9번 타자 겸 유격수로 선발 출장, 2타수 무안타 1볼넷 1도루를 기록했다. 비록 안타는 때려내지 못했지만, 볼넷을 골라내며 연속 출루 행진에 성공했다. 김하성의 타율은 종전 0.216에서 0.214로 떨어졌다.

김하성의 올 시즌 성적은 51경기에 출장해 타율 0.214(173타수 37안타) 6홈런, 2루타 4개, 3루타 2개, 22타점 25득점 30볼넷 36삼진 11도루(1실패) 출루율 0.332 장타율 0.364 OPS(출루율+장타율) 0.696이 됐다.

김하성은 지난 14일부터 16일까지 열린 콜로라도와 3연전 중 2번째 경기에서 안타를 기록했고, 17일 하루 휴식 후 18일 애틀랜타전에서 다시 안타 생산을 재개했다. 그리고 19일 경기가 비로 인해 취소된 가운데, 20일 애틀랜타전에서는 시즌 6호 홈런을 포함, 4타수 2안타(1홈런) 1타점 2득점 1볼넷으로 3출루 경기를 해냈다. 그리고 21일 더블헤더 1차전에서 또 한 번 3출루 경기를 완성한 뒤 2차전에서도 안타를 치면서 4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이어갔다. 비록 이날 무안타로 연속 안타 행진이 '4'에서 끝났지만, 연속 출루 행진은 5경기로 이어간 김하성이었다.


이날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는 루이스 아라에즈(2루수)-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우익수)-주릭슨 프로파(좌익수)-매니 마차도(3루수)-제이크 크로넨워스(1루수)-도노반 솔라노(지명타자)-잭슨 메릴(중견수)-루이스 캄푸사노(포수)-김하성(유격수) 순으로 선발 타순을 구성했다. 선발 투수는 이 경기 전까지 3승 3패 평균자책점 6.37로 흔들렸던 조 머스그로브였다.

이에 맞서 신시내티 레즈는 제이콥 허트바이스(좌익수)-엘리 데 라 크루즈(유격수)-제이머 칸델라리오(1루수)-제이크 프렐리(우익수)-타일러 스티븐슨(포수)-마이크 포드(지명타자)-조나단 인디아(2루수)-산티아고 에스피날(3루수)-윌 벤슨(중견수) 순으로 선발 라인업을 꾸렸다. 선발 투수는 이날 경기 전까지 올 시즌 2승 4패 평균자책점 3.06으로 다소 승운이 따르지 않았던 앤드류 애보트였다.

김하성(왼쪽)이 21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 위치한 트루이스트 파크에서 펼쳐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2024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원정 경기에서 8회초 득점에 성공한 뒤 더그아웃으로 들어오며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김하성(오른쪽)이 21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 위치한 트루이스트 파크에서 펼쳐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2024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원정 경기에서 승리 후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와 하이파이브를 하며 기뻐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김하성은 팀이 0-2로 뒤진 3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첫 번째 타석에 들어섰다. 김하성은 상대 선발 애보트를 상대로 유리한 1-2의 볼카운트에서 4구째 바깥쪽 스트라이크 존에 공 반 개 정도 걸친 92.6마일(약 149㎞) 포심 패스트볼을 공략했으나, 투수 앞 땅볼로 물러났다. 투수가 1루수에게 공을 토스하기 전까지 그래도 최선을 다해 뛴 김하성이었다.

김하성은 팀이 여전히 0-2로 뒤진 5회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두 번째 타석을 맞이했다. 김하성은 애보트를 상대로 5구 승부 끝에 볼넷으로 출루했다. 마지막 스트라이크 존 낮은 코스를 파고든 92.2마일(약 148.4㎞) 볼을 잘 골라냈다. 이어 다음 타자 아라에즈 타석 때 투수의 타이밍을 빼앗으며 2루 도루까지 성공시킨 김하성. 그의 올 시즌 11번째 도루였다. 상대 포수가 아예 2루 송구조차 하지 못할 정도로 완벽하게 타이밍을 빼앗은 김하성이었다. 그렇지만 아라에즈가 유격수 땅볼에 그치며 득점은 올리지는 못했다.

김하성의 21일(한국 시각) 수비 모습. /AFPBBNews=뉴스1
김하성(오른쪽)이 21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 위치한 트루이스트 파크에서 펼쳐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2024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원정 경기에서 9회초 마이클 해리스 2세의 타구를 환상적인 호수비로 연결하며 처리한 뒤 포효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김하성은 팀이 계속해서 0-2로 뒤지고 있는 8회초 3번째 타석에 섰다. 선두타자 캄푸사노가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난 가운데, 김하성이 타석에 들어섰다. 김하성은 볼카운트 1-2에서 4구째 파울을 기록한 뒤 5구째 볼을 잘 골라냈다. 6구와 7구째는 모두 파울. 끈질긴 대결을 벌이던 김하성은 8구째 낮게 떨어지는 81.7마일(약 131.5㎞) 낮은 스플리터에 배트를 헛돌리며 삼진으로 아쉬움을 삼켰다.

