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시즌은 한화에 매우 중요한 시즌이다. 신구장 시대 개막과 함께 올 시즌 내내 치열한 예매 경쟁에 시달렸던 홈팬들이 늘어난 구장 좌석을 적극적으로 메울 것으로 전망된다.
한화가 보답해야 하는 건 바로 성적이다. 2023시즌을 앞두고 7년 만에 외부 자유계약선수(FA)에 투자를 한 한화는 2024시즌을 앞두고도 과감한 투자를 했다.
58승, 승률 0.420, 9위에 머물렀던 2023년보다 확실히 나아졌다. 8승이 늘었고 승률은 0.465, 순위는 8위로 한 계단 뛰어올랐다. 다만 한화가 기대했던 성적과는 차이가 컸다.
그럼에도 팬들은 한화생명이글스파크를 시즌 내내 가득 채워줬다. 1만 2000석 관중석은 대전의 야구 열기를 온전히 담아내기에 턱없이 부족했다. 시즌 내내 경이적인 96%의 좌석 점유율을 보였고 최종 80만 4204명의 관중수를 기록, 역대 구단 최다 관중 기록을 갈아치웠다. 47차례나 매진을 기록하며 KBO 역대 최다 기록도 새로 썼다.
열정적인 야구 팬들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내년 시즌엔 반드시 가을야구에 진출하겠다는 각오다. 이를 위해선 올 시즌 부족했던 부분을 오프시즌 동안 메워야 한다.
가장 중요한 건 외국인 선수다. 재계약을 했던 리카르도 산체스와 펠릭스 페냐는 부상과 구위 저하로 모두 짐을 쌌다. 지난해부터 관심 있게 지켜봐 온 하이메 바리아(28)는 20경기 6승 7패 평균자책점(ERA) 5.15라는 초라한 성적을 냈다.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가 3차례에 불과했다. 단기 대체 선수로 영입했던 라이언 와이스(28)가 16경기에서 5승 5패 ERA 3.73으로 맹활약한 게 위안이었다. QS도 11차례나 달성했다.
와이스는 충분히 재계약을 할 만한 가치가 있어 보인다. 단기간 놀라운 임팩트를 남겼고 특히나 이닝이터로서 능력을 보여준 게 높은 점수를 받을 만한 요소다. 짧은 기간을 뛰었음에도 QS는 류현진(16회)에 이어 팀 내 2번째였고 QS 달성률은 68.8%로 아리엘 후라도(76.7%) 다음으로 높았다.
내년 시즌은 달라질 수 있다. 류현진과 와이스, 문동주가 한 자리씩을 지키고 새 외국인 투수 한 명을 잘 뽑아온다면 5선발 자리는 데뷔 시즌 체력 문제를 나타낸 황준서와 지난해 초반 빼어난 투구를 펼치고도 부상으로 이탈했던 김민우 등이 치열한 경쟁을 벌여 충분히 메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불펜진엔 올 시즌 완벽한 마무리로 거듭난 주현상과 제구가 안정화되며 국가대표 투수로 성장한 김서현에 부상을 털고 합류할 이태양 등이 든든히 지킬 것으로 보인다. 전체 2순위 신인으로 계약금 5억원을 받은 정우주도 선발 혹은 불펜에서 한 자리를 차지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진다. 새 외국인 투수만 잘 뽑아온다면 투수력도 올해보다 확실히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타선에서도 핵심은 외국인 타자다. 요나단 페라자(26)가 시즌 초반 엄청난 활약을 했지만 부진할 때와 간극이 너무도 컸다. 전반기 타율 0.312 16홈런 50타점으로 훨훨 날았던 페라자는 후반기 타율 0.229 8홈런 20타점으로 완전히 다른 선수였다.
다만 시즌 중반 펜스에 충돌하며 부상을 당한 뒤 하락세를 탔다는 점을 고려하면 충분한 휴식을 취한 뒤 제대로 준비해 맞이할 새 시즌엔 좋았을 때의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가져볼 수도 있다.
물론 이밖에도 분발이 필요한 포지션은 많다. 류현진은 올 시즌 제 역할을 해줬지만 2년 연속 외부 FA로 한화에 입성한 '162억원 듀오' 채은성과 안치홍이 더 큰 몫을 해내야만 한다. 지난해 타격 2관왕 노시환도 올 시즌 주춤했다. 내부 자유계약선수(FA) 하주석을 잡을 것인지 외부로 시선을 돌릴 것인지를 포함해 많은 취약 포지션에서 영입을 검토해볼 수도 있다.
그럼에도 한화의 가을야구를 위해 가장 중요한 건 단연 외국인 선수의 안정적인 활약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오프시즌 외국인 선수를 얼마나 잘 데려올지가 내년 시즌 한화의 향방을 좌우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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