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엄청난 규모의 '참치해체쇼'는 서양인 눈에 신기하게 보이는 듯하다. '리빙 레전드' 클레이튼 커쇼(37·LA 다저스)도 일본에서의 식사에 감탄한 모양새다.
일본 매체 데일리 스포츠는 19일 "커쇼가 일본인 선수들이 주최한 식사 자리에 대해 '역대 가장 멋있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전날 커쇼는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LA 다저스와 시카고 컵스의 '2025 MLB 월드 투어 도쿄 시리즈' 개막전에서 다저스의 중계방송사인 스포츠넷 LA의 마이크를 잡았다. 물론 정식 해설은 아니었고 잠시 중계석에 올라와 이런저런 얘기를 나눴다. 그는 지난해 월드시리즈 종료 후 무릎과 발가락을 함께 수술하며 재활 중이어서 가능한 일이었다.
선수단과는 별개로 가족들과 일본을 찾은 커쇼는 교토를 방문하는 등 여행을 즐기고 있다. 여러 이야기를 나눈 가운데, 대화 주제는 지난 16일 열린 선수단 만찬으로 넘어갔다. 이날 오타니 쇼헤이(31)와 야마모토 요시노부(27), 사사키 로키(24) 등 다저스의 일본인 선수들은 일본 도쿄의 한 호텔에서 디너쇼를 개최했다. 한신 타이거스와 연습경기 종료 후였다.


이날 스시나 야키토리 등 일본 음식이 대접된 가운데, 하이라이트는 이른바 '참치 해체 쇼'였다. 일본 매체 더 다이제스트에 따르면 177㎏의 초대형 참치를 여러 명의 장인이 모여 횟감을 발라내는 시간을 가졌다. 거대한 참치는 이 과정을 거치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돼 이 자체만으로도 쇼가 될 수 있다.
선수들은 만족감을 드러냈다. 참가비 3만 엔(약 29만 원)의 토크쇼를 불참하고 참치 해체 쇼를 관람한 블레이크 스넬을 비롯해 여러 선수들의 자신의 SNS에 이날 디너쇼 사진을 업로드했다. 1루수 프레디 프리먼은 생소한 음식인 성게를 보며 경계심을 가졌다가, 맛을 보고는 표정이 밝아지는 모습도 보여졌다.
커쇼도 마찬가지였다. "쇼헤이(오타니)와 야마(야마모토), 로키(사사키)가 개최한 식사 자리에서 참치를 해체하는 걸 SNS에 올렸는데 봤는가"라며 운을 띄운 그는 "정말 엄청났다. 팀이 하나가 된 자리였다"며 "지금까지의 저녁식사 자리 중 가장 멋진 모임이었다. 내 눈앞에서 참치가 해체되는 걸 봤다"고 말했다.
텍사스주 댈러스 출신인 커쇼는 다음달 18일부터 20일까지 고향팀인 텍사스 레인저스 원정을 떠난다. "식사 자리의 기준이 높아진 것 아니냐"는 캐스터의 질문에 커쇼는 이를 인정하며 "소 정도는 돼야 하지 않을까. 부활절이 있어 완벽하다"고 말했다. 매체는 "소 해체 쇼의 가능성을 보여주며 웃음을 자아냈다"고 전했다.
커쇼는 지난 2월 다저스와 재계약을 맺었다. 계속 이어지는 부상에 다저스의 선발진 뎁스도 깊어지면서 입지가 위태로웠으나, 결국 동행을 이어갔다. 그는 다저스에서만 17시즌을 뛰며 432경기 2742⅔이닝을 소화하며 212승 94패, ERA 2.50을 기록했다. 통산 WHIP(이닝당 출루허용)는 1.01이고 피안타율도 0.210에 그치고 있다. 탈삼진은 무려 2968개를 잡아내 3000탈삼진 달성이 다가왔다. 그야말로 살아있는 전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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