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유 레전드, 텐 하흐 옹호한 페르난데스에 독설 "그렇게 충성할 거면 개를 키워"... 주장도 책임 못 피했다

박재호 기자  |  2024.11.04 18:16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미드필더 브루노 페르난데스. /AFPBBNews=뉴스1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레전드가 주장 브루노 페르난데스(30)에게 쓴소리를 했다.

영국 BBC는 4일(한국시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주장 페르난데스가 텐 하흐 감독이 떠나기 전 이야기를 나눴으며 경질을 막지 못해 사과했다는 사실을 털어놨다"고 전했다.

이어 "페르난데스를 주장으로 임명한 감독은 텐 하흐다. 페르난데스가 비난을 받을 때에도 텐 하흐 감독은 공개적으로 그를 지지했다"고 전했다.

BBC에 따르면 페르난데스는 "감독이 떠나면 팀의 어떤 구성원에게도 좋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팀이 못 하면 선수 15명을 없애는 것보다 감독을 자르는 게 더 쉽다. 그 책임 일부를 나도 지고 있다"고 자책했다.

이어 "난 텐 하흐 감독에게 사과했다. 우리가 골을 넣지 못한 책임이 있다. 난 항상 100% 노력하고 있고 그도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경기 중 아쉬워하는 브루노 페르난데스의 모습. /AFPBBNews=뉴스1
하지만 맨유 주장 출신이자 레전드 로이 킨은 페르난데스의 발언에 감명을 받지 못했다. 그는 "페르난데스의 충성심을 지난 번에도 얘기한 적이 있다"며 "충성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보단 개를 키우는 게 낫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팀이 어려운 상황이 올 때까지 페르난데스는 충분한 리더십을 보여주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텐 하흐 감독은 지난달 28일 맨유에서 경질됐다. 후임 감독 선임을 서두른 맨유는 지난 1일 텐 하흐 감독의 후임으로 루벤 아모림 감독의 선임을 서둘러 발표했다. 계약은 2027년 6월까지다. 감독 대행인 루드 반 니스텔루이가 일단 3경기를 지휘한 뒤 아모림 감독이 정식으로 팀을 이끈다.

지난 2022년 4월 맨유로 부임한 텐 하흐 감독은 약 2년 반 만에 팀을 떠났다. 네덜란드 출신인 그는 아약스를 성공적으로 이끈 업적을 인정받아 맨유에 입성했지만 지난 세 시즌 동안 뚜렷한 성과를 보여주지 못했다.

데뷔 시즌이었던 2022~2023시즌 성적은 나쁘지 않았다.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3위에 올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에 진출했을 뿐 아니라 카라바오컵 우승으로 6년 만에 메이저 대회 우승을 안겼다.

에릭 텐 하흐 감독. /AFPBBNews=뉴스1
하지만 2년 차였던 지난 시즌 급격하게 추락했다. 일찌감치 UCL 조별리그에서 탈락하고 시즌 내내 부진을 거듭한 끝에 EPL 8위에 머물렀다. 불명예 기록도 만들어졌다. 리그 38경기 14패로 1992년 EPL 출범 후 맨유 단일 시즌 역대 최다 패배 기록이 나왔다. 또 해당 시즌 팀 실점 85골로 맨유 146년 역사상 단일 시즌 최다 실점을 기록했다.

지난 시즌을 끝으로 경질이 유력했지만 FA컵 우승이 모든 것을 바꿔놨다. 맨유는 시즌 막판 FA컵 결승에서 맨시티를 2-1로 꺾으면서 우승컵을 들어 올렸고 맨유 수뇌부는 텐 하흐 감독을 한 번 더 믿어보기로 했다. 지난 7월에는 기존 계약보다 1년 늘어난 2026년까지 맨유를 이끌기로 재계약까지 맺었다.

하지만 올 시즌에도 위기는 계속됐다. 여름 이적시장에서 조슈아 지르크지, 마타이스 데 리흐트, 누사이르 미즈라위 등 많은 돈을 들여 굵직한 선수를 영입했지만 지난 시즌에 비해 전혀 나아진 게 없었다. 리그 9라운드를 치르는 동안 승점 11(3승 2무 4패)로 14위까지 추락했다. 텐 하흐 감독이 2022년 맨유 지휘봉을 잡은 뒤 쓴 돈이 무려 6억 파운드(약 1조 6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큰돈을 썼지만 성적이 부진하니 맨유 팬들도 속이 터졌다. 결국 불명예스럽게 맨유를 떠나게 됐다.

에릭 텐 하흐 감독.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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