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리, 문소리에 '소리꾼 윤정년 길' 인정받았다..자체 최고 15.5% [종합](정년이)

윤성열 기자  |  2024.11.11 08:58
/사진='정년이' 방송 화면
'정년이'에서 김태리가 '떡목' 시련을 딛고 다시금 국극 배우의 꿈을 꾸기 시작한 가운데, 문소리가 끝내 김태리의 꿈을 허락하며 뭉클한 여운을 남겼다.

11일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 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10일 방송된 tvN 토일드라마 '정년이'(연출 정지인, 극본 최효비, 기획 스튜디오드래곤, 제작 스튜디오N·매니지먼트mmm·앤피오엔터테인먼트) 10화는 수도권 가구 평균 14.3%, 최고 15.4%, 전국 가구 평균 14.1%, 최고 15.5%를 기록하며 지상파를 포함한 전 채널 동 시간대 1위를 수성했다. 이로써 '정년이'는 또 한 번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tvN 타깃인 2049 시청률 역시 수도권 평균 4.6% 최고 5.1%, 전국 평균 4.7% 최고 5.1%를 기록하며 지상파를 포함한 전 채널 동시간대 1위를 차지했다.(유료플랫폼 기준)

이날 방송에서는 떡목이 된 채로 국극을 계속하기로 다짐하는 윤정년(김태리 분)의 절절한 서사와 함께, 문옥경(정은채 분)의 예상치 못한 은퇴로 인해 파국의 소용돌이에 휘말리는 매란국극단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방송은 허영서(신예은 분)가 국극단을 함께 나가자는 문옥경의 제안을 정중히 거절하는 모습으로 시작됐다. 허영서는 윤정년이 매란으로 돌아와 자신과 제대로 실력을 겨루는 날을 기다려야 한다며, 어느새 윤정년을 진정한 라이벌이자 벗으로 받아들이게 됐음을 드러냈다. 이에 문옥경은 "넌 행운이야"라며 자신은 아무리 기다려도 그런 상대가 나타나지 않았다며 씁쓸한 눈빛으로 돌아섰다.

문옥경의 해명 기자회견과 함께 아편 스캔들은 일단락되는 듯했다. '바보와 공주' 합동 공연을 앞두고 비로소 한숨을 돌리게 된 강소복(라미란 분)은 윤정년을 매란으로 다시 데려오기 위해 목포행을 택하고, 허영서는 홍주란(우다비 분)에게 "정년이를 꼭 데려오겠다"는 약속을 남기고 소복을 따라 나섰다. 그리고 허영서는 목포로 향하는 차 안에서 문옥경이 국극단을 떠날 생각이 있어 보인다고 언질 했지만, 강소복은 애써 '신경 쓸 것 없다'며 쉬쉬했다.

서용례(문소리 분)는 정년이를 데려가겠다고 찾아온 강소복을 문전 박대했다. 강소복이 서용례를 설득하려 하는 사이 허영서는 윤정년을 찾아갔다. 허영서는 자신을 외면하는 윤정년에게 '추월만정' 레코드판을 건네며 다시 돌아가자고 설득했지만, 윤정년은 "이제 소리는 쳐다도 안 보고, 듣지도 않을 것"라며 단호하게 밀어냈다.

급기야 레코드판을 구워먹든 삶아먹든 알아서 하라는 윤정년의 위악에 발끈한 영서는 보란듯이 레코드판을 바다에 던져버렸고, 그 순간 윤정년은 레코드판을 건지러 바다에 뛰어들어버렸다. 그리고 수영을 못해 바다 속에 가라앉아버린 윤정년의 모습에 놀란 허영서가 따라 들어가 윤정년을 구해냈다.

뭍으로 나온 윤정년은 자신의 목상태를 알면서도 자꾸만 흔들리게 만드는 허영서에게 울분을 쏟아냈다. 이에 허영서는 윤정년에게는 소리뿐만 아니라 연기도 남아 있다면서 "단 한번만이라도 너 같은 연기를 하고 싶었다"며 눈물을 쏟았다. 이에 윤정년 역시 스스로의 마음에 솔직해지기로 했다. 예전처럼 무대 위에서 소리를 하고 싶다는 것.

허영서는 언제든 윤정년이 무대로 돌아오기를 기다리겠다는 진심을 전했고, 허영서와 헤어지고 돌아온 윤정년은 서용례에게 "아예 소리를 등지려 하니 숨을 못 쉬겠다. 소리가 안 나오면 안 나오는대로 무대에 서겠다. 목이 부러지면 군무를 하고, 다리가 부러지면 촛대로라도 서겠다"며 간절한 눈물을 흘렸다.

