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 그룹 뉴진스(NewJeans) 멤버 하니의 억울함은 풀리지 못했다.
20일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서부지청은 하니가 직장 내 따돌림을 당했다는 의혹과 관련,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보기 어려워 행정 종결했다"라고 밝혔다.
앞서 하니는 지난 9월 뉴진스 멤버들과 진행한 긴급 라이브 방송에서 "하이브 건물 복도에서 혼자 기다리고 있었다. 다른 아티스트와 매니저님이 지나가서 인사했는데 내 앞에서 '무시해'라고 하셨다. 다 들리고 보이는데 왜 그런 일을 당해야 하는지 이해가 안 가고, 어이없다고 생각한다"라고 폭로했다.
이어 하니는 "새로 온 대표님한테 말씀드리긴 했는데 증거가 없고, 너무 늦었다고 하면서 넘어가려고 했다. 우리를 지켜줄 사람이 없어졌다는 걸 느꼈다. 우리를 생각하는 마음이 아예 없다는 걸 느꼈다. 내가 솔직하게 말씀드렸는데 한순간에 거짓말쟁이가 된 것 같았다"라고 호소했다.
이와 관련해 지난달 걸 그룹 아일릿 소속사 빌리프랩은 "아일릿 의전담당 구성원(매니저)은 뉴진스 멤버에 대해 '무시해'라는 발언을 한 적이 없다. 아일릿 멤버들도 뉴진스 멤버들에게 인사를 하지 않고 지나간 적이 없다"라고 해명했다.
뉴진스 팬들은 해당 라이브 방송이 끝나자 고용노동부에 '뉴진스 멤버 하니가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다'라며 민원을 제기했다. 하지만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서부지청은 "하니가 체결한 매니지먼트 계약의 내용과 성질상 사용·종속 관계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 보기 어렵다"면서 "서로 대등한 계약 당사자의 지위에서 각자의 계약상 의무를 이행하는 관계에 불과해 사측의 지휘·감독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라고 전했다.
이외에도 "지급된 금액이 수익 배분의 성격으로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이라 보기 어려운 점", "세금을 각자 부담하고 근로소득세가 아닌 사업소득세를 납부하는 점", "연예활동을 통한 이윤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다고 볼 수 있는 점" 등도 언급했다.
앞서 대법원은 2019년 9월 연예인 전속계약의 성질을 민법상 위임계약 또는 위임과 비슷한 무명계약에 해당한다고 판시한 바. 때문에 연예인은 따돌림 등 직장 내 괴롭힘을 금지하는 내용이 명시된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가 아니라는 견해가 우세했다.
통상적으로 가수, 배우와 같은 프리랜서 예술인들은 특수형태근로종사자로 분류해 왔다. 법원에서도 노조법상 연기자를 근로자로 인정한 판례는 있지만, 근로기준법상 근로자 여부에 대해서는 판단을 내리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근로기준법 76조 2항은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하여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를 직장 내 괴롭힘으로 보고 이를 금지하고 있다.
이를 적용받으려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여야 하는데 법원 뿐만 아니라 정부도 2010년 연예인을 노동자보다는 기획사와 전속계약을 맺고 활동하는 '예외대상자'라는 판단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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