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개봉한 '아메바 소녀들'은 학교괴담이 현실이 되어버린 개교기념일 밤, 저주의 숨바꼭질에서 살아 남아야만 하는 공포를 그린 이야기. 단편 영화 '버거송 챌린지'(2023), '빨간마스크 KF94'(2022)로 가능성을 입증한 김민하 감독의 상업 영화 데뷔작이다.
일찍이 '아메바 소녀들'은 제28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감독상, 왓챠가 주목한 장편상 '2관왕'을 달성하고 제57회 시체스국제판타스틱영화제, 2024 가오슝영화제, 제4회 자카르타 필름 위크에도 공식 초청되는 등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특히 김도연이 지연 역할로 첫 스크린 주연을 꿰차, 주목받는 '연기돌'로 떠올랐다. 영화감독을 꿈꾸는 방송부장 지연 캐릭터는 우연히 보게 된 저주의 비디오테이프로 인해 위험에 빠지는 인물. 두렵지만 자신과 친구들을 지키기 위해 마음가짐을 바로잡고, 극한의 상황에서도 침착함을 유지하며 친구들을 이끈다. 아메바 소녀들의 리더로서 카리스마를 발산, 색다른 얼굴을 드러낸 김도연이다.
김도연은 이미 드라마 '멜로가 체질'(2019) 특별출연, 2021년 '간 떨어지는 동거', '원 더 우먼' '지리산' 등 출연으로 안정적인 연기력을 보여준 바 있다.
김도연은 1일 진행된 스타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유쾌하고 밝은 모습은 안 보여드린 지가 좀 된 거 같아서, '아메바 소녀들'을 고민 없이 선택했다. 저는 제가 재료로서, 장르나 깊이나 이런 거와 전혀 상관없이 다양하게 사용해 주셨으면 하는 바람을 늘 갖고 있다. 그래서 B급 코미디든 호러든 부담은 없다. 실제로 촬영하면서도 어려웠던 점은 크게 없었다"라고 밝혔다.
'아메바 소녀들'에 남다른 애정을 쏟은 만큼 애틋한 마음을 표했다. 그는 "부천국제영화제 일정을 마치고, 다 함께 식사 자리를 가졌는데 이렇게 행복한 느낌은 정말 오랜만이었다. 제작사 대표님, 감독님 두 분의 '아메바 소녀들'을 향한 순수한 사랑이 너무 느껴져서 큰 감동을 받았다. 내가 이런 화목한 환경에서 일하고, 영화제도 처음 가게 되고 하는 기쁨들이 문득 몰려와서 눈물을 흘렸었다. 감독님도 저랑 같이 우셨다"라고 떠올렸다.
이어 "촬영 당시 무척 유쾌했던 게, 감독님이 혹여 영화가 잘 안 되더라도 현장의 기억이 좋아야 한다는 말씀을 늘 강조하셨었다. 정말로 학교 다니는 것처럼 배우들끼리 쉬는 시간에 함께 맛있는 거 먹고, 새벽 촬영 땐 '엽떡' 배달을 시켜 먹는 등 재밌게 여고생 같이 지냈다"라고 훈훈한 추억을 전했다.
지연 역할과 높은 싱크로율을 자랑하기도. 김도연은 "저는 학창 시절에 치어리딩에 빠져 있었는데, 뭐 하나에 몰두하는 게 지연이와 비슷했다. 또 저도 학교 다닐 때 치어리더 단장에 임원도 맡고, 지연이처럼 리더십과 책임감이 강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제가 10대 때 데뷔를 해서 달라진 게 많다. 제 인생은 데뷔 전과 후로 나뉜다. 학교 다닐 땐 고민이 전혀 없고 단순한 면이 있었는데 지금은 생각하는 거 좋아하고 혼자 대화하고 글도 많이 쓴다. 매일 일기를 쓰며 머릿속에 있는 걸 꺼낸다. 전보다는 많이 진지해지면서 오는 갈증이 있었다. 근데 이번에 '아메바 소녀들'을 하고 난 뒤 약간 가벼워진 거, 이점이 저한테는 좋게 작용됐다"라고 작품의 의미를 되새겼다.
'연기돌'로서의 장점을 내세우기도 했다. 김도연은 "임기응변, 대처 능력이 큰 도움이 됐다. 아이돌 생활은 워낙 엄청 빠르게, 빠르게 돌아가고 스케줄도 바쁘지만 그 안에서 늘 완성된 걸 보여줘야 하기에 기본적으로 자신감이 있다. 그렇다 보니 현장에서 감독님이 어떤 디렉션을 주셨을 때 내가 빨리 이해하고 빠르게 감독님의 니즈를 자신감 있게 채워드리는 거, 그런 부분에서 아이돌 활동이 도움됐다"라고 내공을 드러냈다.
2017년 웹드라마 '아이돌 권한대행'으로 연기를 시작했지만 배우에 큰 뜻은 없었다는 김도연. 그는 "소속사(판타지오)에서 하라고 하셔서 한 거였다. 정말 아무 생각 없이 (최)유정이랑 재밌게, 그렇게 처음 시작을 했다. 이후 위키미키에 완전히 집중해서, 그때는 사실 연기를 하고 싶지 않았다. 하나에만 집중하고 싶었다"라고 데뷔 초를 회상했다.
