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제2의 강민호' 대단한 1R 신인, 깐깐한 日 코치 모두가 인정했다... "내년 1군에서 바로 쓸 수 있다"

김동윤 기자  |  2024.12.25 19:11
이율예가 지난달 일본 가고시마에서 열린 2024 SSG 마무리캠프에서 훈련하고 있다. /사진=SSG 랜더스 제공
이율예가 지난달 일본 가고시마에서 열린 2024 SSG 마무리캠프에서 훈련하고 있다. /사진=SSG 랜더스 제공
SSG 랜더스 안방이 벌써 경쟁이 뜨겁다. 그중에서도 가장 주목받는 건 단연 2025 KBO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에서 SSG가 처음으로 지명한(전체 8번) 포수 이율예(18·강릉고)다.

고졸 포수가 이 정도로 수비에서 칭찬받은 적이 최근 10년 새 있었나 싶을 정도로 그 재능을 인정받았다. 경남 원동중을 졸업한 이율예를 고교야구 명장 최재호(63) 강릉고 감독이 직접 선택했다. 초등학교 5학년부터 포수 마스크를 써 나이답지 않게 탁월한 투수 리드와 경기 운영을 보였다. 어떤 변화구든 막아내는 블로킹 능력과 2루 팝 타임 평균 1.8초 후반대의 강한 어깨 그리고 그보다 더 정확한 컴퓨터 송구가 돋보였다.

일찌감치 그 재능을 알아본 최재호 감독은 본인이 사령탑을 맡았던 2022년 18세 이하(U-18) 국가대표팀에 불펜 포수로 이율예를 데려갔다. 그곳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은 이율예는 2023년 U-18 대표팀에서 2학년임에도 주전 포수로 활약했다. 올해 열린 아시아 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에서는 주전 포수에 주장까지 맡아 한국의 동메달을 이끌었다. 2학년부터 U-18 대표팀 주전 포수로 뛴 사례는 현 국가대표 포수 김형준(25·NC 다이노스) 이후 처음이었다.

뛰어난 포수 수비에 KBO 스카우트들은 강민호(39·삼성 라이온즈)의 어린 시절을 떠올렸다. 급기야 지난 6월 열린 제2회 한화 이글스배 고교·대학 올스타전에서는 "그라운드의 지휘관, KBO 급 수비"라는 문구가 적힌 기념구를 선물하며 그 재능을 인정했다.

이율예가 지난달 일본 가고시마에서 열린 2024 SSG 마무리캠프에서 연습경기에 나서고 있다. /사진=SSG 랜더스 제공
이율예가 지난달 일본 가고시마에서 열린 2024 SSG 마무리캠프에서 훈련하고 있다. /사진=SSG 랜더스 제공

과연 고교 최고 수준이라는 평가가 프로에서도 이어질지 궁금했다. 특히 SSG 1, 2군 배터리 코치는 세리자와 유지(56), 스즈키 후미히로(49) 등 일본프로야구(NPB) 출신들이 맡고 있어 더욱 냉정한 평가가 기대됐다. 스즈키 코치는 신인 지명 이후 강화에서 쭉 이율예를 지켜봤고, 세리자와 코치는 지난 10월 29일부터 11월 28일까지 31일간 일본 가고시마현에서 열린 마무리캠프에서 밀착 마크를 했다.

결과는 호평의 연속이었다. SSG 구단 관계자는 최근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이율예는 내년에 바로 1군에서 쓸 수 있겠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깐깐한 일본인 배터리 코치들 사이에서도 이견 없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게임 리딩 면에서 놀라워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고졸 신인 포수가 바로 1군에서 뛰어도 된다는 평가를 받은 건 전 구단 통틀어서도 김형준 정도가 떠오른다. 김형준이 뛰어난 어깨와 장타 툴 등 종합적인 부분에서 좋은 평을 받았다면, 이율예는 포수 수비 전반적인 부분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덧붙였다.

1군 선수들을 처음 접해봤을 텐데도 빠르게 선수들의 특성을 파악하고 연습경기에 나섰다는 후문. SSG 스카우트들이 주목한 부분이기도 하다. 지명 당시 SSG 김재현 단장은 "이율에는 잘 알지 못하는 투수들을 빠르게 파악하고 경기를 운영하는 능력이 탁월했다. 또 앞으로 스피드가 중요해지는 현대 야구에서 그런 빠른 선수들을 잡아낼 수 있는 포수"라고 설명한 바 있다.

이율예 역시 드래프트장에서 "처음 보는 투수의 공은 구종에 따라 5개 정도, 5~10개 정도만 보면 구질이나 다른 것이 어느 정도 다 파악된다. 그래도 실전과 연습 피칭은 엄연히 달라서 경기를 같이하면서 투수의 자신 있는 구종이나 성향을 파악한다. 이 부분이 빠른 것이 나의 가장 큰 장점인 것 같다"고 말했다.

관건은 타격이다. 이율예는 고교 통산 74경기 타율 0.341(208타수 71안타) 3홈런 41타점 58득점, 출루율 0.470 장타율 0.462 OPS 0.932를 기록했다. 또한 3학년에 올라와서는 23경기 타율 0.391(69타수 27안타) 2홈런 16타점, 출루율 0.527 장타율 0.536을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냈다. 그럼에도 몇몇 KBO 스카우트들은 "프로의 빠른 공을 치기 위해서는 타격 메커니즘이 간결해야 한다"는 등 부정적인 의견도 더러 있었다.

이율예가 지난달 일본 가고시마에서 열린 2024 SSG 마무리캠프에서 훈련하고 있다. /사진=SSG 랜더스 제공
이율예가 지난달 일본 가고시마에서 열린 2024 SSG 마무리캠프에서 훈련 중 물을 마시고 있다. /사진=SSG 랜더스 제공

하지만 이 역시 충분히 개선할 수 있다는 것이 SSG 구단의 분석이다. 실제로 지명 전 빠른 공에 고전할 것이란 평가를 받았던 최지훈(27)이 혹독한 연습과 트레이닝 끝에 빠르게 1군에서 자리 잡았다. 무엇보다 이율예의 준비된 체력과 프로 의식은 향후 발전을 기대케 했다.

SSG 구단 관계자는 "보통 마무리캠프에 오는 선수들은 수비 훈련을 1군 선수와 동일하게 하면 따라오질 못한다. 특히 신인들은 아직 몸이 덜 성장하기도 했고, 아마추어 때 기른 체력으로는 버티지 못한다. 그런데 이율예는 달랐다. 이미 내년 스프링캠프부터 1군의 빡빡한 스케줄을 따라올 체력과 의지력을 이번 마무리캠프에서 입증했다. 멘탈은 이미 프로였다"고 현장의 반응을 전했다.

이미 이율예는 마무리캠프의 시행착오를 토대로 고강도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며 2025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최근 열린 제8회 이만수 포수상 및 홈런상 시상식에서 포수상을 받은 이율예는 "마무리캠프를 통해 전반적으로 보완할 것이 많다고 느꼈다. 수비에서는 세부적으로 완성할 부분이 많았고 타격에서는 부족함을 깨달았다. 목표가 조금 뚜렷해진 것 같다"며 "난 야구에서 1등이 되고 싶은 마음이 강하다. 지금도 스프링캠프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 빠르게 1군에 갈 생각뿐이다"고 힘줘 말했다.

이율예가 지난달 일본 가고시마에서 열린 2024 SSG 마무리캠프에서 연습경기에 나서고 있다. /사진=SSG 랜더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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