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사칭부터 선물 공세까지, 팬덤이 대범해졌다. 잘못을 저질러 법원에 출석한 연예인들의 팬덤이 주위의 시선 따위는 의식하지 않는 행보로 대중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고 있다.
뺑소니 혐의로 구속 기소된 김호중은 지난 10일 첫 재판을 위해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했다. 첫 공판인 만큼 현장에는 취재진뿐 아니라 김호중의 팬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구치소 수감 중인 김호중은 검은색 정장을 입고 다리를 절뚝거리며 등장했고, 방청석에서 이를 보고 있던 팬들은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이날 김호중 측 변호인은 사건기록 열람, 등사 등이 지연된 점을 이유로 혐의 인정 여부를 밝히지 않았다. 결국 재판부에 "다음 기일에 공소 사실에 대한 입장을 밝히겠다"고 했고, 해당 재판은 15분 만에 빠르게 마무리됐다. 재판이 끝난 후, 김호중 측 변호인은 취재진에 "따로 드릴 말씀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그런데 웃지 못할 해프닝이 벌어졌다. 미상의 여성 A씨가 김호중의 모친이라며 한 매체와 인터뷰에 응한 것. A씨는 이 매체를 통해 "우리 애가 잘못한 거 맞다. 애가 겁이 많아서 그렇다. 너무 미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오열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A씨는 김호중의 모친이 아니었다. 모친을 사칭한 팬이었던 셈. 이날 김호중의 모친은 법원을 찾지 않았고, 부친만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약 불법 투약 혐의를 받은 유아인(본명 엄홍식)의 팬클럽도 대단한 팬사랑을 선보이고 있다. 이들이 처음 모습을 드러낸 건 지난 4월 16일 4차 공판이다. 이날 유아인의 팬으로 보이는 여성들은 모자와 마스크를 착용, 얼굴을 가린 채 양손에 "다 잘 될 거야. 힘내요", "우리는 언제나 아인 편"이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법원에 출석하는 유아인을 맞이했다.
그로부터 한 달 뒤인 5월 14일, 유아인 팬클럽은 또 다시 법원을 찾았다. 이날은 유아인의 5차 공판이 진행됐다.
유아인 팬들은 모든 재판이 끝난 후 법원에서 나와 차량으로 이동 중인 유아인을 배웅함은 물론, 선물 증정식도 진행했다. 한 팬은 유아인에게 "선물이다"라며 큰 쇼핑백 봉투와 편지로 보이는 선물을 건넸고, 유아인은 고개를 숙이며 팬들의 선물을 받았다. 또 다른 팬은 차에 탑승 중인 유아인의 뒷모습을 향해 "잘 챙겨드세요. 하쿠나 마타타"라며 유아인을 응원했다. '하쿠나 마타타'는 스와힐리어로 '문제 없다', '모든 근심과 걱정은 떨쳐버려라'라는 뜻이다.
이들은 지난달 18일 진행된 6차 공판 때도 어김없이 등장했다. 심지어 이번에는 6차 공판을 방청하기 위해 방청권을 직접 신청해 법원에서 유아인과 함께 했다. 이후 팬들은 유아인이 준비된 차량으로 이동하는 길에 일렬로 서 유아인을 향해 두 손을 흔들며 그를 응원했다. 뿐만 아니라 재판부는 "탄원서가 접수됐다. 아마 팬으로 보인다"며 유아인 공판과 관련해 탄원서가 들어왔다고 밝히기도 했다.
시상식 레드카펫이 아니다. 음주 뺑소니에 마약 불법 투약 혐의로 법의 심판을 기다리고 있는 김호중과 유아인이다. 두 사람을 향한 응원은 자신의 책상 서랍 깊숙한 곳에 있는 일기장에 써도 충분하다. 분명한 것은 이제는 가만히 있어 중간이라도 가야할 때다.
김호중의 2차 공판은 8월 19일, 유아인의 7차 공판은 7월 24일 진행된다.
<저작권자 © ‘리얼타임 연예스포츠 속보,스타의 모든 것’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