김도연은 "어느 정도 아이돌 생활을 하고 적응이 되어 차분해졌을 때, 웹드라마에 출연하며 차츰 (연기가) 좋아지기 시작했다. 저는 가수도, 연기도 모든 게 자연스럽게 스며든 편인 거 같다. 거창한 계기는 없어도 시작해서 하다 보면 잘하고 싶어지고 그러다 보면 사랑하게 되더라. 학창 시절 춤추는 걸 좋아해서 '꿈'을 적으라고 할 때 '연예인'을 쓰긴 했는데 확고한 꿈은 없었다. 제 고향이 원주라서 서울로 오디션을 보러 가는 친구들이 간혹 있었는데 저는 아니었다. 치어리딩에만 빠져 있었다. 그러다 원주에서 열린 댄스 경연 대회를 보러 갔다가 지금의 소속사 관계자분에게 명함을 받은 거다"라고 터놓았다.
이어 그는 "데뷔를 할 때까지도 시키면 하는 스타일이었다. 일단 와 보라고 하셔서 갔고, 춤과 노래를 불러보라고 하셔서 했더니 붙었다. 간절함이 없었다. 부모님도 저한테는 별다른 내색을 하지 않으셨다. 그렇게 금토일은 원주에서 서울을 오가며 연습을 했는데, 진짜 힘들었다. 연습생 시절 울면서도 그냥 했다. 왜냐하면 저한테는 포기하는 게 더 힘들었다. 그리고 그만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제가 뭘 하게 되면 꾸준히 하는 거 같다. 우연히 나간 오디션 '프로듀스 101'(2016)도 엄청 힘들어했는데 막판엔 간절함이 생겼다. 그때 처음 인생에서 간절함을 느꼈다"라며 범상치 않은 면모를 보였다.
또한 김도연은 "위키미키로 데뷔하고 나선 독기를 갖고 독하게 했다. 잠도 안 자고 임했는데 언제나 모든 일이 잘 되는 것이 아니고 내 맘대로 내 뜻대로 되는 게 아니니까, 받아들이는 연습을 하며 점차 덤덤해지고 유연해졌다. '아메바 소녀들'도 마찬가지인 거 같다. 매 순간 집중했고 잘 되면 너무 좋겠지만 우리 모두가 좋은 마음으로 임했기에 그 안에서 만족을 찾으려 한다"라며 성숙하게 얘기했다.
다만 김도연은 올해 8월 8일을 끝으로 지난 7년간의 위키미키 그룹 활동이 종료, 아쉬운 '해체'를 맞이하게 되며 눈물을 쏟았다. 그는 위키미키 해체 심경을 묻는 말에 "아쉬움은 저도 있다"라며 "저도 멤버들도 아쉬움이 많은데, 아쉽지만 우리끼리 다 같이 합심해서 뭔가를 위해 고군분투를 했고 열심히 달려왔다고 생각한다"라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김도연은 "(해체는) 어쩔 수 없고 이제 멤버 본인들이 좋아하는 새로운 거, 인생 2막을 열었다고 할 수 있을 거 같다. 그래서 아쉬운 마음으로만 가져가고 싶지 않다. 다들 너무 잘 해왔으니까. 저도 (멤버들에게) 용기를 얻어서 새 출발을 잘 해나가고 싶은 마음이다"라고 전했다.
이내 김도연은 눈물을 흘리며 "활동에 대한 아쉬움도 있는데 열심히 해온 게 생각이 나서 그렇다. 그때 우리의 열정이 예뻤던 거 같다"라고 말했다.
비록 각자의 길을 걷기로 했지만 돈독한 우애만큼은 변함없었다. 김도연은 "'아메바 소녀들' 시사회에 위키미키, 아이오아이 멤버들이 다 와줬다. 무대인사할 때 멤버들이 객석에 앉아있는 걸 보니까 너무 든든하더라. 영화 끝나고 (최)유정이가 문자 메시지를 보내줬는데 '너무 잘하고 있다, 넌 역시 최고야'라는 응원을 받았다. 제가 요즘 너무 열심히 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다 보니까 자신감이 필요했는데 유정이 응원 덕분에 큰 힘을 받았다"라며 감동에 젖었다.
최근 영국 단기 유학도 마치며 힘차게 새 출발의 시동을 건 김도연. 그는 "유학은 몇 년 전부터 가보고 싶었다. 저를 확정하는 걸 좋아해서, 꼭 연기 학교에 가려고 했던 건 아니고 막연히 다른 나라에서 살아보고 싶었다. 늘 꿈꾸고 강하게 '난 갈 거다, 갈 거다' 하는 생각을 몇 년을 하니까 진짜 그럴 수 있는 타이밍이 오더라. 말리는 사람들도 있긴 했지만 '지금 가야 되겠다' 결정을 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혼자 찾아보다가 영국에 연기 학교가 많다는 걸 알게 됐고 한국인 졸업생의 블로그를 보게 됐다. 그분이 한국에서 워크숍을 진행하고 계셔서 직접 연락해 수업을 요청드렸다. 그렇게 반을 꾸려서 선생님과 수업을 1년 정도 했다. 신체 훈련 위주로 했다. 그러다 영국 학교에 더욱 관심이 생겼고 선생님이 짧은 코스가 있다는 걸 알려주셔서 유학을 떠난 거다. 숏코스 중에 가장 긴 게 두 달 코스였다. 다녀와서 연기적으로 답을 얻은 건 없다. 오히려 답이 없다는 걸 얻었다. 답은 없지만, 문이 엄청 많이 열렸다. 내가 알고 있던 거 말고 되게 새로운 길들이 있고 형태가 무척 다양하다는 거, 그리고 내가 연기를 되게 좋아한다는 걸 깨달았다. 영어도 좀 늘었다"라고 웃어 보였다.
끝으로 김도연은 듣고 싶은 수식어에 대해 "'믿고 보는 배우'라고 해주시면 정말 행복할 거 같다. 나는 누군가에게 필요로 될 때, 좋은 사람임을 인정받을 때 힘이 된다"라고 당차게 말했다.
<저작권자 © ‘리얼타임 연예스포츠 속보,스타의 모든 것’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