서용례는 강소복을 찾아가 윤정년을 들쑤시지 말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이에 강소복은 천재 타이틀을 잃자 소리판에서 떠나버린 서용례와는 달리, 윤정년은 도망치지 않고 자기 자리로 돌아올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리고 서용례에게 "정년이한테 떡목으로 어떻게 소리를 할 수 있는지 가르쳐줄 사람은 너 밖에 없다. 너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한 소절 만이라도 불러보면 너도 알게 될 것"이라며 외면하고 있던 스스로와 마주하라고 설득했다.

서용례는 터무니없는 소리라고 펄쩍 뛰며 돌아섰지만, 집으로 돌아가는 길 돌담에 기대 앉아 조심스레 소리를 내어 보았다. 하지만 여전히 갈라지고 텁텁한 소리에 고개를 떨군 채 눈물만 흘려 보는 이의 마음을 아릿하게 만들었다.

다음 날, 강소복과 허영서는 다시 서울로 돌아갔고, 두 사람을 배웅하러 한달음에 달려온 윤정년은 엄마 서용례의 허락을 받고 당당히 매란으로 돌아가겠다고 약속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대망의 합동공연 '바보와 공주'의 막이 올랐다. 공연 전 문옥경의 대기실을 찾은 강소복은 문옥경이 혹시나 매란을 떠날까 봐 불안한 마음에 "다음 공연은 네가 원하는 극을 올리겠다"고 약속했다.

문옥경은 "지금까지 들었던 제안들 중에서 가장 끌리는 이야기"라고 답했지만 개운치 않은 표정을 지어 살얼음 같은 위기감을 자아냈다. 또 다른 대기실 역시 아슬아슬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서혜랑(김윤혜 분)이 '바보와 공주'를 끝으로 매란을 떠난다는 소문이 퍼져 연구생들이 불안해하는가 하면, 매란을 시기하는 타 국극단 배우들과 다툼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처럼 무대 밖은 뒤숭숭했지만, 무대 위에서 배우들은 최고의 연기를 선보였다. 허영서와 홍주란은 문옥경과 서혜랑의 후계자로서 손색없는 연기를 펼쳐 박수 갈채를 받았다. 반면 문옥경은 서혜랑에게 "오늘 우리가 한 무대가 전설이 될 것"이라며 "네가 본 적 없는 최고의 연기를 보여주겠다"라고 의미심장한 다짐을 했다. 곧이어 무대에 오른 문옥경은 마치 배역과 혼연일체가 된 듯한 열연을 펼치며, 자신의 건재함을 증명했다.

폭발적인 호응 속에 첫 공연이 마무리되자 강소복은 그제서야 한시름을 놓았다. 하지만 충격적인 반전이 일어났다. 커튼콜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문옥경이 "오늘로 내 국극 배우 생활도 끝났다"며 매란도, 국극계도 모두 버리고 영화계로 떠나버린 것. 심지어 서혜랑에게도 작별을 고하자, 서혜랑은 울고 발악하며 매달렸다. 하지만 문옥경은 "날 손아귀에 넣고 있었다고 착각하지 말아라. 넌 한 번도 날 완전히 가진 적이 없다. 더 이상 망가지지 마라"며 끝내 서혜랑의 손을 뿌리쳤다. 그리고 자신의 무책임함을 꾸짖는 강소복에게 "매란에도, 국극에도 이제 아무 미련 없다. 저한테 책임감을 기대하셨냐"라며 바람처럼 떠나버렸다.

반면 매란에서 벌어지고 있는 충격적인 사건을 알 리 없는 윤정년은 그저 서용례가 자신을 다시 국극계로 보내 주기만을 기다리며 착실히 일상을 보내고 있었다. 이에 언니 윤정자(오경화 분)는 윤정년을 보내주자고 서용례를 설득했다. 그러면서 "나는 꿈이 뭔 지도 모른다. 한 번도 가져본 적도 없어서 정년이 마음을 짐작만 할 뿐이다. 그런데 엄마는 다르지 않냐. 엄마는 정년이 속이 얼마나 타들어 갈지 알지 않냐"고 진심으로 호소했다.

그날 밤, 서용례는 윤정년이 모두가 잠든 밤에 홀로 밖으로 나가는 모습을 목격했다. 마당을 무대 삼아, 밤하늘의 달과 별을 조명 삼아, 거칠고 끊기는 떡목으로 '춘향전'의 한 대목을 소리하는 윤정년의 모습을 보고 서용례는 비로소 마음을 돌렸다. 그리고 서용례는 새벽녘에 윤정년을 깨워 바닷가로 데리고 가, 선천적인 떡목임에도 명창이 된 한 소리꾼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너는 빈소리를 무엇으로 채우겠느냐"고 물었다. 소리꾼 윤정년의 길을 인정한 것이었다. 그리고 서용례는 떠오르는 태양을 바라보며 수 십년만에 '추월만정'을 내뱉어 보며, 한스러운 지난날들을 거칠고 퍼석해진 소리 위에 실어 보내 보는 이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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