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 못 차린' 토트넘, 벤탄쿠르 '벤치 때려 부순' 나쁜 인성 잊었나? "손흥민 인종차별한 징계 과해" 이의신청

박재호 기자  |  2024.11.21 13:42
로드리고 벤탄쿠르가 지난 5월 맨시티전에서 의자에 발길질을 하고 있다. /사진=SNS 영상 갈무리
토트넘이 정신을 못 차렸다. 주장 손흥민(32)에게 인종차별을 한 로드리고 벤탄쿠르(27)의 징계에 대해 이의를 신청했다. 인종차별뿐 아니라 분을 못 참고 폭력적 행위를 보였던 벤탄쿠르에게 무척이나 관대한 입장이다.

토트넘은 21일(한국시각) 공식 채널을 통해 "벤탄쿠르에게 출전 정지 징계를 내린 잉글랜드축구협회(FA)의 결정에 항소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인종차별 행위 문제 자체는 통감하지만 징계 수위가 너무 높았다는 것이 토트넘 입장이다.

벤탄쿠르는 손흥민에게 인종차별 발언을 한 혐의로 지난 18일 FA로부터 리그 7경기 출장 금지와 함께 벌금 10만 파운드(1억 8000만원)의 징계를 받았다.

항소가 진행되는 동안 벤탄쿠르의 출전 금지 징계는 유지된다. 토트넘은 "구단은 해당 기간에 징계와 관련해 추가 언급을 하진 않겠다"고 전했다.

벤탄쿠르의 인종차별적 행위는 지난 6월 알려졌다. 벤탄쿠르는 우루과이 방송 프로그램 '포르 라 카미세' 촬영 도중 손흥민을 향해 인종차별적 농담을 했다. 어린아이를 안고 인터뷰에 참여한 벤탄쿠르는 해당 방송 진행자가 '손흥민의 유니폼을 구해달라'고 요청하자 "손흥민의 사촌 유니폼을 가져다줘도 모른다. 손흥민이나 사촌이나 똑같이 생겼다"고 말했다. 그러자 진행자는 "아 그렇구나"라고 맞장구쳤다. 이후 벤탄쿠르의 발언은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동양인이 모두 똑같이 생겼다는 인종차별적 발언이었기 때문이다.

손흥민(왼쪽)과 로드리고 벤탄쿠르. /AFPBBNews=뉴스1
당시 한국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인종차별적 발언은 범죄 행위다'라며 비판이 멈추지 않았다. 더불어 벤탄쿠르가 저지른 과격한 행동도 재조명되기도 했다. 지난 5월 맨체스터 시티전에서 후반 초반 교체되자 불만을 품은 벤탄쿠르는 벤치로 들어와 의자에 사정없이 발길질하며 분풀이했다. 당시 옆에 앉아있던 브리얀 힐이 당황하는 모습이 중계 화면에 잡혔다.

벤탄쿠르를 향한 비난이 계속되자 손흥민이 직접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는 지난 6월 20일 자신의 SNS를 통해 "벤탄쿠르와 대화를 나눴다. 그는 실수했고 내게 사과했다"며 "벤탄쿠르는 공격적 의도로 그렇게 말하지 않았을 것이다. 우리는 여전히 형제고 바뀐 건 아무것도 없다"고 벤탄쿠르를 감쌌다.

이후 시즌이 시작됐고 손흥민은 지난 9월 카라바흐와 UEL 사전 기자회견에서도 관련 질문을 받았다. 그는 "난 벤탄쿠르를 좋아하고 우린 좋은 기억이 많다. 그 일이 일어나자 벤탄쿠르는 바로 내게 사과했다. 당시 난 휴가 중이어서 무슨 일이었는지 몰랐다. 벤탄쿠르는 긴 (사과) 문자를 보냈고, 진심이라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벤탄쿠르가 훈련장에서 나를 봤을 때 거의 울고 있었다. 정말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는 것처럼 느꼈다"며 "우린 모두 인간이고 실수를 한다. 난 벤탄쿠르를 좋아하고, 우린 형제로서 함께다. FA (징계) 결과를 기다리는 것이 내가 할 수 있는 말이다"라고 덧붙였다.

로드리고 벤탄쿠르(왼쪽)와 손흥민.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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