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종신 선언→FA 신청→결국 KT행', 허경민 '4년 40억'에 이적... "정말 힘든 결정, 두산 팬들께 감사"

안호근 기자  |  2024.11.08 15:45
허경민(왼쪽)이 8일 KT와 FA 계약을 맺고 이호식 KT 스포츠 대표이사와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KT 위즈 제공
자발적으로 팀에 남겠다던 말은 무의미해졌다. 두산 베어스의 프랜차이즈 스타 허경민(34)이 결국 KT 위즈로 향했다.

KT 위즈는 8일 내야수 허경민과 FA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2020년 이후 두 번째 FA 자격을 얻은 허경민은 4년 총액 40억(계약금 16억원, 연봉 18억원, 옵션 6억원)에 계약했다.

첫 번째 FA 자격을 얻은 허경민은 4년 전 두산과 4+3년 총액 85억원 계약을 맺었는데 올 시즌을 끝으로 첫 4년 65억의 계약이 마무리됐고 3년 20억원의 연장 옵션을 행사할 수 있었으나 결국 FA 선언을 했다.

우여곡절이 많았던 시즌이었다. 통산 타율 0.293의 허경민은 13시즌 중 3할 이상 타율을 기록한 게 4번이었는데 이 중 두 번이 예비 FA 시절인 2020년과 올 시즌이다. FA는 프로 선수에게 큰 동기부여가 될 수 있는 요소이고 유독 좋은 성적을 내는 선수들이 많아 'FA 로이드(FA+금지약물 스테로이드의 합성어)'라는 말이 붙을 정도인데 일부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팬들도 있었다.

지난 7월 24일 두산 일부 팬들은 잠실구장 인근에서 트럭 시위를 진행했다. 팬들이 직접 모금해 자신들이 하고 싶은 말을 전하는 용도로 트럭을 활용했고 여기엔 감독과 프런트는 물론이고 고액연봉자들에 대한 비판의 메시지도 담겨있었다. 허경민을 향해선 스탯 관리에 집중하는 선수라는 비판이 나왔다. 5월 한 때 부상으로 빠져 있기도 했는데 이러한 점을 종합해 오로지 자신의 스탯 관리에만 신경 쓴다는 지적이었다.

지난 9월 24일 홈 최종전을 마치고 두산 팬들에게 인사하는 허경민.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물론 팬들 사이에서도 과도한 비판이라는 이야기가 나왔다. 그동안 팀을 위해 누구보다 헌신한 선수이고 왕조 시절 중심에 있었던 핵심이었다. 주장도 맡았고 '팀 퍼스트'를 강조하는 그였기에 이러한 메시지는 상처가 됐다.

이 메시지가 자극이 됐을까. 허경민은 5출루 경기로 팀 승리를 이끈 뒤 단상 인터뷰에서 "저는 앞으로 계속 여기 있을테니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폭탄 발언은 남겼다. 트럭시위를 비롯해 선을 넘는 비난 여론에 대해선 서운함을 나타내면서도 이어진 인터뷰에서 "집에서도 항상 얘기하는데 저나 저희 가족이나 가장 행복한 건 이곳에서 마지막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두산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읽어볼 수 있는 발언이었고 팀 또한 허경민이 필요했다. 변수는 계약 조건이었다. 3년 20억원 옵션에 만족할 것이라는 반응은 많지 않았다. 그렇다면 FA를 신청한 뒤 두산과 원만한 합의를 통해 몸값을 높이는 방법이 유력해보였다.

예상대로 허경민은 FA를 신청했고 시장에 나왔다. 지난 6일 이천 베어스파크에서 열린 두산 마무리 캠프 현장에서 만난 이승엽 감독은 "FA 선수이기 때문에 전적으로 구단에 일임을 했다"며 "어떤 결과가 나오든지 지금 현재는 제가 드릴 수 있는 말은 없다. 협상을 잘 해주시면 좋겠다"고 전했다. 허경민의 필요성에 대해선 인정하는 발언이지만 지난해 양석환과 홍건희가 시장에 나왔을 때와는 다소 온도차가 느껴졌다.

이승엽 두산 감독이 지난 6일 두산 마무리 캠프 훈련에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안호근 기자
구단 내에선 허경민의 FA 신청에 대비해 기준 금액을 설정해 놨고 은퇴 후 지도자 생활을 적극적으로 돕겠다는 입장이었지만 KT의 제시액과 차이가 컸다. 기준 금액 이상 오버페이는 하지 않겠다는 계산이 있었다. 더구나 KT는 7일 주전 유격수 심우준(29)이 한화로 이적하며 내야에 큰 구멍이 생겼던 터였다. 허경민이 워낙 뛰어난 내야 자원임에도 오랫 동안 3루수에 전념해 왔기에 유격수로 활용하기엔 위험 부담이 있는 상황임에도 KT는 확실한 내야 자원을 우선 손에 넣고 포지션 문제는 차후에 고민하기로 했다.

허경민에게도 쉬운 결정은 아니었다. 허경민은 FA 계약 후 구단을 통해 "제 가치를 인정해준 구단에 깊이 감사드린다. KBO리그 강팀으로 자리 잡은 KT에서 두번째 우승에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면서도 "10년 이상 몸담았던 팀을 떠난다는 것은 정말 힘든 결정이었다. 그동안 응원해주신 두산 팬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프로 선수로서 언제나 최선을 다하는 플레이로 팬들에게 보답하겠다"고 전했다.

나도현 KT 단장은 "베테랑 내야수로 풍부한 경험을 가진 허경민은 뛰어난 컨택 능력과 정상급 수비력을 바탕으로 내야진에 안정감을 더해줄 수 있는 선수"라며 "평소 철저한 자기 관리와 성실함이 많은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길 기대한다"고 영입 소감을 밝혔다.

허경민은 두 차례 FA를 통해 100억 클럽에 가입하게 됐다. 4년 65억원에 이어 4년 40억원 계약을 맺으며 8년 105억원을 손에 넣게 됐다. 프로의 세계에서 돈은 곧 가치를 말한다. 팀에 남겠다는 발언에도 불구하고 그 약속을 지키기엔 자신의 가치에 대한 두 구단의 생각 차가 너무도 컸다. 허경민은 결국 자신의 가치를 더 높게 쳐주는 KT의 유니폼을 입게 됐다.

허경민이 8일 KT와 FA 계약을 맺고 KT위즈파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KT 위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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