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가 여자 때렸다" 머스크·해리포터 작가 맹비난, 상대 선수는 '괴물'로 묘사... 女복서 기권→성별 논란에 전세계 폭발

이원희 기자  |  2024.08.03 15:35
남성 염색체를 가진 복서 이마네 칼리프(왼쪽). /AFPBBNews=뉴스1
2024 파리올림픽 복싱 종목에서 XY염색체(남성 염색체)를 가진 이마네 칼리프(알제리)가 여자 종목에서 승리해 성별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전 세계적으로도 여론이 들끓었다. 유명인사들도 비판에 동참했다.

미국 전기차 기업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는 지난 2일(한국시간) 자신의 SNS를 통해 칼리프의 승리에 대해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머스크는 전 미국 여자 수영 국가대표이자 여성 인권 운동가이기도 한 라일리 게인스의 게시글을 공유하며 "무조건 동의한다"고 적었다. 앞서 게인스는 "남자는 여자 스포츠에 뛸 수 없다"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탈리아 여자복서 안젤라 카리니는 이날 프랑스 파리의 아레나 파리 노르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복싱 여자 66kg 16강전에서 46초 만에 울음을 터뜨리며 기권패를 선언했다. 상대가 칼리프였기 때문이다. 칼리프는 XY염색체를 가지고 있어 여자 종목 출전을 놓고 논란이 따르고 있다. 카리니는 포기하지 않고 칼리프와 대결에 임했으나, 1라운드 시작부터 두 번의 펀치를 맞은 뒤 46초 만에 기권했다. 카리니의 헤드기어가 벗겨질 정도로 강펀치였다.

칼리프 승리 이후 전 세계가 비난을 퍼붓고 있다. 머스크, 게인스뿐 아니라 '해리포터' 시리즈를 쓴 영국 작가 J.K 롤링도 미소 짓고 있는 칼리프의 사진을 업로드하며 "방금 남성에게 주먹으로 가격당해 한 여성의 삶이 산산조각 났는데도, 칼리프는 웃고 있다"고 손가락질 했다. 카리니의 조국 이탈리아 조르자 멜로니 총리는 "남성 유전자를 가진 선수들이 여자 대회에 참가해선 안 된다"고 비판했다.

어쩔 수 없는 패배를 당한 카리니는 눈물을 터뜨렸다. 또 EA데일리 등 외신에 따르면 카리니는 경기 후 "마음이 찢어진다. 나는 아버지와 추억을 위해 링에 들어갔다. 전사라는 말을 여러 번 들었지만 내 인생을 위해 기권하기로 결정했다. 나는 살면서 그런 펀치를 맞아본 적이 없다"며 "싸우기 위해 링에 들어갔고 포기하지 않았지만, 펀치가 너무 아팠다. 명예롭게 싸우려고 했고 조국을 위해 항상 충성하려고 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싸울 수 없었다"고 안타까운 심정을 털어놓았다.

좌절하는 안젤라 카리니. /AFPBBNews=뉴스1
울고 있는 카리니 옆에서 칼리프는 미소를 지었다. 칼리프는 지난 해 세계선수권대회 결승전을 앞두고 DNA 검사에서 XY염색체를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실격 처리된 바 있다. 그러나 많은 논란에도 이번 파리 올림픽에 출전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염색체만으로 성별을 결정할 수 없다"며 칼리프의 출전을 허용했다.

러시아 남자 복싱선수 출신 에두아르드 크라브초프는 "칼리프가 남자라는 것을 모두가 잘 알고 있다. 남성 호르몬 테스토스테론이 많은 이는 체력과 속도 등 엄청난 이점을 얻는다. 칼리프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실격 됐지만, IOC는 자체 규정을 갖고 있다. 남자가 여자 스포츠에 뛰는 것은 역겨운 일"이라며 "복싱뿐 아니라 이런 여성은 더 많아질 것이다. 남자라고 부르기는 어렵지만, 이들은 과학적으로 여전히 남자"라고 강조했다.

심지어 8강에서 칼리프와 맞붙게 되는 헝가리 여자 복서 안나 루카 하모리는 가녀린 여성과 뿔달린 근육질 괴물이 함께 링 위에 서 있는 그림을 업로드해 불만을 표출했다. 하모리는 "칼리프가 여자 종목에서 경쟁하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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