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팬들은 선수들을 욕하지 않는다."
유병훈(48) FC안양 감독이 한 말이다.
안양은 7일 오전 서울 신문로의 축구회관에서 K리그2 우승 및 승격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2012년 시민구단으로 K리그2 무대에 뛰어든 안양은 13년 만의 K리그1 무대를 밟게 됐다.
첫 승격 감독으로 안양의 역사를 쓴 유병훈 감독은 우승 기자회견에서 "안양이 영원히 1부리그에 있기를 바란다. 쓰러져도 일어나는 좀비처럼 K리그1에 남고 싶다"고 밝혔다.
K리그2 강자로 통했던 안양은 수차례 승격 기회를 놓치며 아쉬움을 삼켰다. 2018년과 2021년에는 K리그2를 3위와 2위로 마치고도 플레이오프에서 탈락했다. 2022년에는 당시 1부였던 수원 삼성과 승강 플레이오프(PO) 대결 연장 승부 끝에 승격에 실패했다.
올 시즌은 달랐다. 9월 28일 서울 이랜드전부터 3연패에 빠지기도 했지만, 부산 아이파크를 4-1로 꺾은 뒤 4경기 무패행진(2승 2무)을 달리며 일찌감치 K리그2 정상을 탈환했다. 어느 때보다 치열했던 2위권의 맹추격을 뿌리치고 다이렉트 승격에 성공했다.
그 비결로 안양 사령탑과 선수들은 팬들의 한결같은 응원을 꼽았다. 유병훈 감독은 "우리 팬들은 선수들을 욕하지 않는다고 확신한다"며 "나는 코치와 감독으로서 안양을 11년간 지켰다. 그분들은 21년을 지켰다. 이번 승격이 너무 자랑스럽고 감격스러운 이유다"라고 말했다.
부주장 김동진(31)도 "팀이 잘 안 되면 팬들이 욕을 하기도 하지 않나"라며 "안양은 선수들에게 항상 좋은 얘기만 하더라. 안양 만의 문화다. 선수들이 팬들의 다정함을 느끼고 있다. 가족 같은 끈끈함이 있는 팀이다"라고 말하며 미소지었다.
주장 이창용(34)도 팬 자랑에 막힘이 없었다. 그는 "팬들의 사랑이 많이 느껴지는 팀이다. (김)동진이도 많이 느꼈을 것"이라며 "처음 안양에 왔을 땐 1000명 남짓 오는 분위기였다. 점점 가족단위로 관중이 늘어나는 게 보였다. 길에서 안양 선수들을 연예인처럼 알아봐 주시기도 하더라. 갈수록 안양에서 무언가를 이루고 싶은 마음이 커졌다. 어떻게든 팀에 남고 싶었다"고 회상했다.
저니맨으로 통하는 베테랑 골키퍼 김다솔(35)도 안양 팬들의 열렬한 지지에 놀랐다는 후문이다. 포항 스틸러스와 수원FC, 수원 등을 거쳐 커리어 7번째 팀에 온 김다솔은 "선수들이 매 경기를 잘 할 수는 없지 않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특히 어린 선수들이 힘들어하기도 한다"며 "신기하게도 안양 팬들은 선수들에게 믿음이 대단한 것 같다. 상대 팀이었을 때도 느꼈다. 팬들 덕분에 선수들도 더욱 간절해졌다. 매번 감사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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