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사치료 포기하고 부산행" 최준용·허웅 눈물의 투혼, KCC 4연패 'X-마스 선물' 안겼다 [부산 현장]

부산=양정웅 기자  |  2024.12.25 17:12
KCC 허웅(왼쪽)과 최준용. /사진=KBL 제공
길었던 연패를 끊은 건 슈퍼스타들의 투혼이 있었다. 부산 KCC 이지스가 짜릿한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았다.

KCC는 25일 오후 2시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안양 정관장 레드부스터스와 2024~2025 KCC 프로농구 3라운드 홈경기에서 94-68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KCC는 지난 14일 DB와 홈경기부터 시작된 4연패에서 탈출했다.

최근 KCC는 여러모로 팀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동아시아 슈퍼리그(EASL)를 포함한 빡빡한 일정 속에 좀처럼 경기력이 올라오지 않았다. 여기에 최준용(발바닥)과 허웅(팔꿈치)의 몸 상태가 좋지 않았고, 외국인 1옵션 디온테 버튼마저 기복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 연패가 길어지자 미팅을 소집하며 반전을 노렸지만 여의치 않았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전창진 KCC 감독은 "경기력이 안 좋은데 빨리 찾는 게 제일 중요하다. 팀이 갖고 있는 문제점을 잘 정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부상으로 선수들이 왔다갔다 해서 조합이 조화롭지 않지만 오늘 경기부터라도 맞춰가야 한다"고도 했다.

12월에만 6번째 홈경기(EASL 포함)를 펼친 KCC는 이날 전까지 1승 4패로 저조한 성적을 냈다. 그렇지만 전 감독은 "연전이 계속되는데, 스케줄도 타이트하다. 연패가 길다보니 스케줄을 생각할 겨를이 없다"고 힘줘 말했다. 이어 "부산 팬들한테 홈에서 실망스러운 경기를 해서, 평상시보다 한발 더 뛰어달라고 부탁했다"고 얘기했다.

KCC 최준용(오른쪽).
연패 탈출의 의지는 선수들에게도 드러났다. 앞선 한국가스공사와 경기(22일)에서는 아예 출전명단에서 빠졌던 최준용이 주사치료를 마다하고 경기에 나서기로 했다. 전 감독은 "뛰면 안되는데 본인이 서울에서 치료받다가 왔다"며 "고생하고 있어서 많은 시간은 투입 안할 생각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허웅 역시 반려견이 세상을 떠나고, 팔꿈치 통증으로 치료를 받아야 하는 상황에서도 스타팅으로 나왔다.

경기에 들어가자 KCC는 폭발력을 보여줬다. 허웅이 초반부터 내·외곽을 가리지 않고 득점포를 가동하며 초반 흐름을 잡았다. 2쿼터부터 본격적으로 뛰기 시작한 최준용도 에너지 레벨을 끌어올리면서 리바운드에 가담했고, 버튼과도 좋은 호흡을 선보였다. 전반 종료 때 KCC는 48-28로 크게 앞서며 우위를 점했다.

허웅은 3쿼터에도 10득점을 기록하면서 좋은 감각을 선보였다. 여기에 김동현 등도 힘을 보태자 KCC는 막을 수 없는 존재가 됐다. 결국 한때 더블스코어까지 격차를 벌린 KCC는 4연패의 늪에서 탈출할 수 있었다. 이날 허웅은 24분 29초를 뛰며 26득점 2리바운드 2어시스트, 최준용은 18분 45초를 뛰며 8득점 4리바운드 7어시스트를 기록했다.

경기 후 전창진 감독은 "게임이 잘 됐다. 수비에서 평상시보다 열심히 하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수비, 리바운드에 대한 부분에서 작은 걸 잘 챙겨서 승리한 경기였다"고 말했다. 전 감독은 최준용에 대해서는 "(몸 상태가) 정상적이지 않다. 서울에서 주사치료 하기로 했다가 안하고 왔다. 허웅도 치료하러 올라갔다가 어제 내려왔다"며 "연패가 주전선수들에게 부담이 있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허웅 역시 "사직에 항상 많은 팬들이 주말과 평일까지 찾아와주시는데, 충분히 올라갈 수 있고 경쟁력 있다는 걸 아실 거라 생각한다"며 "기세를 타면 무서운 팀이다. 찾아와주시면 좋은 경기력으로 보답하겠다"며 인사를 전했다.

KCC 허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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