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올림픽을 통해 여제 대관식을 치른 안세영(22·삼성생명)은 이후 작심 발언으로 인해 영광의 시간을 충분히 누리지 못하고 적지 않은 마음고생을 해야 했다. 세계배드민턴연맹(BWF) 또한 이와 관련해 주목하고 있었다.
안세영은 17일 BWF이 공식 유튜브 채널에 게시한 영상에서 파리 올림픽 후 있었던 일련의 상황에 대한 심경을 털어놨다.
25분 분량의 영상에서 안세영은 후반부에 등장했다. 여자 올해의 선수라고 소개된 안세영은 "일단 모든 분들이 응원해주시기 때문에 다시 일어설 수 있었고 경기에 나설 수 있었으며 포기하지 않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안세영은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무릎 부상을 딛고도 감격적인 금메달을 수확하며 2관왕에 올랐고 국민 영웅이 됐다. 세계 1위의 지위를 공고히 하면서 파리 올림픽만을 바라봤다.
부상으로 인한 부침도 있었지만 올림픽 시즌을 맞아 3승을 거뒀고 올림픽에서 끝내 여자 단식 개인전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그러나 꿈에 그리던 금메달을 목에 걸고 안세영은 충분히 기쁨을 만끽하지 못했다.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 인터뷰에서 대한배드민턴협회와 대표팀의 부족한 부상관리를 비롯해 운영 미숙 등에 대한 이야기를 쏟아냈고 이 문제가 커다란 이슈가 됐기 때문이다.
이후 협회는 요주의 대상이 됐고 안세영이 언급한 비효율적이었던 운영은 물론이고 부상 관리에 대한 소홀함, 김택규 협회장의 보조금법 위반 정황과 직장 내 괴롭힘까지 확인돼 문체부는 김 회장의 해임을 요구한 상황이다.
올림픽 이후 부상 회복을 하며 조용히 지내던 안세영은 지난 10월 전국체전에서 인터뷰 후 눈물을 흘렸다. 그동안 마음고생이 심했던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
지난달 나선 BWF 월드투어 슈퍼 750 중국 마스터스에서 올림픽 이후 첫 국제대회 금메달을 따내며 다시 영광의 순간을 맞이했다.
일련의 상황을 모두 파악하고 있는 BWF는 이 같은 스토리를 조명하며 안세영에게 이와 같은 질문을 던졌다. 안세영은 "그 당시엔 기자분들의 질문에 답을 하는 상황이었는데 문제점을 말하는 사람이 된 것 같아 힘든 시간이 많았다"면서도 "문제점이라기보다는 부족한 부분들을 개선하면 더 좋은 방향으로 갈 수 있을 것 같아 그렇게 말했던 것이고 지든 이기든 (말을) 했을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제가 그렇게 말하면서 파장이 이렇게까지 커질 줄은 생각지 못했다. 그렇지만 답변을 한 것에 대해서는 크게 후회하지 않는다"며 "조금은 힘들었지만 많은 분들의 도움을 받고 다시 일어설 수 있어서 괜찮았다"고 전했다.
안세영 스스로도 기쁨의 순간을 마음껏 만끽할 수 없었던 상황에 대한 아쉬움도 있었다. 그는 "올림픽 메달을 따고 많은 축하를 받기 보다는 질타도 당하고 그래서 아쉽다"면서도 "제가 그런 상황을 만들었다. 잘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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