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입장] 마침내 답한 배드민턴협회, '안세영 폭로'에 반박+사과 "면담 진행-문제점 파악해 조치할 것"

안호근 기자  |  2024.08.07 19:24
안세영이 7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 후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한국 배드민턴 단식에 28년 만에 올림픽 금메달을 안긴 안세영(22·삼성생명)이 대한배드민턴협회를 향해 비판을 쏟아냈고 침묵하던 협회가 드디어 입을 열었다.

대한배드민턴협회는 7일 오후 '안세영 선수 인터뷰 및 관련 기사에 대한 협회의 입장 표명'이라는 제목으로 일련의 사태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밝혔다.

협회는 "무더운 폭염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 스포츠 발전을 널리 알리기 위하여 애쓰시는 기자 여러분께 우선 2024 파리 올림픽 여자 단식 결승전 직후 안세영 선수의 인터뷰로 인하여 파리 올림픽이라는 축제의 장을 무겁게 만든 점에 대하여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시작하며 "선수단이 귀국하는 대로 빠른 시일 내에 국가대표팀 코칭스태프와 안세영 등 국가대표 선수들과의 면담을 진행하고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려 소상히 그 내용과 문제점을 파악하여 선수들을 보호할 수 있는 적절한 조치를 위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전했다.

# 선수의 컨디션을 고려하지 않은 무리한 대회 출전 강요?

협회는 "안세영 선수는 올림픽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올림픽 참가자격을 획득하고 1번 시드를 획득, 유지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였다"며 "우리 협회에서는 국제대회에 참가하는 과정에서 몸 상태를 고려하지 않고 선수의 대회 참가여부 의사를 무시한 채 무리하게 국제대회에 참가시킨 대회는 없었음을 말씀드린다"고 설명했다.

'벌금 때문에 무리한 대회 참가를 지시했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세계배드민턴연맹에서는 선수의 부상에 적절한 진단서(의사가 해외여행을 금지하는 내용의 진단서)를 세계연맹으로 제출 후 면제 승인을 받을 경우 벌금 및 제제를 면제하는 규정을 두고 있다"며 "벌금 규정 때문에 부상 입은 선수를 무리하게 국제대회 출전시킨 사례는 없었으며, 안세영 선수 역시 항저우 아시아경기대회 이후 2023 덴마크, 프랑스오픈에 불참하는 과정에서 구비서류를 제출 후 세계배드민턴연맹으로부터 어떠한 벌금과 제재를 받지 않았다"고 전했다.

금메달을 목에 걸고 애국가에 맞춰 가슴에 손을 얹고 있는 안세영. /사진=뉴스1
# 부상 관리 소홀에 "대표팀에 많이 실망했다, 대표팀과 계속 가기 힘들다" 발언에 대해

금메달 수확 직후 안세영이 밝힌 이야기 중 가장 대두된 부분이다. 부상 관리에 대한 협회의 대처에 큰 실망을 했다는 것이다. 안세영은 부상에 대한 오진도 있었다고 했는데 협회는 안세영이 치명적인 무릎 부상을 입은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이후 귀국한 뒤 안세영의 일정에 대해 공개했다.


- 2023년 10월 8일 입국 후 MRI 촬영(안세영 선수 개인적으로 병원 방문)
- 2023년 10월 9일 MRI 판독(서울투탑 정형외과 재활의학과/서울, 송파구 소재) : 김지은 국가대표팀 트레이너 동행
- MRI 촬영 병원과 판독 및 진단, 치료한 병원이 다른 이유는 MRI를 촬영한 병원에서는 10월 8~9일 휴일로 빠른 판독이 불가하여 김지은 트레이너틀 통하여 최대한 빠른 판독할 수 있는 병원을 섭외하여 김지은 트레이너와 동행하여 방문함.
- 진단개요 : 2주간 절대적인 휴식 및 안정이 필요하며, 재활까지는 4주가 걸릴 것으로 진단함.
(오른쪽 무릎 슬개건염 부분적 파열 및 슬개건 자체의 심한 붓기와 함께 물이 차 있음.
치료 처치: 오른쪽 무릎 조직 재생 주사치료)
- 병원에서는 차기 예정된 일본 마스터즈대회(11월 14일~11월 19일)의 참가는 불가하다는 의견을 제시하였으며, 이후 대회인 중국 마스터즈대회(11월 21일~11월 26일)의 참가도 어렵고 완전한 회복은 단기간에 이뤄지기 힘들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함.
- 이후 안세영 선수 본인 요청으로 소속팀(삼성생명)에서 재활 훈련을 진행하였으며 5주 재활 후 선수 본인의 강한 의지로 첫 복귀 국제대회인 일본 마스터즈대회(최종성적 3위)와 중국 마스터즈대회(최종성적 16강)에 참가함.
- 이후 안세영 선수는 2024년 말레이시아오픈(1월 9일~1월 14일) 및 인도오픈(1월 16~21일)을 연속하여 참가하였으며, 말레이시아오픈에서 우승 후 인도오픈 기간 중 8강전에서 허벅지 부상으로 기권.
- 안세영 선수는 8강전 기권 후 금요일 밤에 한국으로의 조기 귀국을 요청하였지만 국가대표팀 코칭스태프는 안세영 선수가 일정을 변경하여 토요일 비행기를 타서 일요일 한국에 귀국하더라고 휴일 귀국 등을 고려했을 때 즉시 진단 및 치료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하였으며, 부상 부위에 대한 진단이 정확히 되지 않은 상태에서 귀국길에 오르는 것보다 휴식 및 부상부위 안정을 취한 후 선수단과 같이 동행하여 귀국하는 것이 더 낫다고 판단하여 조기 귀국 조치를 하지 않았으며, 인도병원에서 안세영 선수의 진단 및 치료를 하기에는 인도병원에 신뢰도가 떨어져서 인도병원 이용 등의 조치는 하지 않았다고 밝힘.


