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시장 "이승환 '尹탄핵 좋다' 정치적 선동..대관 취소 불가피"[전문]

윤상근 기자  |  2024.12.23 15:59
/사진=이승환

구미시가 가수 이승환의 구미 콘서트 대관 취소와 관련, 이승환의 정치적 발언 등을 이유로 들고 "불가피한 조치"라고 밝혔다.

김장호 구미시장은 23일 오전 11시 구미시청 대회의실에서 오는 25일 구미시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릴 예정이던 이승환 콘서트를 취소한다는 내용의 긴급 입장문을 발표하고 이승환 콘서트 대관 취소 절차를 마쳤다. 구미시는 "관객과 보수 우익단체간 물리적 충돌이 우려되는 상황에 안전상 이유로 어쩔 수 없이 콘서트를 취소하는 방향으로 결론을 내렸으며 제일 우선은 시민 안전"이라고 밝혔다는 후문.

구미시는 입장문을 통해 "7월 31일 기획사로부터 이승환 콘서트와 관련한 대관 신청을 받고 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 사용 허가를 통보한 이후 지난 3일 비상 계엄 선포 등 국가적으로 예측하지 못한 상황이 발생했고 이러한 위기 상황에 대해 이승환이 국회 앞 촛불문화제에 직접 나가서 공연을 하겠다고 SNS 등에 예고했고 지난 13일 국회 앞 탄핵 촉구 촛불문화제에 직접 참여, 공연했다"라며 "구미시 공연을 앞둔 상황에서 문화예술회관에서는 구미시 공연이 혹여 공익에 부합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입장에서 허가 조건을 다시 강조하는 공문을 10일 발송했고 동시에 유선상으로도 기획사 측에 구미 공연에 대한 우려를 표하면서 정치적 선동 자제를 요청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승환은 14일 탄핵소추안이 의결된 당일 수원시 공연에서 공연 중 '탄핵이 되니 좋다. 이명박 대통령 시절 뒷조사를 받았는데 박근혜 대통령 시절에도 마음이 편치 못했다. 앞으로 편안한 세상이 될 것 같다'라는 정치적인 언급을 한 바가 있다. 이승환의 이러한 정치적으로 편향된 행동과 정치적 언급에 대해 구미 지역 13개 시민단체는 심각한 우려를 표하며 공연 취소를 요구하고 지난 19~20일 양일간 2차례의 집회를 개최했다"라며 "구미시는 이승환의 구미 공연이 수원 공연처럼 정치적 언급이 있을 가능성이 높고 이에 반하는 시민단체들의 항의 시위 등으로 자칫 시민과 관객의 안전관리에 중대한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우려를 하게 됐다. 시민들과 관객의 안전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구미시는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고자 지역의 민간전문가, 대학교수의 자문을 들었고 또한 낭만문화위원회의 의견을 수렴한 바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구미시는 "공연은 중단돼서는 안된다는 구미시의 확고한 신념을 바탕으로 이승환의 공연을 지속하면서도 시민들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라며 "구미시 문화예술회관 운영조례, 시행규칙, 허가조건 등과 2차례의 자문 및 위원회 회의를 거쳐 심사숙고 했다"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 이승환은 직후 SNS를 통해 "구미시 측의 일방적인 콘서트 대관 취소 결정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라고 반발하고 "신속하게 구미시 측에 법적 대응을 진행할 예정이다. 일방적이고도 부당한 대관 취소결정으로 발생할 법적, 경제적 책임은 구미시의 세금을 통해서가 아니라, 이 결정에 참여한 이들이 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승환은 안전을 위한 결정이었다는 구미시 측의 결정을 이해할 수 없다며 "대관 취소의 진짜 이유는 서약서 날인 거부인 것으로 보인다. 구미문화예술회관은 지난 20일 공연 기획사에게 공문을 보내 기획사 대표와 가수 이승환에게 '기획사 및 가수 이승환 씨는 구미구미문화예술회관공연 허가 규정에 따라 정치적 선동 및 정치적 오해 등 언행을 하지 않겠음'이라는 서약서에 날인할 것을 요구했고, 미이행시 취소할 수 있음을 언급했다. 이는 부당한 요구였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법무법인을 통해 서명 의사가 없다는 점을 밝혔다. 제 공연이 '정치적 목적'의 행사는 아니었기에, 지금까지 대관에서 문제가 된 적은 없다. '정치적 오해'는 또 무엇이냐. '여러분 요즘 답답하시죠?', '여러분 요즘 좀 편안하시죠?' 어떤 말도 오해가 되는 상황이니 아무 말도 하지 말아라 아니냐"라며 "35년을 가수로 살아오면서 불모지였던 우리나라 공연계를 브랜드화, 시스템화시켰다는 자부심이 있다. '내 공연이 최고다'라는 자신감도 있다. 공연일 직전에 '정치적 오해 등 언행을 하지 않겠다는 문서에 이름 써라' '이름 안 쓰면 공연 취소될 수도 있다'는 요구를 받아야만 하다니 이는 표현의 자유를 최우선의 가치로 하는 민주주의 국가 대한민국에서 일어나선 안 될 일"이라고 일갈했다.




