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번 회의에도' 전력강화위 박주호, 홍명보 선임 몰랐다... "넌 지도자 안 해봐서" 무시까지 받아

박주호. /사진=유튜브 '캡틴 파추호' 캡처

박주호(37) 대한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회 위원조차 홍명보(55) 감독이 한국 A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다는 소식에 깜짝 놀란 모습을 보였다.

박주호는 8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캡틴 파추호'를 통해 전력강화위원회로서 대표팀 감독 선임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개했다.

선수 시절 대표팀 수비수로 활약했던 박주호는 지난 2월부터 정해성 전 전력강화위원장이 이끄는 전력강화위원회에서 감독 선임 작업을 위해 노력해왔다. 박주호는 유튜브 촬영에서 외국인 감독 후보에 대해 얘기하다가, 홍명보 감독이 대표팀 사령탑으로 내정됐다는 뉴스를 접하고는 당황해하는 모습을 보였다. 감독 선임 과정에서 전력강화위 소통부터 원활히 이뤄지지 않았다는 뜻이기도 했다. 박주호도 작심 비판을 날렸다.

지난 5개월 동안 약 20차례 회의 참석했다는 박주호는 홍명보 감독 선임에 대해 "정말 몰랐다"며 "홍명보 감독으로 내부적으로 흘러가는 느낌이 있었다. (홍명보 감독을) 언급하는 분들이 계속 있었다. 홍명보 감독이 인터뷰로 계속 안 하다고 말했기에 아닐 줄 알았다. 다른 대안이 있을 줄 알았다"고 말했다.

그동안 외국인 사령탑도 후보에 올랐으나, 축구협회의 최종선택은 홍명보 감독이었다. 박주호는 "(홍명보 감독이) 안 하신다고 했는데 됐고, 며칠 안으로 어떤 심경 변화가 있었는지 궁금하다"며 "정해성 위원장, 이임생 축구협회 총괄이사는 유럽에 왜 갔는지 모르겠다. 절차 안에서 이뤄진 게 아무 것도 없다. 어떻게 흘러갔고, 이래서 됐다는 정도는 말을 해야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주호는 제시 마치 등 외국인 감독 후보 등을 추천했다. 이에 박주호는 "처음에 마치에 대해 다들 별로 관심을 갖지 않았다"며 "회의 전부터 '국내 감독이 해야 되지 않나', '국내에 좋은 감독이 있는데' 라는 얘기가 있었다. 그래서 '어떤 장점이 있고, 뭐가 있느냐'고 제가 물어봤다. 그런데 외국 감독을 설명할 때는 '이건 안 좋고', '저건 안 좋고'라는 말했지만, 국내 감독은 '무조건 다 좋다'고 답했다"고 설명했다.

심지어 박주호가 의견을 냈을 때 "'그게 아니야. 주호야, 넌 지도자를 못해봐서'라고 말하는 분도 있었다"고 고백했다.

홍명보 한국 대표팀 감독.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축구협회는 지난 7일 한국 축구를 이끌 새로운 사령탑으로 홍명보 감독을 내정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날 8일에는 이임생 축구협회 총괄이사가 이와 관련된 브리핑을 진행했다. 홍명보 감독의 계약기간은 2027년까지다. 앞으로 홍명보 감독은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에 이어 2027년에 열리는 사우디아라비아 아시안컵까지 대표팀을 지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