협회는 아시안게임 이후 일련의 과정에서 대회 출전 강요가 없었으며 기권으로 인한 조기 귀국을 만류했던 이유를 밝혔다. 이어 트레이너 지원 부족과 부상 관리에 대한 허술함이 없었다는 근거도 제시했다.

협회는 "올림픽에 참가하는 12명의 배드민턴 선수 중 안세영 선수에게는 2024년 2월부터 전담트레이너를 지원하여 부상의 관리와 회복을 도왔다"며 "파리플랫폼에 도착한 후 이틀 뒤 안세영 선수는 훈련 중 불의의 발목 부상을 당하였으며, 발목 힘줄 손상 소견으로 대한체육회와 협의 하에 체육회의무팀 치료 지원과 파리 내의 한의원 진료 지원이 가능하였으나 안세영 선수가 치료를 받기 원하여 지명한 한의사를 서울에서 섭외하여 신속하게 파리로 파견(7월 22일 인천 출국, 8월 4일 파리 출국)하여 1100만원 이상의 경비를 소요하며 치료를 지원한 바 있으며, 이 과정은 안세영 선수의 부상이 언론을 통하여 외부로 알려질 경우 상대선수들에게 안세영 선수의 부상이 노출될 것을 우려하여 대한체육회와 협회 일부 관계자 외에는 철저한 보안을 유지한채 신속하게 진행하였음을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안세영의 오진 표현에 대해선 "안세영 선수가 방문하여 진료받은 병원과 진료 및 치료기록 등을 소상히 파악하여 어떠한 부분에서 오진으로 안세영 선수가 고통을 받았는지 확인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협회에서 철저하게 관리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6일 파리 공항에서 출국을 앞두고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는 안세영. /사진=뉴시스
# 안세영이 원한 트레이너의 동행 무산 이유는?

안세영이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 인터뷰와 공식 기자회견에서 연이어 언급했던 한수정 트레이너에 대한 논란에도 합류 및 퇴직 경과에 소개하며 맞섰다.


- 2023년 6월 국가대표팀에서 마사지를 통한 선수들 회복을 도울 수 있는 컨디셔닝 관리사 채용을 요청하여 협회에서는 검토 후 채용 과정 진행.
- 공개채용을 위한 채용 공고(2023월 6월 7일~6월 21일)
- 공개채용을 위한 면접 진행(2023년 6월 30일)
※ 면접관 : 대한배드민턴협회 전무이사, 대한배드민턴협회 경기력향상위원장, 국가대표팀 감독(이상 3명)
- 면접대상자 6명 중 한수정 채용(계약기간 2023년 7월 3일~2024년 6월 30일/1년간)
- 계약기간이 2024년 6월 30일로 종료됨에도 불구하고 올림픽 종료시까지는 안세영 선수에 대한 한수정 트레이너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판단하여 올림픽 종료시까지 계약 연장을 제안하였으나 한수정 트레이너의 파리행 거절로 인하여 선수단이 사전훈련캠프 출발일인 7월 12일까지만 계약을 연장하고 계약을 종료함.


# 비효율적 체력 프로그램 지적, 개인 트레이너 사용을 협회가 거절했다?

"단식과 복식에 따라 코칭스태프 구성과 훈련 방식이 달라야 한다. 체력 운동 프로그램도 보다 효율적으로 바뀌어야 한다. 현재의 낡은 시스템 아래에선 오히려 부상 위험이 크다"

"이제껏 우리 대표팀 운영은 국제대회 성적이 상대적으로 좋은 복식 위주였다. 경기력 관리를 위해 개인 트레이너를 쓰고 싶다는 의견을 여러 차례 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협회는 두 발언에 대해선 "국가대표팀 귀국 후 자체적으로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하여 훈련 방식 및 체력운동 프로그램 방식을 면밀하게 조사한 공유하도록 하겠으며, 안세영 선수의 '개인 트레이너를 쓰고 싶다'는 의견은 협회로는 공식적으로 전달된 바가 없으며, 이에 대한 사실관계를 정확하게 파악해 보겠다"고 전했다.

