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재균(37·KT 위즈)이 자신을 최고의 3루수로 뽑아준 선수들 앞에서 뜻밖의 발언을 했다. 커리어 황혼기에 맞닥뜨린 경쟁 체제를 기꺼이 받아들이고 나아가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자신감까지 나타냈다.
황재균은 1일 서울시 용산구 한남동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2024컴투스프로야구 리얼글러브 어워드'에서 선수들이 3루수로 선정됐다.
수비에 중점을 둔 시상식인 리얼글러브는 수비이닝 상위 5명이 후보에 올랐고 김도영(KIA), 노시환(한화), 문보경(LG), 최정(SSG)를 제치고 가장 많은 선수들의 표를 받아 최고의 수비를 펼친 3루수로 이름을 올렸다.
무대에 오른 황재균은 "내가 이 상을 받기 위해 여기 온 게 의아하다"고 말했다. 괜한 겸손은 아니다. 앞서 KBO 시상식에서 2년 연속 3루수 수비상을 수상한 허경민(34)은 수비율 0.978, 실책 5개로 가장 돋보이는 수비 능력을 뽐냈다. 반면 황재균은 수비율 0.948과 실책 14개를 범했다.
그러나 허경민은 부상으로 인해 3루에서 883이닝 소화에 그쳤고 최다이닝 6위로 5명의 후보에 선발되지 못했고 선수들은 후보 가운데 황재균에게 가장 많은 표를 던졌다.
황재균은 "선수분들이 뽑아주셔서 너무 감사하다"면서도 "3루수로는 이 자리에 서는 게 마지막일 것 같다. 내년엔 다른 포지션으로 설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허경민이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 나섰고 KT는 발 빠르게 움직여 4년 40억원에 그를 품었다. 시즌 중부터 황재균이 수비에 다소 어려움을 나타내기도 했고 준수한 타격과 리그 최고 수준의 수비를 갖춘 그가 반드시 필요했던 KT였다. 이강철 감독은 허경민 영입 후 황재균을 1루로 돌리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이후 처음으로 공식석상에 모습을 나타낸 황재균은 자신의 입으로 직접 포지션 이동에 대한 이야기를 꺼낸 것이다.
시상식 후 취재진과 만난 황재균은 "이미 글러브도 여러 개 준비해 놨다. (허)경민이가 저보다 좋은 수비수다. 다른 포지션으로 옮겨서 시작하려고 준비하고 있다"며 "할 수 있는 모든 부분을 준비할 생각이고 연습도 많이 하고 있다. 여러 가지 (포지션을) 생각하려고 한다. 캠프에 가서 코칭스태프, 감독님과 얘기해볼 것"이라고 1루로 범위를 제한하지 않았다.
줄곧 주전 자리를 지켜왔던 황재균이지만 38세 시즌에 경쟁 체제에 돌입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그럼에도 황재균은 "3루에서 많은 경기를 뛰었지만 1루나 다른 곳 경험도 있다"며 "스스로 적응해야 할 부분이다. 얼마나 연습을 많이 해서 나에게 맞는 옷을 입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영건들에게도 결코 밀리지 않는다. 황재균은 "일단 이런 느낌이 오랜만이라 생각을 많이 해봤다. 올해 성적이 안 좋아서 그런 것이다. 스스로 받아들여야 한다"며 "어린 선수들과 경쟁할 준비가 됐다. 지지 않을 자신 있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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