◆ 김장호 구미시장 공식입장 전문



존경하는 41만 구미 시민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구미시장 김장호입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가수 이승환 씨의〈35주년 콘서트 - HEAVEN〉공연과 관련하여 구미시의 공식 입장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먼저 결론을 말씀드리자면 구미시민과 관객의 안전을 고려하여 구미시문화예술회관 운영조례 제9조에 따라 이번 공연의 '대관'을 취소하게 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이에 따라 예매하신 분들에게 진심으로 양해의 말씀을 드립니다.

그간 추진 경과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지난 ´24년 7월 31일 '㈜하늘이엔티'기획사로부터 이승환 씨 콘서트와 관련한 대관 신청이 있어, 같은 날 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 사용 허가를 통보한 바 있습니다. (허가 기간 12.24~25)

그 이후 12월 3일 비상 계엄 선포 등 국가적으로 예측하지 못한 상황이 발생했고 이러한 위기 상황에 대해 가수 이승환 씨는 국회 앞 '촛불문화제'에 직접 나가서 공연을 하겠다고 SNS 등에 예고하였고 12월 13일 국회 앞 탄핵 촉구 촛불문화제에 직접 참여하여 공연한 바 있습니다.

이에 따라 구미시 공연을 앞둔 상황에서 문화예술회관에서는 구미시 공연이 혹여 공익에 부합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입장에서 허가 조건을 다시 강조하는 공문을 12월 10일 발송하였고, 동시에 유선상으로도 기획사 측에 구미 공연에 대한 우려를 표하면서 정치적 선동 자제를 요청하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승환 씨는 12월 14일 탄핵소추안이 의결된 당일 수원시 공연에서 공연 중 "탄핵이 되니 좋다. 이명박 대통령 시절 뒷조사를 받았는데, 박근혜 대통령 시절에도 마음이 편치 못했다. 앞으로 편안한 세상이 될 것 같다"라는 정치적인 언급을 한 바가 있습니다.

이승환 씨의 이러한 정치적으로 편향된 행동과 정치적 언급에 대해 구미 지역 13개 시민단체는 심각한 우려를 표하며 공연 취소를 요구하고 지난 19~20일 양일간 2차례의 집회를 개최했습니다.

구미시는 이승환 씨의 구미 공연이 수원 공연처럼 정치적 언급이 있을 가능성이 높고 이에 반하는 시민단체들의 항의 시위 등으로 자칫 시민과 관객의 안전관리에 중대한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우려를 하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시민들과 관객의 안전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구미시는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고자 지역의 민간전문가, 대학교수의 자문을 들었고 또한 낭만문화위원회의 의견을 수렴한 바 있습니다.

따라서, 구미시는 문화예술회관 운영조례 제9조와 제9조 1항 6호에 따라 공익상 필요하다고 인정할 경우 허가취소, 사용정지, 변경, 기타 "필요한 조치"를 명할 수 있는 바, 이 조항에 따라 12월 20일 ①안전인력 배치 계획 제출과 ②'정치적 선동 및 오해 등의 언행을 하지 않겠다'는 서약서를 기획사 대표와 가수 이승환 씨에게 협조 요청하였습니다.

이는 공연은 중단되어서는 안된다는 구미시의 확고한 신념을 바탕으로 이승환씨의 공연을 지속하면서도 시민들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였습니다.

하지만 이승환씨 측은 법률대리인을 통해 정치적 언행을 하지 않겠다는 서약 대신 '첨부된 서약서에 날인할 의사가 없다'는 분명한 반대 의사를 서면으로 밝혀왔습니다.

오히려 가수 이승환씨는 구미시의 이러한 시민 안전에 대한 협조 요청에 서약하지 않는 대신 본인의 SNS 등을 통해

o "현수막 폰트 넘 무서워요 ㄷㄷㄷ 내 인스타가 안 이뻐지고 있어요. 왜 저분들은 미적 감각도 없을까요"
o "티켓 상황이 가장 안 좋은 곳이었는데요… 감사합니다. 보수 우익단체 여러분"

등 문구 해석에 따라서는 시민단체에 조롱과 냉소로 비춰질 소지가 다분한 언급으로 시민들과 관객들의 안전이 더욱 우려되는 상황을 초래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구미시장으로서는 구미시 문화예술회관 운영조례, 시행규칙, 허가조건 등과 2차례의 자문 및 위원회 회의를 거쳐 심사숙고 하였다는 말씀을 드리면서

첫째, 순수예술 공연장이라는 문화예술회관의 설립취지,
둘째, 가수 이승환 측에서 최소한의 정치적 선동 및 오해를 살 수 있는 행위를 자제하겠다는 서약서 날인을 거절한 점,
셋째, 2차례에 걸쳐 열린 시민단체의 집회와 25일 공연 당일에도 전국에서 버스 동원 등으로 대규모 집회 및 시위가 예상되는 정보가 접수되고 있어 공연 중 혹여 예측할 수 없는 물리적 충돌 등 불상사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볼 수가 없기 때문에 시민의 안전과 생명을 보호해야 하는 구미시장으로서 불가피하게 조례 제9조에 따라 대관을 취소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이해해 주시길 바랍니다.

다시 한번 25일날 공연과 함께 추억을 만들기 위해 예매를 하신 분들에게 진심으로 양해의 말씀을 드리며 시민과 관람객의 안전을 위해 불가피한 조치였다는 것을 이해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구미시는 앞으로 문화예술 공연이 구미에서 더욱 꽃피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 나갈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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