7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는 김택규 대한배드민턴협회장(왼쪽). /사진=김우종 기자
# "대표팀에서 나간다고 올림픽을 못 뛰는 건 야박하다", 개인 자격으로 국제대회 출전?

안세영은 협회의 불합리함과 부상 관리 소홀 등 문제를 지적하며 개인 자격으로 국제대회에 나서겠다는 뜻을 암시했다. 물론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다.

협회는 "현 협회 국가대표 선발 규정에서는 은퇴한 국가대표 선수의 국제대회 출전 허용 규정으로 '국가대표 활동기간을 횟수로 5년 이상인 선수를 대상으로 하며, 그 연령은 여자 만 27세, 남자 만 28세 이상으로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며 "관련 규정이 무시될 시 국가대표 선수들의 국가대표팀 이탈에 대한 우려가 상당히 있으며, 그럴 경우 협회의 국가대표 운영에 있어 상당한 고민에 빠지게 될 것"이라고 못 박았다.

이어 "또한 올림픽대회의 참가는 아래의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헌장에 의거 올림픽 참가선수의 최종 결정권한은 대한올림픽위원회에 있는바, 우리 협회의 임의적인 결정으로 선수에게 참가 권한을 부여할 수 없는 부분이 있음을 알려드린다"고 전했다.


다음은 IOC 헌장 발췌

1장 6조 1항 및
'올림픽대회의 경기는 국가간의 경쟁이 아닌 개인전 또는 단체전을 통한 선수들간의 경쟁이다. 올림픽대회에는 해당 NOCs가 이 같은 목적으로 선발한 선수들이 참가하며, 이들의 참가 자격은 IOC가 승인한다. 선수들은 관련 IFs의 기술적 관리 하에서 경쟁한다.'

4장 3조
NOCs는 올림픽대회와 IOC가 후원하는 지역별, 대륙별 또는 세계종합경기대회에서 해당 국가를 대표하는 독점적 권한을 가진다. 또한 각국의 NOCs는 선수단을 파견하여 올림픽대회에 참가할 의무가 있다.

4장 28조 부칙2:
2. NOCs의 업무
NOCs는 다음의 업무를 수행한다.
2.1 NOCs는 올림픽대회와 IOC가 후원하는 지역별, 대륙별 혹은 세계 종합대회에서 자국의 선수단을 구성, 조직하고 지휘한다. NOCs는 자국의 국내경기연맹이 제안한 참가선수 명단을 최종 결정한다. 이와 같은 선발 결정시 선수의 경기력 수준뿐만 아니라 자국 내에서 체육활동을 하는 젊은이들에게 모범이 되는 자질을 고려하여야 한다. NOCs는 국내 경기연맹이 제출한 참가선수 명단이 모든 면에서 올림픽헌장의 규정을 준수하고 있음을 보장해야 한다.



안세영의 귀국 기자회견에 몰린 수많은 취재진. /사진=뉴스1
이어 "단식과 복식은 엄연히 다른데 선수 자격을 박탈하면 안 된다"는 발언을 두고 안세영에게 복식 경기를 뛰도록 강요했다는 의혹이 번지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도 해명에 나섰다.

협회는 "국가대표 선수로 활동하는데 있어 단식 선수에게 복식경기를 하도록 종용한 사례는 있을 수도 없는 일임을 말씀드린다"며 "안세영 선수의 대표팀 결별 관련 발언 관련 우리 협회는 배드민턴 더 나아가 한국 스포츠의 중요한 선수가 국가대표팀을 떠나게 하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며, 안세영 선수의 귀국 후 열린 마음으로 심도 있는 면담을 통하여 구체적이고 소상하게 안세영 선수의 의견에 귀를 기울여 문제점을 파악하고, 협회가 선수를 보호할 수 있는 최대한의 조치를 취하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끝으로 6일 파리 코리아하우스에서 열린 배드민턴 대표팀 기자회견에 안세영이 불참한 이유로 "'아무 말도 하지 말고 기다려'라고 들었다"고 밝힌 것에 대해선 "기자회견에 불참하도록 의사를 전달하거나 지시를 한 바가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6일 파리 공항에서 출국을 앞두고 "한국에서 입장을 얘기할 것이다.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말했던 안세영은 7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 후 ""조금 말을 자제하도록 하겠다. 왜냐하면 협회와도, 팀과도 이야기를 나눈 게 아니다. 최대한 빨리 이야기를 나누고 말씀드리겠다"고 특별한 입장을 나타내지 않고 공항을 빠져나갔다.

협회가 안세영의 문제점 제기에 대해 해명에 나선 가운데 추후 열릴 것으로 보이는 안세영의 기자회견 등 입장 발표에 촉각이 곤두세워지고 있다.

안세영(가운데)이 뜨거운 취재 열기를 뒤로 하고 공항을 빠져나가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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