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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동열, 스승에 대한 예우?.. 일부러 주자 막은 사연

선동열, 스승에 대한 예우?.. 일부러 주자 막은 사연

발행 : 2013.04.05 11:34

김우종 기자
9회초 한화가 대량실점하자 더그아웃에 있던 선수들이 망연자실한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제공=OSEN
9회초 한화가 대량실점하자 더그아웃에 있던 선수들이 망연자실한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제공=OSEN


4일 한화와 KIA의 경기가 열린 대전구장. 한화 선발 바티스타가 7회 마운드에 오른다. 2-2 동점 상황. 바티스타가 선두타자 김선빈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운다. 본인 최다이자 외국인 투수 최다인 '13번째' 탈삼진. 괴물투였다. 바티스타는 이후 신종길에게 적시타를 내주며 1실점 한 뒤 투구수 120개째를 채우고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한화가 2-3으로 뒤진 9회초. 한화 김응용 감독은 한화 마무리 투수 안승민을 마운드에 올린다. 비록 지고 있지만 9회초를 잘 막은 뒤 9회말 한 차례 남은 공격에서 반격을 노리겠다는 승부수였다. 그런데 이때 프로야구에서 좀처럼 보기 드문 일이 일어났다.


안승민이 1사 후 김선빈에게 중전 안타를 허용했다. 이어 이용규의 3루타, 신종길의 3루타, 이범호의 안타가 연달아 터지면서 3실점, 점수는 6-2가 됐다. 사실상 실패한 투수 교체 카드였다. 안승민은 더그아웃으로 들어가자마자 글러브를 땅으로 내팽개치며 분을 삭이지 못했다. 옆에 서있던 고참 김태균은 그저 안타까워하는 후배를 묵묵히 달랠 뿐이었다.


한화 한상훈이 투수 안승민을 격려하고 있다. ⓒ사진제공=OSEN
한화 한상훈이 투수 안승민을 격려하고 있다. ⓒ사진제공=OSEN


하지만 한화의 실점은 여기가 끝이 아니었다. 바뀐 투수 김광수는 나지완을 중견수 뜬공으로 유도한 후 최희섭에게 안타를 허용했다. 이어 안치홍 안타-김원섭 2루타-대타 김상현 안타-김선빈의 안타가 연달아 터졌다. 점수는 10-2. 대전구장에 있던 한화 홈팬들은 허탈한 웃음을 짓고야 말았다.


순간, KIA 선동열 감독이 움직였다. 더그아웃에 있던 선 감독은 선수들에게 무언가를 지시했다. 더 이상 안타가 나와도 무리한 진루를 하지 말라는 사인이었다. 이미 승부가 갈린 상황. 상대를 자극하는 무리한 주루 플레이를 최대한 자제함과 동시에, 스승인 한화 김응용 감독을 향한 제자의 예우였다.


KIA 선동열 감독 ⓒ사진제공=OSEN
KIA 선동열 감독 ⓒ사진제공=OSEN


투수는 여기서 이태양으로 바뀌었고, 김상훈의 중전 안타가 또 터졌다. 2루 주자 김상현이 충분히 홈으로 들어올 수 있는 안타. 하지만 선 감독의 지시가 이미 KIA 김종국 3루 코치에게 전달된 상황이었다. 김 코치는 양 손을 크게 들며 주자를 막아섰다. 그러나 계속된 만루 찬스에서 기어코 신종길이 좌전 2타점 2루타를 때려내며 결국 2,3루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였다(12-2).


9회에만 9실점. 한화에게는 악몽이었다. 9회에 KIA가 기록한 안타 11개는 프로야구 역대 한 이닝 최다안타 타이기록(역대 6번째)이며, KIA구단 역사상 최초의 기록이 됐다. 하지만 패색이 짙은 상황에서도 한화 팬들은 끝까지 경기를 지켜보며 팀을 큰 목소리로 응원했다.


한화는 9회말 2점을 만회했으나 결국 4-12로 패하며, 시즌 개막 후 5연패 늪에 빠지게 됐다. 한화는 5일 넥센을 홈으로 불러들여 시즌 첫 승에 도전한다.


한화 바티스타가 탈삼진쇼를 펼친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OSEN
한화 바티스타가 탈삼진쇼를 펼친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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