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과 갑작스런 이별, 허웅 "할 수 있는 게 농구밖에 없었다" 먹먹한 고백... 크리스마스에 마지막 선물 남겼다
아픈 팔꿈치를 이겨내고 4연패 탈출을 만든 허웅(31·부산 KCC 이지스). 사랑하는 존재와 이별이 그를 다시 달리게 했다.
KCC는 25일 오후 2시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안양 정관장 레드부스터스와 2024~2025 KCC 프로농구 3라운드 홈경기에서 94-68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KCC는 지난 14일 DB와 홈경기부터 시작된 4연패에서 탈출했다.
이날 KCC의 승리를 이끈 건 단연 허웅이었다. 그는 24분 29초를 뛰며 26득점 2리바운드 2어시스트를 기록했다. 팀 내 국내선수 중 가장 좋은 활약이었다. 3점포 4방을 터트렸고, 적극적인 공격 시도를 통해 자유투를 얻어내 4개 모두 성공시키는 등 좋은 감을 보여줬다.
1쿼터 초반부터 허웅은 내·외곽을 가리지 않고 득점포를 가동해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이후로도 동료들과 좋은 합을 보여주면서 기회를 만들어 나갔다. 이후 2쿼터 잠시 벤치로 들어간 사이 최준용과 디온테 버튼이 활약하며 KCC는 20점 차로 달아났다.
휴식 후 2쿼터 막판 다시 코트에 선 허웅은 3쿼터 들어 감을 끌어올렸다. 찬스가 나면 주저하지 않고 슛을 쐈고, 리바운드나 스틸 등 수비에서도 보탬이 됐다. 그는 3쿼터에만 10득점을 기록하면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관리 차원에서 30분도 뛰지 않았음에도 양 팀 통틀어 가장 많은 득점을 올렸다.
이날 경기를 포함해 허웅은 올 시즌 평균 14.5득점을 기록, 국내선수 중 이정현(소노, 18.7득점) 다음으로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14일 DB와 홈경기에서는 KCC 이적 후 가장 많은 32점을 올리는 등 좋은 모습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22일 대구 한국가스공사와 경기를 앞두고 전창진(61) KCC 감독은 "(허웅은) 슈팅이 안 될 정도로 팔꿈치가 안 좋다"고 상태를 전했다. 그는 "의지를 보여서 경기장에 나가긴 하지만 제 컨디션은 아닐 것 같다"며 걱정했다. 결국 이날 허웅은 14분 31초 출전에 그쳤다.
이후 치료를 받기 위해 나섰지만, 개인에게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들렸다. 그와 함께한 반려견 '코코'가 최근 무지개다리를 건넌 것이다. 그는 자신의 SNS를 통해 "언제나 한결같이 반겨주는 너의 모습 평생 잊지 못할 거야. 다음 생에도 언제나 함께 하자 코코야. 너무 많이 사랑하고 보고 싶을 거야"라는 말을 남기며 애절한 마음을 드러냈다.
결국 허웅은 치료를 포기하고 부산으로 내려와 전날 선수단에 합류했고, 훈련에 나섰다. 코트에 선 그는 슬픔을 참고 활약을 펼쳤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허웅은 "이틀 전에 10년 동안 키우던 반려견이 떠나서 서울을 다녀왔다. 정신적으로 정말 힘들었는데, 혼자 있는 것보다는 할 수 있는 게 농구밖에 없어서 하고 싶다고 말씀드렸다"고 고백했다. 이어 "크리스마스인데 강아지한테 좋은 선물 주고 싶어서 최선을 다했다"는 말도 이어갔다.
자신의 팔꿈치 상태에 대해서는 "(통증이) 아예 없진 않은데, 참고 뛰려고 한다"고 말한 허웅은 "정신없이 바쁘게 하다 보면 정신적으로 생각하는 게 없어서 괜찮아진다. 농구를 최대한 집중해서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허웅을 움직이게 만든 건 사직체육관을 채워준 팬 덕분이었다. 그는 "연패 중이었고, 크리스마스라는 기쁜 날에 팬들도 많이 오시고, 승리를 할 수 있어서 기분 좋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직에 항상 많은 팬이 주말과 평일까지 찾아와주시는데, 충분히 올라갈 수 있고 경쟁력 있다는 걸 아실 거라 생각한다"며 "기세를 타면 무서운 팀이다. 찾아와주시면 좋은 경기력으로 보답하겠다"며 인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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