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야구위원회(KBO)는 3일 "경찰의 음주운전 단속에 적발된 김도규에게 70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내렸다"고 공식 발표했다.
KBO와 롯데 구단에 따르면 김도규는 지난 11일 밤 음주운전 단속에 적발됐다. 당시 음주 측정 결과, 김도규는 면허 정지 처분 기준에 해당하는 수치가 나왔다. KBO는 규약 제 151조 '품위손상행위'에 따라 70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내렸다.
김도규는 음주운전 단속에 적발된 후 다음 날인 12일 오전에 구단에 자진 신고했다. 김도규로부터 음주운전 단속 사실을 전해 들은 롯데 구단도 곧장 KBO 클린베이스볼센터에 구두 보고를 했다.
고봉초-충암중-안산공고를 졸업한 김도규는 2018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3라운드 전체 23순위로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그해 입단 계약금 9000만원을 받았다. 입단 당시 김도규는 우완 정통파 파이어볼러로 많은 기대감을 모았다. 192cm, 118kg의 큰 체격 조건에서 나오는 150km대의 묵직한 속구와 예리한 포크볼이 그의 강점이었다.
김도규가 프로 무대에 데뷔한 건 2021시즌이었다. 당시 43경기에 출장해 2승 1패 5홀드 평균자책점 5.79를 마크하며 불펜 투수의 역할을 제대로 해냈다. 이듬해인 2022시즌에도 김도규는 55경기에 등판해 4승 4패 3세이브 8홀드 평균자책점 3.71로 전천후 활약을 펼쳤다.
롯데는 최근 1년 새 선수들의 음주 문제로 곤욕을 치렀다. 롯데는 지난해 11월 음주운전 단속에 적발됐던 배영빈(24)을 방출시켰다. 당시 롯데 관계자는 "음주운전이라는 범법행위와 본인이 자진 신고하지 않은 은닉행위를 중대한 사안으로 인지했다"면서 방출 결단을 내린 배경을 설명했다. 구단에 즉각 음주단속 사실을 보고하지 않은 게 방출이라는 철퇴로 이어졌다. 롯데는 지난해 초 서준원의 미성년자 대상 범죄로 인해 거짓말에 더욱 민감할 수밖에 없었고, 방출이라는 최고 수위의 징계를 내렸다. 다만 이번 김도규의 경우, 자진 신고한 점을 감안해 방출 등의 구단 차원 징계는 없을 전망이다.
이제 음주운전은 더 이상 프로 선수들에게 용납이 되지 않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 KBO 규정에 따르면 면허정지에 해당하는 경우 70경기 출장정지, 면허취소의 경우 1년 실격 처분, 2회 음주운전 발생 시 5년 실격 처분, 3회 이상 음주운전 발생 시에는 영구 실격 처분의 제재를 부과한다. 앞서 면허가 취소된 배영빈은 KBO로부터 1년 실격 처분 징계를 받았지만, 롯데는 방출 통보를 내렸다. 여기에 지난 6월에는 투수 나균안이 등판 전날 음주를 한 것으로 밝혀지면서 30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받기도 했다. 이번에 면허가 정지된 김도규는 70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받았다.
선수들이 음주 일탈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과거 구단은 사과하기 바빴다. 다만 이제는 조금씩 다른 시선도 형성되고 있다. 이미 엄연한 성인이면서, 더욱이 비시즌 동안 따로 통제할 수도 없는 상황. 그런데 이렇게 범법 행위를 저지르는 일부 무책임한 선수들로 인해 그동안 선수를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은 구단 역시 피해를 보고 있다는 시각이다.
당장 롯데는 올 한 해 충분히 쉰 김도규를 내년 시즌 불펜에서 잘 활용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선수 개인의 단 한 순간 어긋난 선택으로 인해, 롯데 구단은 한 시즌의 절반 동안 써먹지 못하게 됐다. 내년 마운드 계획을 착실하게 꾸리고 있는 롯데 구단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날벼락이 아닐 수 없다. 한 야구계 관계자는 "이런 사건 사고가 터질 때마다 왜 꼭 구단만 사과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요즘에 일부 선수들은 비시즌 기간에 에이전시가 따로 관리하고 있지 않나. 에이전시가 FA(프리에이전트) 계약 등 달콤한 열매만 따 먹고, 정작 사고가 터지면 구단 뒤로 대부분 숨는 경우가 많은데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구단도 때로는 피해자 아닌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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