공격에서 비록 안타는 치지 못했지만, 연속 출루 행진은 이어간 김하성. 진가는 수비에서 나왔다. 양 팀이 0-0으로 맞서고 있는 1회말 신시내티의 공격. 선두타자 허트바이스가 7구째 볼넷으로 출루한 뒤 다음 타석에 엘리 데 라 크루즈가 들어섰다. 초구 볼을 잘 골라낸 데 라 크루즈가 2구째를 받아쳤다. 타구는 마운드 오른쪽을 빠르게 타고 지나가며 2루수 쪽으로 향했다. 이미 1루 쪽으로 치우친 수비를 펼치고 있던 샌디에이고 내야진. 이 공을 향해 유격수 김하성이 뛰어간 뒤 허리를 굽히며 가까스로 낚아챘다.

그런데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이미 가속도가 붙은 상황에서 사실상 이미 외야 쪽으로 몸의 방향이 향하고 있었던 것. 여기서 김하성은 몸을 세운 채로 180도 회전하면서 그대로 1루 쪽으로 정확하게 공을 뿌렸다. 동시에 관성으로 인해 공이 손에서 떨어지자마자 몸은 완전히 날아가며 결국 넘어지고 말았다. 사실상 균형을 완전히 잃은 상황에서도 송구하는 순간만큼은 최대한 똑바로 몸을 세운 채로 오버스로를 펼친 김하성의 집념이 엿보인 수비였다. 사실상 포구와 베이스를 밟는 게 거의 같은 타이밍이었는데, 1루심은 세이프를 선언했다. 만약 아웃으로 연결됐다면 김하성의 역대급 수비 한 컷으로 남을 수 있었던 장면이었다.

김하성이 21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 위치한 트루이스트 파크에서 펼쳐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2024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원정 경기에서 9회초 마이클 해리스 2세의 타구를 환상적인 호수비로 연결하며 처리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김하성. /AFPBBNews=뉴스1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김하성. /AFPBBNews=뉴스1
김하성은 이후에도 계속해서 좋은 수비를 보여줬다. 2회말 2사 2루 상황. 칸델라리오의 타구가 크게 바운드되며 2루 쪽으로 향했는데 다소 짧았다. 이 타구를 향해 김하성이 쇄도한 뒤 기민하게 1루로 송구하며 이닝을 종료시켰다. 칸델라리오는 헬멧을 그라운드에 내동댕이치며 분을 표출했다. 김하성은 5회말에도 좋은 수비를 보여줬다. 선두타자 데 라 크르주의 타구가 크게 바운드되며 유격수 쪽으로 향했다. 그런데 체공 시간이 다소 길었다. 김하성은 잡자마자 글러브에서 빠르게 공을 뺀 뒤 1루에 매우 강하게 던지며 아웃을 잡아냈다. 조금이라도 지체했다면 세이프가 될 수 있을 정도로 간발의 차였다. 이어 6회에는 선두타자 스티븐슨의 드롭성 직선 타구를 향해 절묘하게 글러브를 갖다 대며 잘 낚아챘다. 이렇게 타격과 주루뿐만 아니라 수비에서도 최선을 다하는 김하성의 모습에 샌디에이고 팬들은 늘 감동하고 있다.

한편 신시내티는 2회말 2점을 잘 뽑은 뒤 끝까지 이 점수를 잘 지켜내며 승리했다. 2회말 신시내티는 선두타자 인디아가 볼넷으로 출루한 뒤 1사 후 벤슨이 좌전 안타를 쳐냈다. 상대의 견제 실책으로 주자가 각각 추가 진루에 성공한 가운데, 허트바이스의 좌익수 플라이 아웃 때 3루 주자 인디아가 태그업에 성공, 선취점을 뽑았다. 이어 후속 데 라 크루즈가 우전 적시 2루타를 때려내며 2-0을 만들었다. 결국 신시내티는 선발 애보트의 7이닝(92구) 4피안타 1볼넷 2탈삼진 무실점 역투를 앞세워 2-0으로 승리했다. 신시내티는 산발 3안타로, 샌디에이고(5안타)보다 안타를 2개 적게 쳤지만, 2회 집중력으로 승리할 수 있었다. 샌디에이고는 2연패에 빠진 채 25승 26패로 5할 승률이 무너지고 말았다.
김하성(오른쪽)이 21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 위치한 트루이스트 파크에서 펼쳐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2024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원정 경기에서 9회초 마이클 해리스 2세의 타구를 환상적인 호수비로 연결하며 처리한 뒤 점프하면서 포효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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