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K리그는 울산HD가 정상에 올랐다. 시즌 1경기를 남겨둔 상황에서 모든 팀의 운명이 결정된 건 아니다. 강등 팀이 남았다. 최하위(12위)가 확정된 인천유나이티드는 구단 역사상 첫 강등이라는 아픔을 겪었다. 하지만 최대 두 팀이 더 K리그2(2부)로 내려갈 수 있다. 10위 전북현대, 11위 대구FC가 마지막까지 살얼음판 길을 걸어야 한다.
K리그1은 최대 3팀이 강등될 수 있는 '1+2 제도'를 시행 중이다. K리그1 최하위는 다음 시즌 2부로 다이렉트 강등된다. 10~11위는 승강 플레이오프를 통해 잔류에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 10위는 K리그2 플레이오프 승리 팀, 11위는 K리그2 2위 팀과 맞붙는다. 하지만 이기지 못한다면 내년 시즌을 2부에서 시작해야 한다.
그런데 최근 '1+2' 강등제가 이슈가 되고 있다. 일부 현장 지도자들이 "3팀이 강등되는 건 너무 가혹하다"고 불만을 제기했다.
황선홍 대전하나시티즌 감독은 올해 팀을 잔류시켰는데도 쓴소리를 날렸다. 황 감독은 "팀 숫자가 늘어난 뒤 '1+2' 강등 제도는 괜찮은데 현재로선 강등률이 높다"며 "요즘 젊은 지도자들이 감독을 잘 하려고 하지 않는다. 6월만 돼도 감독이 9~10명씩 바뀌면 좋은 지도자가 나오기 어렵다. 팬들은 즐거울 수 있지만 현실에 맞게 갖춰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3팀이나 2부로 내려갈 수 있으니 팀을 평가하는 기준도 엄격해졌다. 특히 감독은 조금이라도 성적이 흔들리면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 올해에도 수많은 사령탑들이 짐을 싸야 했다. 대전도 시즌 도중 이민성 전 감독이 물러난 뒤 황선홍 감독이 '소방수'로 대신 지휘봉을 잡은 케이스다.
앞서 김학범 제주유나이티드 감독 역시 "1부 12팀 중 3팀이 강등권이다. 너무 가혹하다"고 같은 의견을 내비쳤다.
하지만 연맹은 현 강등제를 유지할 생각이다. 연맹 관계자는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현 강등제를 시행한지 이제 3년 밖에 되지 않았다. 또 다시 바꾸는 건 무리"라면서 "K리그는 흥행과 팬들의 재미가 가장 중요한 요소다. '팬 퍼스트'가 최대 가치다. 우승 경쟁이 없는 파이널B에서도 시즌 막바지까지 긴장감 있게 진행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최대 3팀이 강등될 수 있다는 주장엔 "아직 K리그1 3팀이 내려간 적은 없다"며 1부 팀들엔 강등보다 잔류에 유리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2022년부터 승강플레이오프 규모가 2팀으로 늘어난 뒤 4팀 중 3팀이 잔류에 성공했다. 지난 해에도 2부로 내려간 팀은 '꼴찌' 수원삼성이 유일했다. 수원FC와 강원FC는 승강 플레이오프 끝에 살아남았다.
익명의 K리그2 구단 관계자는 "가혹하다고 생각은 하지만, K리그2 구단 입장에선 1+2 제도가 기회이다. 긍정적일 수밖에 없다"며 "예전에는 2팀만 승격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제 K리그2 플레이오프 참가팀까지 생각하면 최대 5팀까지 올라갈 기회를 얻는다. K리그2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또 승강 플레이오프에 대해선 "K리그2 팀들의 승격 기회가 늘었다고 해도 일정, 외국인선수 숫자 등 K리그1 팀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K리그2 팀은 정규리그 일정이 일찍 종료돼 꽤 오랫동안 기다린 뒤 승강플레이오프에 참여하지만, K리그1 팀의 경우 흐름이 끊기지 않고 승강플레이오프에 임한다는 장점이 있다. 올해만 해도 K리그2 2위를 차지한 충남아산은 한 달이나 기다려야 한다. K리그2 2위는 플레이오프 없이 곧바로 승강플레이오프로 향하는데, 승강플레이오프는 이달말에서 내달 초에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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