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희진 전 대표의 이번 퇴사와 (뉴진스, 어도어 인스타그램) 언팔로우가 뉴진스와의 결별 등을 의미하는 건 당연히 아니죠."
'뉴진스 맘'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가 움직이고 있다. 4월 하이브의 감사권 발동으로부터 촉발된 중대한 갈등 7개월 여만에 민희진 전 대표가 하이브는 물론, 자신이 몸담았지만 이제는 김주영 대표가 이끌고 있는 어도어와의 결별을 공식 선언했다.
민희진 전 대표는 20일 어도어 사내이사에서 사임한다고 밝히며 "하이브와 체결한 주주간 계약을 해지하고 하이브에 주주간 계약 위반사항에 대한 법적인 책임을 물으려 한다. 하이브와 그 관련자들의 수많은 불법에 대하여 필요한 법적 조치를 하나하나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난 4월 하이브의 불법 감사로 시작된 7개월여 넘게 지속되어온 지옥 같은 하이브와의 분쟁 속에서도 저는 지금까지 주주간 계약을 지키고 어도어를 4월 이전과 같이 제자리로 돌려놓기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해왔다. 그러나 하이브는 지금까지도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있고 변할 기미도 전혀 없기에 더 이상의 노력은 시간 낭비라는 판단으로 결단을 하게 됐다"라고 밝히고 "하이브가 벌인 24년도의 만행은 K팝 역사에서 전무후무한 사안으로 기록될 것이다. 한 사람의 악의에 의한 행동이 '업의 본질'을 훼손하는 일은 있어서는 안 된다. 정말 나빴다"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민희진 전 대표는 이날 서울중앙지방법원을 통해 하이브를 상대로 풋옵션 행사에 따른 대금청구 소장을 접수했다.
해당 주주간 계약에 따르면 민희진은 풋옵션 권리를 행사할 경우 어도어의 직전 2개년도 평균 영업이익에 13배를 곱한 값에서 자신이 보유한 어도어 지분율의 75%만큼의 액수를 하이브로부터 받게 된다. 하지만 하이브가 민희진의 풋옵션 행사의 근거가 되는 주주 간 계약이 이미 해지됐다는 입장이기에 법적 공방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4월 공시된 어도어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민희진은 어도어 주식 57만 3160주(18%)를 보유, 계약에 따라 계산하면 약 258억원 정도로 책정된다. 풋옵션 산정 기준 연도는 2022∼2023년이고 영업이익 2022년 -40억원, 2023년 335억원이었다.
이와 함께 민희진은 20일 손을 흔드는 이모티콘과 함께 "퇴사"란 문구를 들고 있는 캐릭터 사진을 게재함과 동시에 Deniece williams 'Free'를 플레이 곡도 게재했고 뉴진스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을 언팔로우하기도 했다.
이로써 민희진의 하이브, 어도어와의 인연은 이제 이날 이후 대척점에 서게 됐다. 물론, 이 행보가 민희진과 뉴진스의 결별을 의미하는 건 아니다. 여러 관계자들 역시 조심스럽게 이에 동의하는 모습이었다.
뉴진스는 이에 앞서 지난 13일 김민지, 하니 팜, 마쉬 다니엘, 강해린, 이혜인 등 멤버 5명의 본명으로 내용증명을 어도어에 발신, 최후통첩을 날린 상태다.
2022년 7월 혜성처럼 등장하며 데뷔곡 'Attention', 'Hype Boy'을 연달아 히트, 4세대 걸그룹 판도를 뒤집어놓았던 뉴진스는 SM엔터테인먼트를 거쳐 하이브 CBO로 합류한 민희진 대표이사의 첫 작품이라는 점에서 업계 관계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고 2022년 'Attention' 'Hype Boy' 'Cookie'는 이미 국내 음원차트 석권과 함께 2022 Asia Artist Awards 신인상 대상 동시 석권 및 2023 한국대중음악상 3관왕 등으로 일찌감치 최고의 자리에 섰따. 이 기세를 모아 뉴진스는 2023년과 2024년에도 이러한 스타덤을 더욱 글로벌한 영향력으로 이어가고 있었다.
하지만 하이브의 4월 민희진 대표 감사권 발동 속에 뉴진스에게도 타격이 이어졌다. 민희진 대표의 어도어 해임 이후 여러 법정 소송이 더해졌고 멤버들을 향한 팬들과 대중의 걱정, 그리고 곱지 않은 시선 등도 커져갔다.
일단 멤버들은 민희진 대표와의 관계를 더욱 돈독히 하고 있는 모습이다. 급기야 멤버들은 유튜브 라이브를 직접 켜고 하이브를 향해 직격탄을 날리기에 이르렀다.
영상에서 멤버들은 "민희진 대표님이 시킨 것 아니냐는 엉뚱한 말이 있을지 걱정이 있다. 그러나 이 라이브 방송은 우리가 확실히 하고 싶은 말이 있어 준비한 라이브"라고 운을 떼고 데뷔 전 사적 기록 유출, 하니가 당했다는 왕따 사례, 돌고래유괴단 신우석 감독과의 갈등 등을 언급하고 "하이브가 정말 뉴진스를 위한 회사인지 의구심이 들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뉴진스는 하이브를 '비인간적인 회사'라고 부르며 "우리가 원하는 것은 민희진 대표님이 대표로 있는 경영과 프로듀싱이 통합된 원래의 어도어"라고 강조하며 시한까지 정하고 최후통첩을 남겼다.
하지만 하이브는 꿈쩍도 하지 않았고 김주영 대표를 어도어 새 수장으로 앉혔다. 김주영 대표는 이후 뉴진스 멤버 하니와 국회에서 마주하며 다시금 불이 붙기도 했다.
국정감사에 모습을 드러낸 하니는 결국 눈시울을 붉히면서 "김주영 대표가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말하고 "충분히 하실 것들이 더 있었고 애초에 저희를 지켜주셨다 하셨는데 액션조차 의지가 없으셨다. 최선을 다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앞으로 최선 더 해주셨으면 좋겠다. 지금 말하면 이 문제도 그냥 넘어갈 거라는 걸 잘 알고 있어서 미래를 논하기 전에 이 문제를 빨리 해결해 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답했다.
이에 대해 김주영 대표는 "어도어 사내이사로서 이번 이슈와 관련해 다양한 조치 취했다"라며 "하니가 이러한 심정을 갖고 이런 상황까지 오게 된 것으로 보아 제가 더 잘할 수 있지 않았을까 되돌아보게 된다"라고 말했다. 이어 하니가 언급한 매니저에 대해 "어도어 소속 매니저가 아니라 대표이사가 다른 레이블 소속 매니저"라고 답했다.
사실상 하이브와의 전면전을 시사한 민희진과 뉴진스가 이번 행보로 겪게 될 손해도 적지 않을 수도 있고, 뉴진스 커리어에도 분명 끼칠 영향이 막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이들은 전면전과 최후통첩을 선택했다. 2보 전진을 위한 잠시 후퇴가 될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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