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 대표팀이 최종 엔트리 확정을 앞두고 또 고민에 빠졌다. 부상자 때문이다. 공교롭게도 삼성 소속의 국가대표 선수들이 한 명도 뽑히지 못할 위기에 처하고 말았다.
당초 삼성에서 국가대표로 발탁된 선수는 총 4명. 선발 투수 원태인과 외야수 구자욱, 내야수 김지찬과 김영웅이었다. 가장 먼저 다친 건 구자욱이었다.
구자욱은 LG 트윈스와 플레이오프 도중 부상을 당했다. 당시 도루를 시도하다가 슬라이딩 과정에서 왼쪽 무릎이 눌리고 말았다. 이후 무릎 인대 손상 진단을 받은 구자욱은 빠른 복귀를 위해 일본 요코하마에 위치한 이지마 치료원까지 다녀왔다. 하지만 끝내 한국시리즈에 출전하지 못했고, 대표팀에서도 낙마했다.
삼성과 대표팀 모두 큰 손해가 아닐 수 없다. 구자욱은 올 시즌 129경기에 출장해 타율 0.343(493타수 169안타) 33홈런 115타점 92득점 13도루(4실패) 장타율 0.627, 출루율 0.417, OPS(출루율+장타율) 1.044의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다. 당초 류 감독은 구자욱을 대표팀 주장으로 생각했으나, 이마저도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여기에 김지찬까지 발목 부상으로 대표팀 탈락이 확정됐다. 김지찬도 한국시리즈 도중 다쳤다. 왼쪽 발목 부상. 한국시리즈 종료 후 병원에서 검사를 받았는데, 전치 3~4주 진단이 나왔다. 류 감독은 지난 2일 "김지찬에게 물어보니 '아주 많이 불편하다'고 하더라. 아쉽게 탈락하게 됐다"고 밝혔다. 구자욱과 김지찬이 이탈하면서 대표팀 외야 자원도 6명에서 4명으로 줄어들었다. 그래도 류 감독은 "외야수 엔트리는 4명으로 간다. 만약 상황이 벌어질 경우, 신민재가 외야수를 본 경험이 있으니까, 외야를 맡을 수도 있다. (김지찬이 빠졌지만) 이주형과 홍창기가 있다. 잘 대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아직 끝이 아니다. 또 부상 탈락 위기에 빠진 사자 군단의 일원, 바로 김영웅이다. 어깨가 좋지 않다. 쿠바와 2차례 평가전에 모두 결장한 유일한 야수이기도 하다. 류 감독은 "김영웅 본인도 처음 겪는 부상이라고 하더라. 어깨 쪽이라 스윙하는 게 힘들다. 경기하다가 다친 게 아니라 대표팀 합류하러 올라오는 버스에서 그랬다고 해 참으로 의아하다. 전기치료도 하고 며칠 더 지켜볼 예정이다. 6일에 상무와 평가전이 있다. 이때도 안 된다고 하면 (대표팀 최종 엔트리 합류는) 어려울 것 같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만약 김영웅마저 탈락한다면 대표팀은 또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 김영웅은 올 시즌 타율이 0.252(456타수 115안타)에 불과했지만, 홈런을 무려 28개나 터트렸다. 주전과 백업으로 나서도 결정적일 때 한 방을 터트릴 수 있는 자원이다. 류 감독은 "김영웅은 장타 능력을 갖췄다. 왼손 대타로 괜찮은데"라며 재차 아쉬워한 뒤 "6일 상무전까지 회복이 안 되면 힘들다"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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